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해대비 ‘삼류’ 삼성카드…‘먹통’ 언제까지?

온라인·모바일데이터 재해복구시스템 없어 구미센터에서 복구 중

2014-04-22     최봉석 기자

[컨슈머치 = 최봉석 기자] 삼성SDS 데이터센터 화재로 삼성카드(대표 원기찬) 일부 서비스가 중단된 가운데 온라인과 모바일 데이터의 경우 재해복구시스템이 마련돼 있지 않아 다음주에나 정상화될 것으로 보인다.

22일 금융권에 따르면 지난 20일 삼성SDS 과천 전산센터의 화재로 중단된 삼성카드 온라인(모바일 포함) 결제 시스템은 여전히 먹통에 가깝다. 사실상 복구가 전혀 되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삼성카드의 ‘온라인 결제 서비스’의 복구가 이처럼 어려움을 겪고 있는 이유는 해당 부문의 재해복구시스템(예비 서버)이 마련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삼성카드 관계자는 “재해복구시스템이 아닌 구미센터에 보유 중인 백업 데이터를 기반으로 복구하다보니 시간이 걸리고 있다”고 말했다.

재해복구시스템이란 과천 데이터센터에 문제가 발생했을 경우를 대비해 수원센터에 똑같은 데이터를 축적하는 시스템이다. 이번 화재사고에도 불구하고 ‘오프라인’ 결제서비스에 문제가 없었던 이유는 수원센터에 등록된 똑같은 데이터를 그대로 가져다 썼기 때문이다. 삼성 관계자는 “일선 가맹점의 결제 시스템엔 문제가 없다”고 말했다.

반면 인터넷 시스템과 모바일 등은 재해복구시스템에 포함이 돼 있지 않아 구미센터에 있는 백업 데이터를 가져다 일일이 복구하고 있는 상황이다. 이 같은 작업에는 최소 2~3일은 소요될 것이라고 삼성카드 측은 설명했다.

삼성카드는 내년 2월 완공을 목표로 재해복구시스템 구축 작업을 추진해 왔으나 시스템을 완비하기도 전에 이 같은 대형 악재를 겪게 됐다.

구미센터를 통해 시스템이 모두 옮겨져 설령 복구가 됐다 하더라도 이번 주안에 삼성카드의 온라인 결제 서비스가 재가동 될지는 미지수다. 삼성카드 측은 “아직까지 이런 사례가 없기에 완벽하게 가동할지는 알 수가 없다”며 “시스템을 옮긴 후 테스트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만약 삼성카드의 이런 계획마저 헛발질로 돌아가면 최악의 경우, 고객들은 불편을 감수해야 한다. 결국 삼성카드는 사태가 장기화 될 경우 고객이 떨어져나갈 것을 우려, 사태 수습에 올인하고 있다.

삼성카드는 ▲결제확인 문자알림서비스 일정기간 무상제공 ▲분실신고 접수 후 전산에 반영되지 않아 발생한 부정사용액 보상 등 서비스 이용제한에 따른 고객 보상대책을 마련하고 있지만 소비자들의 반응은 싸늘하다.

한 소비자는 “1등이라는 삼성이 이틀째 온라인 결제 마비를 복구하지 못해 쩔쩔매고 있다”며 “삼성카드가 비용 절감에 몰두해 위기 대응 준비를 소홀히 한 것 아니냐”고 쓴소리를 던졌다.

삼성카드 측은 “말 그대로 비상 상황”이라며 “이번 사고로 혹시나 고객 피해가 발생하면 모두 배상하겠다”고 말했다. 지난해 말 기준 삼성카드의 유효회원 수는 955만명이다.

이런 가운데 업계 일각에서는 단순화재라는 삼성 측의 해명과는 달리 주요 데이터에 심각한 손상이 발생한 것 아니냐는 의혹마저 제기되고 있다. 정부가 삼성SDS 화재사고를 발생부터 복구까지 전 과정을 정밀하게 조사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는 이유다.

삼성전자 부사장 출신을 사장으로까지 앉혀가며 삼성전자 DNA심기에 나섰던 삼성카드가 시스템 화재로 중대위기를 맞고 있는 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