콘텐츠 공룡 '넷플릭스' 열어보니 '속 빈 강정'

콘텐츠 '부족' 시스템 '불편'…국내업체 협업없이 독자 진출이 '독'

2016-01-14     이우열 기자

[컨슈머치 = 이우열 기자] 미국 최대 동영상 스트리밍 업체 ‘넷플릭스’가 국내 서비스를 시작했지만 아직은 미흡한 부분이 많은 모습이다.

▶넷플릭스 한국 상륙

지난 6일 세계가전전시회 CES2016에 참가한 리드헤이스팅스 넷플릭스 CEO는 “전세계 130개 이상 국가로 서비스를 확대하겠다”고 깜짝 발표했다.

   
▲ 미국 최대 동영상 스트리밍 업체 ‘넷플릭스’를 이제 국내서도 볼 수 있게 됐다. (출처=넷플릭스 홈페이지)

다음날인 7일 넷플릭스가 본격적으로 국내 서비스를 시작하자 포털사이트 실시간 검색어 순위에서 수위를 차지하며 소비자의 관심을 한 몸에 받았다.

넷플릭스는 인터넷 기반 방송 서비스로 인터넷 망을 통해 영상 컨텐츠를 제공하는 업체다.

무엇보다도 국내 소비자들이 넷플릭스의 국내 진출에 반색한 이유는 넷플릭스의 자체 제작 드라마다. <하우스 오브 카드>, <데어데블>, <워킹데드> 등 드라마들은 국내에서도 두터운 팬층을 보유할 정도로 유명한 작품들이다.

여기에 넷플릭스에서는 광고와 추천동영상이 배제됐다는 것.

국내 포털사이트에서 동영상을 보려면 짧게는 5초 길게는 15초 이상 광고를 봐야하는데 이런 수고로움을 덜 수 있다.

월정액 방식으로 화질, 동시접속자 수 등 서비스 픔질에 따라 세 가지(베이직, 스탠다드, 프리미엄) 요금제가 제공되며 회원가입은 원하는 요금제, 이름, 이메일만 입력하면 완료된다.

현재 최초 회원가입자들에게 한 달 무료 서비스를 진행 중이다.

▶한국시장 적응 실패?

국내 소비자들은 “기대했던 만큼 실망도 큰 법이다”라며 넷플릭스의 명성에 걸맞지 않는 서비스에 아쉬움을 토로하고 있다.

특히 두터운 마니아층을 이루고 있는 드라마에 대한 기대가 컸지만 정작 <하우스 오브 카드>, <워킹데드> 등은 라이센스 문제로 인해 서비스되지 않고 있다.

한국드라마는 <꽃보다 남자>, <아이리스> 등 오래된 콘텐츠가 전부이며 영화도 최신작은 전무하고 그나마도 작품 수도 부족한 실정이다.

   
 

넷플릭스는 PC와 스마트폰, 태블릿PC 등 대부분 기기에서 사용 가능하지만 정작 국내 IPTV 셋톱박스에선 사용이 불가능하다.

결제 시에도 해외결제가 가능한 신용카드(비자, 마스터 카드)만 사용이 가능하고 결제 단위가 달러로 설정돼 있어 소비들의 불편함을 야기할 수 있다.

넷플릭스 관계자는 “콘텐츠 공급자들과 라이선스 계약을 할 때 서비스 지역을 한정하기 때문에 초기 콘텐츠들은 새로 서비스하는 지역에 라이선스 계약이 안돼 있는 것도 있다”며 “서비스를 처음 시작하면 콘텐츠가 적을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국내 IPTV에 '판정패'

현재 넷플릭스가 국내 소비자들을 만족시키지 못하는 이유에 대해서 독자 진출이 원인이라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한국 시장에 맞춘 현지화가 부족하다는 것.

업계에 따르면 애초에 넷플릭스는 국내 IPTV 서비스업체들과 연계해 국내 진출을 노렸지만 협상이 여의치 않자 독자 진출로 선회했다.

넷플릭스사와 국내 IPTV업체들은 매출 배분 문제에서 의견을 좁히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인행 KT 언론홍보팀 대리는 “국내 IPTV만이 보유한 콘텐츠가 넷플릭스보다 많고, 가격경쟁력에서도 우위를 가지는 등 아직 넷플릭스를 경쟁상대로 보지 않는다”면서 “국내 IPTV 시장에서 넷플릭스의 영향력은 현재까지 미미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