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LG 에어컨에 딴지…오히려 LG 성능만 입증
2012-06-17 전한준 기자
삼성이 LG의 시스템에어컨의 성능이 떨어진다고 공세를 펼쳤지만 오히려 LG 제품의 성능을 검증해주고 말았다.
업계에 따르면 15일 삼성이 LG를 상대로 LG의 시스템에어컨 제품이 에너지 효율 1등급을 구현하지 못한다고 정부에 이의를 제기했지만 결국 받아들여지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지난달 17일 삼성 시스템에어컨을 판매하는 총판 대리점 사장 3명은 에너지관리공단에 1등급을 받은 LG전자 제품이 실제로 1등급 성능을 구현하지 못한다고 정부에 이의를 신청했다.
이들은 정부인증기간인 한국냉동공조인증센터에 LG전자의 20마력급 시스템에어컨 'LRP-N5808V2'에 대해 조사를 의뢰해 테스트 한 결과 1등급 효율을 구현하지 못했다고 주장했다.
이에 에너지관리공단은 지난 8일 한국산업기술시험원, 한국기계전기전자시험연구원, 한국냉동공조인증센터 등이 배석한 청문회를 열었다.
에너지관리공단은 11일 삼성 측 총판이 제시한 조사 결과가 적법하지 않은 절차로 진행됐으며 시험 결과의 신뢰성이 없다고 결론을 내렸다.
에너지관리공단은 인버터 제품의 특징을 고려하지 않은 방법으로 진행된 점, 지식경제부의 고시상에 명시된 실내기와 실외기 유닛간 조합비 규정 위반 등을 이유로 들어 삼성의 이의를 받아들일 수 없다고 밝혔다.
인버터는 에어컨 절전 기술의 핵심으로 실내 온도에 따라 스스로 힘을 조절해 전기를 절약해 주는 일종의 인공지능이다. 예를 들면 같은 공간에 2명이 있을 때와 10명이 있을 때 냉난방에 소요되는 에너지량을 변화시키는 기능이다.
인버터 제품의 경우 인버터 시스템이 자동 운전할 수 있도록 주파수를 제어해 주는 것이 필수적이다. 주파수 제어는 해당 제조사의 능숙한 엔지니어만이 할 수 있기에 이번 테스트는 적절치 못 했다는 게 정부의 설명이다.
또 지식경제부 고시 기준에는 실외기와 실내기의 조합비를 100~110%를 준수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그러나 삼성은 조합비를 116%로 테스트한 결과를 제출했다.
조합비는 실외기의 용량과 실내기의 용량을 비율을 맞추는 것으로 실외기 기준으로 110%의 용량을 가진 실내기를 연결해 사용할 경우 제대로 된 성능을 발휘할 수 있다고 규정을 내린 것이다.
LG전자 관계자는 "자사 제품은 이미 효율관리시험기관인 한국산업기술시험원(KTL)에서 1등급을 받은 제품"이라며 "10년간 구축해 온 인버터 컴프레서 기술을 바탕으로 세계 최고 수준의 냉난방 능력에 대한 호평을 받고 있기에 이번 결과는 당연하다"고 말했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총판 대리점에서 진행한 사안이라 본사에서는 특별히 입장 발표를 하지 않겠다"며 "에너지관리공단에서 삼성과 LG 제품의 에너지 효율 등급 재검토가 끝나면 그 때 공식적인 입장을 전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정부는 시스템에어컨에 대해 지난 4월부터 에너지효율등급제를 전면적으로 시행 중이다. 현재 에너지관리공단 등록 기준으로 1등급을 받은 시스템에어컨 모델은 LG전자가 60개, 삼성전자 26개, 캐리어 15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