엘리트학생복, 상의가격 하의 6배…'교복 학교주관구매' 허점?
입찰 후에 리본 값은 별도 요구…엘리트 "가격 책정은 대리점 권한"
[컨슈머치 = 김은주 기자] 패션그룹형지 계열사 에리트베이직(대표 최병오, 홍종순)이 운영하는 엘리트학생복에 대해 소비자 불만이 제기됐다.
가격 거품 논란이 끊이지 않던 교복 문제 해결을 위해 ‘교복 학교주관 구매’가 올해 처음으로 전면 시행되고 있는 가운데 일부 업체가 그 안에서 또 다른 가격 꼼수를 도모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경주의 한 고등학교 교사인 곽 모씨는 공동구매 업체로 낙찰된 엘리트학생복(이하 엘리트)이 교복가격을 낮게 책정해 입찰 받은 뒤 교묘히 가격을 올려 학생들이 피해를 보고 있다고 제보했다.
▶상의 4만5천원, 하의 8천원, 리본은 별도…엘리트학생복 꼼수?
해당 학교는 '교복 학교주관 구매제도' 따라 올해 입찰가 5만3,000원을 써낸 엘리트를 공동구매 업체로 낙찰했다.
문제는 업체 대리점에서 입찰가격으로 제시한 금액 외에 리본 값으로 5,000원을 별도로 요구하면서 불거졌다.
곽 씨는 “리본은 교복 값에 포함되지 않는다며 별도로 리본 값을 요구하는 것은 불공정한 처사”라며 “입찰에 유리하기 위해 일부러 리본 값을 제하고 가격 책정 후 선정되고 나니 가격을 올린 것”이라고 지적했다.
곽 씨가 강력히 항의한 뒤에야 업체 측은 리본 값 5,000원은 별도로 받지 않겠다고 한 발 물러서는 모습을 보였다.
뿐만 아니라 교복 상의와 하의만 각각 따로 구매할 경우 합리적이지 못한 가격에 대해서도 불만이 쌓이고 있다. 교복 상의를 4만5,000원, 하의를 8,000원으로 각각 책정해 학생들이 상의만 추가 구매할 경우 리본 값까지 총 5만 원을 지불해야만 하는 상황이다.
곽 씨는 “상의만 추가 구매하는 경우에도 거의 교복을 한 벌 더 사는 가격과 맞먹는다. 애초에 업체가 입찰받기 위해 가격을 낮춰 들어와 놓고 막상 입찰 받고 나니 여러 가지 꼼수를 부려 교복 값을 충당하려는 것 아니냐”고 꼬집었다.
해당 사안에 대해 대리점과 타협점을 찾지 못한 곽 씨는 엘리트 본사에 사정을 전달했지만 '디자인에만 관여할 뿐 가격에 대한 결정권은 없다'며 해당 대리점과 해결하라는 식으로 책임을 회피할 뿐이라고 토로했다.
곽 씨는 “본사에서 대리점에 모든 것을 맡겨놓고 소비자 문제에 대해 나몰라 한다면 도대체 본사의 역할이 무엇이냐. 엘리트라는 교복 업체의 이름값을 믿고 선정했고, 교복 값에는 그러한 프리미엄도 다 포함된 것 아니냐”고 말했다.
▶합의는 이뤄졌지만…엘리트 본사 "가격 책정 관여 못해"
이에 대해 엘리트의 한 관계자는 “문제가 됐던 리본 별도 판매건과 단가 조정에 대해 대리점과 학교 측의 합의가 이뤄져 지금은 차질 없이 진행되고 있다”고 전했다.
당초 리본 값을 별도로 요구한 이유에 대해서 그는 “리본 가격을 포함하느냐 하지 않느냐는 리본 모양이나 부착 여부 등의 특이사항으로 결정된다”면서 “넥타이‧리본 등이 상의와 완전히 분리가 되는 형태는 업계에서 별도로 가격을 책정하는 경우가 흔하다”고 설명했다.
상의 가격과 하의 가격의 조정 문제에 대해서는 학교 측과 원만히 해결이 이뤄졌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구체적으로 모르겠지만 일단 학교와 문제가 됐던 부분은 지금 조정이 돼 문제없다고 대리점을 통해 확인 받았다”고 전했다.
본사가 대리점과 소비자 사이에 분쟁에 대해 소극적으로 대처했다는 의혹에 대해서는 엘리트 측도 할 말이 있다는 입장이다.
엘리트 측은 “공정거래법상 소비자가격은 대리점이 책정하는 것이기 때문에 가격에 대해서 통제·관여 할 수 없다. 그 외 소비자 문제 발생 시에는 1차적으로 대리점과 소비자가 먼저 해결하도록 하고 있으며 제품에 문제가 있거나 연구소 등을 통해 증빙을 해야 하는 경우에는 우리가 확인 절차를 통해 처리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