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황 속 작은 사치…편의점 '고급진' 디저트 돌풍

국내 디저트 시장 올해 2조원 전망…GS25 '딸기샌드위치' 등 신제품 인기

2016-02-26     김은주 기자

[컨슈머치 = 김은주 기자] 최근 디저트 시장에도 저가 바람이 불고 있다.

일반적으로 고급 식문화로 분류돼 온 디저트가 최근 부담없는 가격에도 고유의 풍미까지 즐길 수 있는 상품으로 출시되고 있다.

특히 그 선봉장에 선 편의점은 다른 어느 유통채널보다 훌륭한 가성비(가격 대비 성능)를 갖춘 디저트를 내놓고 있어 소비자들의 사랑을 한 몸에 받고 있다.

▶파이 커지는 ‘디저트’ 시장…매년 '쑥쑥' 성장세

경기 침체가 지속되면서 ‘일상 속에 작은 사치’를 통해 만족감을 누리려는 소비 경향이 나타나고 있다.

   
▲ 편의점 CU 디저트 이미지(출처=BGF리테일)

이 소비자들은 전자기기, 의류 등 고가 제품에 대한 지출을 줄이는 대신 고급 디저트와 같이 상대적으로 저렴한 사치 활동으로 느끼는 만족을 추구한다.

특히 밥 보다 비싼 디저트를 망설임 없이 구매함으로써 스트레스를 해소하는 젊은 여성소비자들이 적지 않다.

여기에 최근에는 달콤함을 찾는 남성들도 늘면서 과거 여성들의 전유물로 여겨졌던 디저트 시장이 성별에 관계없이 영역을 넓혀가고 있다.

실제로 G마켓(대표 변광윤)에 따르면 지난해 수제 초콜릿 남성 구매량이 전년 같은 기간보다 74% 증가했다. 이는 여성 구매 증가율(40%)보다 34%포인트나 높은 수준이다.

불황에도 불구하고 디저트 시장 규모는 매년 성장 중이다.

업계는 지난 2013년 3,000억 원에 불과했던 국내 디저트 시장 규모는 2014년 8,000억 원, 지난해 1조5,000억 원까지 성장했으며, 올해는 2조 원에 육박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전문가들은 케이크나 초콜릿과 같은 달콤한 디저트의 맛이 스트레스 해소 및 심리적인 안정을 주는 점도 불황 속 디저트 시장의 성장에 영향을 미쳤다고 분석하고 있다.

▶저가 디저트계의 백화점 ‘편의점’…가성비 무기로 매출↑

편의점들은 가성비 높은 디저트로 소비자들을 공략하고 있다.

사치품으로 여겨지던 디저트가 편의점에서 부담없이 판매되자 알뜰한 소비를 지향하는 소비자들마저 디저트 세계에 입문하고 있는 것.

CU(대표 박재구, 이하 씨유), GS25(대표 허연수), 세븐일레븐(대표 정승인) 등 편의점들은 기존 디저트가 가진 부담스런 가격과 접근성 문제를 동시에 해소하며 디저트 시장에서 빠르게 입지를 다졌다.

인기의 방증으로 업체들의 디저트 상품 매출이 크게 증가했다. 편의점 GS25를 운영 중인 GS리테일에 따르면 롤케이크, 조각케이크, 컵케이크 등 디저트빵 카테고리의 지난해 매출이 전년대비 435.6%로 크게 증가했다. 푸딩이나 젤리 등 냉장 디저트 카테고리도 같은 기간 40% 이상의 매출 증가율을 보였다.

CU 역시 디저트 매출이 증가했다. CU의 디저트 매출은 2013년 29.1%, 2014년 35.4%, 2015년 48.2%로 꾸준히 상승세를 유지하고 있으며, 올해는 1월 말 기준 매출이 47.1% 올랐다.

서울 소재 대학생 이 씨(20)는 “요즘 편의점에 가면 일반 마트에는 없는 새로운 먹거리가 많아 자주 찾는데, 워낙 인기가 많아 구하기 쉽지 않은 제품도 더러 있다”며 “최근에 새로 나온 딸기샌드위치를 맛보기 위해 동네 편의점을 세군데나 돌았을 정도”라고 말했다.

▶딸기 샌드위치 등 디저트 신제품 출시 '총력'

현재 편의점업계는 디저트 카테고리에 사활을 걸고 거의 매주 대용량 요구르트, 과일우유, 롤케이크, 푸딩, 딸기샌드위치, 마시는 아이스크림 프라페 등 신제품을 내놓고 있다.

매력적인 디저트를 접한 소비자들은 SNS에 리뷰와 후기, 맛 평가 등을 남기며 즉각적인 반응을 보여주고 있다.

   
▲ 세븐일레븐 딸기&키위 샌드위치(좌), GS25 딸기 샌드위치(우)

최근 GS25가 선보인 한정판 상품 '딸기 샌드위치'의 인기가 심상치 않다. 지난해 2월 25일부터 5월까지 한시적으로 판매된 이 제품은 100만 개가 넘게 팔릴 만큼 인기가 뜨거웠다.

이에 GS25는 올해 지난해보다 한 달 가량 앞당겨 재출시했다. 올해는 세븐일레븐과 CU도 딸기 샌드위치를 출시해 더욱 치열한 디저트 경쟁이 예고된다.

이제는 식품업체도 나서 편의점을 통한 디저트 시장 공략에 나섰다.

삼립식품(대표 윤석춘)은 지난해 3월 GS25와 손잡고 출시한 ‘떠먹는 롤케익'을 출시 두 달 만에 45만 개 팔아치웠다. 베이커리와 카페에서 즐기던 프리미엄 디저트를 가까운 편의점에서 간편하게 구입할 수 있도록 한 것이 주효했다.

CJ제일제당(대표 손경식, 이재현, 김철하)이 지난해 출시한 '쁘띠첼 스윗롤'은 편의점에서 잘 팔리는 냉장 디저트 제품으로 대열에 합류했다. 할인점, 백화점, 편의점 등 여러 유통 경로 가운데 편의점에서만 올린 매출 비중이 50%에 육박한다.

업계 한 관계자는 “불황의 그늘 속에 알뜰 소비문화가 확산되면서 합리적인 가격에 언제 어디서나 구할 수 있는 편의점 디저트의 수요가 꾸준히 늘고있다”며 “주고객층인 20~30대 젊은층의 수요가 압도적으로 높다는 점에서 앞으로도 편의점업계의 디저트 제품 강화는 계속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