점점 줄어드는 아이스크림 크기…이러다간 막대기만?

재료비, 인건비, 물류비 등 상승 압력…물가상승률 대비 실구매가 낮은 업종

2014-10-13     김은주 기자

[컨슈머치 = 김은주 기자] 아이스크림 크기가 점점 줄고 있다.

최근 오랜만에 마트에서 아이스크림을 구입했다가 포장을 벗겨보고 깜짝 놀라는 경우가 다반사다. 예전보다 확연히 작아진 크기 때문이다. 이제는 굳이 용량 표기를 확인하지 않아도 실물 사이즈를 통해 체감이 가능할 정도로 크기가 줄었다.

물가 상승과 원재료비 상승을 이유로 가격은 점점 오르는데 반해 아이스크림의 크기는 눈에 띌 만큼 줄고 있어 소비자들의 불만이 높아지고 있다.

이에 컨슈머치에서는 현재 시중에서 유통되는 12개 아이스크림의 연도별 용량 변화를 조사했다.

   
▲ 연도별 아이스크림 용량 변화 추이

조사결과 눈에 보이는 크기 뿐 아니라 수치적으로도 분명하게 모든 제품들의 용량이 조금씩 줄어드는 양상을 보였다.

1997년 처음 출시 당시 용량이 170ml이었던 해태제과의 탱크보이는 2008년 140ml, 2012년 120ml로 줄었다. 현재는 100ml의 용량으로, 이는 처음 출시했을 때 보다 약 40%정도 줄어든 수치다.

그 외에도 해태제과의 쌍쌍바, 빙그레의 비비빅, 롯데제과의 메가톤바 등의 제품들이 과거 보다 용량이 줄어들었다.

몇몇 제품은 기존보다 용량을 늘리는 ‘용량up’ 마케팅을 사용한 경우도 눈에 띄었다. 하지만 얼마 못가 다시 용량을 줄인 것을 확인 할 수 있다.

이와같이 아이스크림 용량이 고무줄처럼 늘었다 줄었다 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 용량 UP 마케팅

이에 대해 빙그레 관계자는 “용량을 계속 줄이고 늘리고 하는 것은 ‘가격’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아이스크림이 워낙 수익이 안 나는 부문이다 보니 가격을 인상하면서 용량은 늘렸다가, 다시 상황이 어려워지면서 용량을 내리는 경우가 생겼다는 것이다.

이 관계자는 이어 “아이스크림 가격은 사실상 출고가격이 그렇게 많이 변동되지 않았다”는 점을 강조하며, “그에 비해 아이스크림 만드는데 드는 원재료비부터 인건비, 물류비까지 어느 것 하나 오르지 않은 부분이 없다. 게다가 마케팅 비용도 끊임없이 들어가는 상황이다. 아마도 그런 부분을 감당할 수 없어 어쩔 수 없이 용량을 줄이는 측면이 있었던 것 같다”고 말했다.

마지막으로 그는 “최대한 가격을 올리지 않는 선에서 제품을 운용하고 싶지만 요즘 어느 것 하나 물가가 오르지 않는 것이 없지 않느냐”며, “사실상 아이스크림 같은 경우는 다른 제품들에 비해서 물가상승률과 비교했을 때 실제구매가가 낮은 제품으로 소비자들이 이런 점을 감안해 달라”고 부탁하기도 했다.

   
▲ 탱크보이 크기

실제로 빙과류의 평균판매단가가 하락하며 제과업계의 매출과 수익성이 부진한 면을 보이고 있다. 또한 유통과정 중 발생하는 '반값' 할인 등의 과다경쟁 출혈로 판매 가격이 들쭉날쭉 해지면서 빙과류 수익성이 크게 줄고 있는 상황이다. 이에 업체들은 가격 정찰제를 확대해 수익 개선의 돌파구를 찾겠다는 입장이다.

반면, 롯데제과 측은 “(더블비안코 같은 경우) 기존에는 가격이 없었다가 소비자들의 편의를 위해 권장소비자가격을 붙이면서 1500원으로 나온 제품”이라며, “용량을 늘리면서 가격을 올린 것이 아니라 기존 가격 자체가 없다”고 반박했다.

그러나 더블비안코가 예전에는 용량이 210ml이었다가 180ml을 줄고, 다시 이번에 210ml으로 늘어난 이유를 묻는 질문에는 “그것에 대해서는 모르겠다. 확인 할 수 있는 자료가 없다”고 대답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