시행 일년반 '휴대폰 자급제'를 아십니까?
자급휴대폰 사용자 25만 명 불과…활성화를 위한 정부 노력
[소비자고발신문 = 이용석 기자] 오늘을 사는 소비자에게 디지털 서비스는 우리의 일상에서 절대 빼 놓을 수 없는 가치가 됐다.
황상민 연세대 심리학과 교수가 분석한 디지털 소비자의 유형 중 디지털 루덴스는 개인적인 재미를 삶의 큰 가치로 설정하고 나름의 열정과 호기심을 바탕에 둔다. 이들의 특징으로는 마니아적이고, 얼리어답터적인 요소를 다분히 가지고 있어 디지털 서비스의 이용과 활용에서 삶의 초점을 맞춘다.
이러한 소비자 유형이 탄생할 만큼 현재 디지털 기기의 발전은 눈부시다. 특히 휴대폰은 디지털 기술의 집약적인 형태로 진화를 거듭하고 있다. 특히 휴대폰은 신제품 출시 주기가 짧은 것이 특징이다.
신제품 출시 주기가 짧고 비싼 가격에도 불구하고 새로운 기능과 성능은 소비자들의 구매의욕을 자극하기에 충분하다. 대부분의 소비자들은 부담스런 휴대폰 값을 이동통신사에서 제공하는 지원금과 약정 할인 등을 통해 이용하고 있다.
하지만 이러한 행태는 2대 이상의 휴대폰 할부금의 중첩과 불필요하게 높은 요금제를 사용하게 만드는 등 가계지출에서 통신비용이 차지하는 비율을 높여가고 있어 사회적으로 문제를 야기하고 있다.
▶ 이동전화 단말기 자급제
이에 등장한 단말기 자급제는 기존에 이동통신사를 통한 휴대폰 구매에서 단말기 구매와 이동통신사 이용을 분리하는 제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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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2년 5월부터 시행된 단말기 자급제 구조(출처=미래창조과학부) |
단말기 자급제는 약정 기간과 할부가 만료된 단말기, 제조사, 온/오프라인 마켓 등에서 구입할 수 있는 중저가 단말기, 중고 단말기 등을 원하는 이동통신사에서 제약 조건 없이 요금제를 선택할 수 있다. 또한 개성을 중시하는 일부 소비자들은 해외에서 출시된 휴대폰을 국내에서 사용할 수 있게 됐다.
이동통신사와 요금제의 자유로운 선택은 자신의 휴대폰 이용패턴을 참고해 선불요금제 및 별정통신(MVNO, 알뜰폰) 요금제 등 이전보다 실용적인 휴대폰 이용이 가능하다.
제도가 시행된 2012년 5월 기준으로 이후에 출시된 스마트폰의 경우 이동통신사를 변경해도 MMS(Multimedia Message Service)이용이 가능하다.
다만 통신사가 관리하던 단말기식별번호(IMEI, 단말기 고유번호)를 이제는 소비자가 직접 관리해야 하며, 분실, 도난신고 된 단말기는 사용할 수 없다. 따라서 구매 시에 분실, 도난신고 여부를 확인하는 것이 중요하다.
또한 사용하는 주파수와 이동통신규격(WCDMA를 사용하는 SKT, KT는 호환 가능, CDMA를 사용하는 LG유플러스는 호환 불가)이 맞아야만 USIM 이동을 통해 음성, SMS, MMS, 데이터통신을 사용할 수 있다.
▶ 단말기 자급제의 성과와 과제
휴대폰 구매와 통신사 이용의 분리를 통해 소비자의 합리적인 구매와 요금제 결정을 위해 마련된 휴대폰 자급제는 그 뜻에 비해 성과는 미비하다.
자급 단말기 가입자 수는 작년 10월 기준 25만 명에 불과하다. 상한선을 27만 원으로 제한하는 보조금 규제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틈새를 이용해 보조금을 지급받아 구매할 수 있는 상황에서 자급단말기의 수요는 좀처럼 높아지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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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이리버의 자급단말기 울랄라(14만 8천 원, 왼쪽), 홈플러스에서 판매하는 자급단말기 와우폰(9만 9천 원, 오른쪽)(출처=아이리버, 홈플러스) |
주파수와 통신방식이 같아야만 호환이 가능해 각 통신사 별로 상이한 주파수를 사용하는 LTE 휴대폰은 호환이 불가하다. 더욱이 현재까지 자급 단말기로 출시된 휴대폰은 15대에 불과해 소비자들의 다양한 선택권을 보장하기에는 거리가 있다.
하지만 정부는 단말기 유통구조 개선안 등으로 자급 단말기에 대한 지속적인 지원은 계속될 것으로 전망 된다.
지난 9월 알뜰폰 사업자와 유통사, 제조사 등과 함께 협의체를 구성하며 그 시작을 알렸다. 알뜰폰 사업자를 중심으로 제조사와 협력해 보다 저렴하게 제품을 공급하고, 출시되는 자급단말기에는 자급단말기 로고를 부착하는 등의 내용을 담았다.
미래부 이동형 통신정책국장은 “앞으로 알뜰폰 사업자, 제조사, 유통업체간 협력하여 공동조달을 추진함으로써 알뜰폰 사업자의 단말기 조달 어려움을 해소하는 한편, 보다 낮은 가격으로 자급 단말기의 공급이 확대돼 이용자의 선택권을 제고하는데 기여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