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리아-엔제리너스'…롯데 프랜차이즈 "같은 음료, 다른 가격?"

롯데 측 “납품처는 같지만 제품은 다르다”

2014-07-29     윤초롬 기자

[컨슈머치 = 윤초롬 기자] 롯데그룹의 외식업 프랜차이즈 브랜드가 같은 제품을 다른 가격에 판매하고 있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같은 원료의 제품을 브랜드에 따라 최대 3배 이상 차이가 나는 가격으로 판매했다는 것이다.

의혹이 제기된 제품은 롯데리아와 엔제리너스의 오렌지주스, 레모네이드, 아이스티 등 3가지다.

   
▲ 롯데리아와 엔제리너스의 오렌지주스, 레모네이드, 우유 가격

지난 19일 업계 관계자에 따르면 롯데리아와 엔제리너스는 같은 롯데그룹 계열사로 브랜드 전반에 대한 총 관리는 롯데리아 본사에서 담당하고 있다. 때문에 식품 원재료 납품처도 같을 수밖에 없다는 것이 관계자의 설명이다.

물론 패스트푸드점인 롯데리아와 커피전문점인 엔제리너스는 주력 판매상품이나 주요 고객층, 가격 등이 모두 다르다. 그렇기 때문에 대다수의 메뉴의 제조법과 사용 원재료가 다르고 가격대에서 차이가 날 수 있다.

그러나 앞서 언급한 오렌지주스는 완제품을 사용하는 메뉴이고 레모네이드나 아이스티 역시 비교적 제조법이 간단하다. 그럼에도 엔제리너스와 롯데리아의 동일한 메뉴 가격은 최대 3배 이상 차이난다.

실례로 엔제리너스의 오렌지주스 같은 경우, 스몰사이즈(340㎖) 한 잔에 3800원이다. 반면 롯데리아의 오렌지주스(310㎖)는 2000원이다. 용량 차이를 감안하더라도 엔제리너스가 훨씬 더 비싸다.

레모네이드의 가격 역시 엔제리너스는 3900원(340㎖), 롯데리아는 2500원(310㎖)이다. 아이스티 역시 엔제리너스는 4000원(340㎖), 롯데리아는 2000원(310㎖)이었다.

이러한 의혹에 대해 롯데리아 측은 납품처는 같지만 제품은 다르다고 주장했다.

롯데리아 관계자는 “두 브  랜드의 납품처가 같다고 해서 같은 제품을 사용한다는 것은 억측이다. 같은 납품처에서 다양한 가격대의 여러 제품이 판매될 수 있는 것 아니냐”며 “또한 롯데리아와 엔제리너스의 아이스티와 레모네이드는 레시피가 다르다”고 전했다.

이어 그는 “엔제리너스에서 판매하는 오렌지주스는 롯데리아에서 판매하는 것보다 오렌지 과즙 함유량이 더 높은 것으로 알고 있다. 이 역시 다른 제품이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취재 도중 컨슈머치는 몇 년 전 엔제리너스에서 약 6개월 간 근무한 경력이 있는 소비자 A씨의 상반된 의견을 접할 수 있었다.

A씨는 “원자재가 들어오는 날에 정리하다 보면 롯데리아 로고가 부착된 재료들이 간혹 들어오곤 했다”며 “계열사가 같아서 그저 같은 제품을 사용한다고 대수롭지 않게 생각했다”고 말했다.

이어 A씨는 “재료가 떨어지면 이웃한 롯데리아 매장에서 빌려오기도 했다”며 “몇 년 전 일이긴 하지만 그런 경우가 왕왕 있었다”고 전했다.

이에 대해 롯데리아 관계자는 “있을 수 없는 일이다”고 주장했다.

그는 “두 브랜드가 같은 우유를 사용해 빌려오는 경우가 존재할 수는 있다”며 “그러나 커피 원두를 비롯한 대부분의 원자재가 다르고, 간혹 같은 원자재를 사용한다고 해도 제조법이 다른 만큼 같은 제품을 다른 가격에 판매하는 것은 아니다”고 말했다.

한편 일부 엔제리너스 매장에서는 우유 단제품을 3900원에 판매하고 있었다. 용량은 다르지만 같은 제품을 롯데리아에서는 1000원에 판매하고 있다.

이에 대해 롯데리아 관계자는 “우유 단메뉴가 롯데리아에는 정식 등록된 메뉴이지만 엔제리너스에는 정식 등록돼 있지 않다”며 “다만 점포에 따라 소비자가 원할 경우 판매할 수도 있다. 이는 점주 재량으로 본사가 가격을 책정한 것은 아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