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학식품 "대장균 떡볶이 유통시킨 적 없다"…진실은?
2년간 180억원어치 문제제품 유통 혐의…업체측 "사실과 다르다" 전면 부인
[컨슈머치 = 김은주 기자] 송학식품(대표이사 오현자)이 지난 2년간 180억 원 가량의 '대장균 떡볶이'를 시중에 유통시켰다는 의혹이 제기돼 물의를 빚고 있다.
특히 문제가 된 제품을 저소득층 불우이웃에게 기부했다는 사실까지 알려지며 많은 소비자들에게 충격을 주고 있는 가운데 업체 측은 언론보도 내용과 달리 대장균이 검출된 제품을 시중에 유통시킨 사실이 없다고 강하게 반박하고 나섰다.
▶반품식품 기부하고 서류 조작해 해썹(HACCP) 인증? ‘점입가경’
지난 6일 인천 중부경찰서는 대장균과 식중독균이 검출된 떡 등을 불법 유통시켜 식품위생법을 위반한 혐의 등으로 송학식품 대표이사를 포함 임직원 13명을 입건하고 범행에 가담한 3명에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송학식품은 중소기업임에도 불구하고 브랜드 인지도가 상당히 큰 편에 속하는 3년 연속 떡볶이 떡 부문 시장점유율 1위, 연간 매출규모 500억 원 수준의 업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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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11월 ‘추억의 국물 떡볶이’ 12월 ‘호리호리 신당동 쌀 떡볶이’, 올해 1월에는 ‘조랭이 쌀 떡볶이S’ 등이 연달아 대장균 양성 반응을 받고 판매중단 및 회수 조치된 바 있다.
송학식품은 대장균이 검출돼 제조·유통이 금지된 제품을 폐기처분 하지 않은 채 포장지만 바꿔 판매한 것은 물론이고, 지난해 8월에는 보관중인 쌀 2500포대에 나방 애벌레가 대량 발생했지만 폐기처분하지 않고 맹독성 살충제로 박멸한 뒤 유통시킨 사실도 적발됐다.
경찰은 문제 제품이 지난해 6월부터 올 1월까지 전국 대형마트나 재래시장 등을 통해 180억 원이 넘게 유통된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문제는 이뿐만이 아니다.
송학식품은 반품당한 불량제품을 불우이웃 기부품으로 내놓은 사실까지 밝혀지며 소비자들을 경악하게 만들었다. 송학식품은 대장균이 검출돼 반품받은 제품을 저소득층 및 복지시설을 대상으로 운영되는 푸드뱅크에 기부 한 것.
또한 2013년 1월 조작한 서류를 식품의약품안전처에 제출해 해썹(HACCP, 위해요소중점관리기준) 인증을 받은 혐의(위계에 의한 공무집행 방해)까지 받고 있어 여러모로 소비자들을 기함하게 만들었다.
서울에서 대학을 다니는 자취생 박 씨(22.여)는 “다른 식품은 주로 대기업 계열 제품을 사먹는 편이지만 떡볶이 떡만큼은 그래도 송학이라는 이름을 믿고 고집했는데 배신감이 크다. 집에 남아있던 제품은 모두 버렸다. 게다가 문제가 있는 떡볶이를 기부를 통해 처리한 것은 상식적으로 도저히 말도 안 되는 파렴치한 짓이다. 이 모든게 사실이라면 송학식품은 제품뿐 아니라 양심도 불량한 업체가 분명하다”라고 강하게 비난했다.
인터넷 SNS상에는 유통기한도 지나지 않았는데 곰팡이가 폈다거나, 먹고 탈이 난적이 있다는 제보도 잇따랐다. 이들은 문제가 생겼던 당시에는 단순히 냉장고 보관 문제, 혹은 개인적 체질 문제로 치부하고 넘어갔는데 이제 보니 문제가 있는 ‘대장균 떡볶이’ 탓이었다며 분노를 토했다.
▶송학식품 “대장균이 떡볶이 유통시킨 적 없어” 반박
분노한 소비자들이 순식간에 몰리며 한 때 서버가 마비됐던 송학식품 공식 홈페이지는 현재 정상화돼 대표이사의 사과문이 게재 된 상태다.
▲ 송학식품 홈페이지 |
오현자 대표는 사과문을 통해 “송학식품의 제품을 믿고 사랑해 주신 소비자들의 분노와 실망이 크리라 생각한다”며 “이번 사건의 심각성을 깊이 인식하고 있고, 무엇보다도 안전하게 관리해야 할 식품위생관리를 철저히 하지 못한 점을 깊이 반성하고 있다”고 사과했다.
그러나 언론보도 내용과 달리 대장균이 검출된 제품을 시중에 유통시킨 사실은 없다고 강하게 반박했다.
오 대표는 “7월 6일자 본사 관련 언론보도는 입증되지 않은 경찰의 주장을 일방적으로 인용한 것으로 내용의 상당 부분이 사실과 다르다. 검찰 수사와 법원의 재판 과정을 통해 정확한 사실이 밝혀지리라 생각한다”며 “무엇보다도 이러한 잘못된 보도로 인해 중소기업에서 성실하게 근무하고 있는 250여명의 직원들이 피해를 보는 일이 없기를 간절히 소망한다”고 덧붙였다.
송학식품 측이 대장균 떡볶이 유통 혐의를 강하게 부인하며 사건이 새로운 국면을 맞게 된 가운데 일각에서는 정확한 검찰 조사 결과를 기다려봐야 한다는 목소리도 조심스럽게 흘러나오고 있다.
한편, 공식 사과문을 발표하기 전 날 인터넷에는 송학식품몰 정헌욱 대표를 사칭해 “생산과정에서 대장균 혼입은 흔한 일”이라는 논조의 허위 사과문이 올라와 기사화 되는 등 논란을 빚었으나, 송학식품 측은 해당 글은 사실이 아니며 지금 현재 사이버 수사대에서 수사를 진행 중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