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갑질' 몽고식품, 소비자들 "몽고간장 안 먹는다 전해라"
김만식 회장 대국민 사과에도 불구…진정성·2차피해 등 비난여론 여전
[컨슈머치 = 김은주 기자] 100년 장수기업 몽고식품이 오너리스크에 흔들리고 있다.
최근 몽고식품 김만식 명예회장은 운전기사 상습 폭언·폭행 논란에 대해 직접 대국민 사과문을 발표했다.
회장의 사과에도 불구하고 비난 여론은 사그라들지 않고 있어 110년을 지켜 온 ‘몽고간장’에 대한 소비자 신뢰가 한순간 무너질 수도 있는 상황이다.
▶몽고식품 대국민 사과, 진정성은 ‘의문부호’
지난 28일 김만식 몽고식품 명예회장은 창원공장 강당에서 운전기사 상습 폭행으로 물의를 빚은 것에 대해 사죄하는 자리를 가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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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 명예회장은 "어리석은 행동으로 인해 씻을 수 없는 마음의 상처를 입은 피해자분들께 진심으로 머리 숙여 사과드린다"며 “개인적 불찰로 인해 벌어진 불미스러운 일로 지금껏 국민의 사랑을 받아온 몽고식품의 이미지가 실추된 것에 대해 책임을 통감한다”고 전했다.
이 자리에서 김 회장은 책임을 지고 회장직 물러날 것을 공식 발표했으며 피해 직원들의 복직을 약속했다.
몽고식품은 김 명예회장의 장남 김현승 대표이사가 이미 경영일선에 나선 상태여서 경영 상의 큰 변화는 없을 전망이다.
김현승 대표는 “권고 사직된 피해 직원 2명을 내년 1월 1일부로 복직하기로 했다”며 “회사는 이번 사태를 계기로 믿을 수 있는 국민의 기업으로 거듭날 수 있도록 최선의 노력을 다 할 것”이라고 밝혔다.
▶운전기사 폭행 등 김회장 만행 ‘상상초월’
지난 9월부터 김 회장의 운전기사로 일해 온 A씨가 상습 폭행 및 폭언을 당했다는 사실을 언론에 폭로하면서 파문이 확산됐다.
A씨는 "회장 부인의 부탁으로 자리를 비웠다가 돌아오니 김 회장이 다짜고짜 구둣발로 낭심을 걷어 차 병원치료를 받았다“고 폭로했다. 이후에도 후유증으로 인해 A씨는 일주일간 집에서 휴식을 취해야만 했다.
그는 이어 “자신이 알던 길과 다른 곳으로 가거나 주차할 곳이 없으면 수시로 욕을 하고 폭행했다. 모임에서 조금이라도 기분이 상하는 말을 듣고 오면 그 모든 화풀이를 기사에게 했다. 폭언과 폭행 때문에 수행 기사가 수도 없이 바뀌었다”며 “사람을 동물처럼 대해서는 안 된다”고 울분을 토했다.
실제로 A씨가 공개한 휴대전화 녹음 파일에는 김 회장이 운전 중인 B씨에게 “X자식아”, “X새끼”등 입에 담기 힘든 욕들이 가득했다.
입사 이후 김 회장으로부터 온갖 폭행과 폭언 등의 피해를 입은 A씨는 오히려 지난달 말 권고사직까지 당해야만 했다.
A씨의 폭로 이후 추가 증언도 잇따랐다. 지난해 말부터 몽고식품 김 회장의 수행 비서를 맡아오던 B(65)씨는 성희롱 의혹을 제기했다.
B씨는 "김 회장의 언행에 상처를 입고 회사를 그만두는 여직원이 많았다. 기억나는 직원만 10여명"이라며 “식사 중에 여직원에게 술을 따르라고 강요하거나, 술병을 집어던져 옷이 다 젖는 일도 있었다”고 덧붙였다.
▶진정성 의문…‘몽고간장’ 불매운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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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듭된 사과에도 국민들의 반응은 여전히 냉랭하다.
특히 여론은 몽고식품이 보여준 참회와 반성에서 과연 진정성이 찾을 수 있는지에 대해 의문부호를 붙이고 있다.
몽고식품은 비난이 잠잠해질 기미가 보이지 않자 자사 인터넷 홈페이지에 사과문을 게재했고, 지난 27일 김 회장이 A씨를 직접 찾아가 사과의 뜻을 전달하는 등 여론에 등 떠밀려 마지못해 사과하는 모습으로 비춰졌기 때문이다.
기자회견 자리에서도 재발 방지를 위한 직원고충처리기구를 강화하고 동시에 상생의 노사화합 문화를 조성하겠다면서도 기자들의 질문에는 “경황이 없다”면서 도망치듯 자리를 빠져 나가 또 다시 빈축을 샀다.
이에 소비자 사이에서는 몽고식품의 히트상품인 ‘몽고간장’ 불매운동이 확산되고 있다. 특히 몽고식품의 사훈이 ‘사원을 가족처럼’이라는 것이 알려지며 비웃음을 까지 사고 있는 상황.
많은 누리꾼들은 SNS를 통해 “또 악어의 눈물인가”, “복직 이후에 2차, 3차 피해를 받게 될 것이 뻔하다”, ”어차피 자신의 회사인데 회장직을 사퇴하는 것이 무슨 의미가 있느냐“, ”전형적인 보여주기 식 쇼“ 등의 부정적인 반응을 나타냈다.
한편, 이번 기자회견에 대해 몽고식품 한 관계자는 “대국민 사과발표가 미흡했던 부분이 있었지만 향후 더 노력하는 모습을 보이겠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