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자는 봉'…환자이송단-정신병원장 담합 무더기 적발
2012-06-25 박지연 기자
'사설응급환자이송단'과 짜고 자신들이 운영하는 정신병원으로 환자를 유치하도록 한 정신병원 원장과 이송단 대표 등이 무더기로 경찰에 붙잡혔다.
서울경찰청 광역수사대는 25일 알코올 중독자 등 환자들을 자신이 운영하는 병원으로 이송하는 대가로 사설사설응급환자이송단에게 금품을 건넨 최모(45)씨 등 서울·수도권 8개 요양·정신병원 병원장 9명을 의료법 위반 등의 혐의로 불구속 입건했다.
경찰은 또 병원으로부터 금품을 받고 해당 병원으로 환자들을 이송시킨 사설응급환자이송단 대표 양모(55)씨 등 75명을 같은 혐의로 불구속 입건했다.
최씨 등은 2009년 4월부터 3년여 동안 사설응급환자이송단과 알코올중독환자나 정신질환자를 자신들이 운영하는 병원으로 데리고 올 경우 환자 1명당 20만~40만원을 지급하기로 짜고 그 대가로 4억여원을 건넨 혐의를 받고 있다.
경찰 조사결과 사설응급환자이송단은 환자 이송 대가를 받기 위해 가까운 병원에 이송해야 하는 원칙을 무시하고 해당 병원 8곳으로 환자를 몰아준 것으로 드러났다.
해당 병원 환자 유치 담당직원은 더 많은 환자를 유치하기 위해 사설응급환자이송단 직원들에게 '이번 이벤트 기간 중 환자 이송 대가를 인상해 지급한다' 는 내용의 단체 문자를 보낸 것으로 밝혀졌다.
이송단은 구급차량이나 직원들을 직접 관리하지 않고 응급차량 소유주들을 모집해 차량 1대당 200만~500만원의 권리금을 받고 '지부' 형태로 개인에게 영업권을 주다보니 더 많은 수익을 내기 위해 특정 병원과 환자 거래를 했다고 경찰은 전했다.
한편 간호조무사 출신인 정모(31·여)씨를 본건 병원 관계자들과 짜고 전문의가 아님에도 알코올중독 등 정신질환자들을 무료 상담하는 인터넷 카페를 운영하면서 상담의뢰자를 해당 병원에 입원하도록 알선해 6800여만원을 받아 챙겼다.
경찰 관계자는 "사설응급환자이송단은 법인으로 구급장비를 갖춘 이송차량 및 응급구조사 등 채용을 조건으로 관할 보건소에서 허가를 받았으나 일부 이송단 직원들은 응급구조사를 승차시키지 않고 환자를 이송하기도 했다"고 말했다.
경찰은 사설응급환자이송단에게 환자 이송 대가로 금품 제공한 사례가 더 있을 것으로 보고 수사를 확대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