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7년 달려온 롯데면세점 월드타워점 "기약없는 폐점"

3천억 들여 이전 후 2년만에 폐점… 향후 공간 활용계획 '미지수'

2016-06-27     김은주 기자

[컨슈머치 = 김은주 기자] 1989년 1월 개장해 27년간 쉼 없이 달려오던 롯데면세점의 시계가 26일부로 멈춰 섰다. 재오픈까지 얼마나 오랜 시간이 소요될지 정확한 기약은 없는 상황이다.

지난해 11월 관세청의 면세점 특허 재승인에 실패한 롯데면세점 월드타워점은 어제부로 영업을 종료했으며, 오는 30일까지 사업장을 완벽히 정리한다는 계획이다. 앞서 지난 5월 16일 SK네트웍스 워커힐면세점도 영업을 종료했다.

   
▲ 롯데면세점 월드타워점 홈페이지 캡쳐

정부가 외국인 관광객들의 누수를 막기 위해 올 연말 서울 시내 면세점을 추가로 4곳 더 늘리기로 하면서 기존 사업자인 SK네트웍스와 롯데가 하반기 특허권을 되찾을 가능성이 높아졌지만 영업중단 이후 재선정까지의 공백기로 인한 피해는 그대로 떠안게 됐다.

특히 3,000억 원을 투자해 월드타워점으로 자리를 옮긴지 2여 년 만에 영업장 문을 닫게 된 롯데는 타격이 더욱 크다. 월드타워점의 연 매출은 6,000억 원으로 국내 3위를 기록 중이며, 고용 된 직원 규모는 1,300명 정도다.

따라서 롯데 측은 월드타워점 영업종료 인한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해 대책 마련에 고심해 왔다. 특히 근무 직원들의 고용 보장 문제와 물품 재고 처리 해법을 찾기가 난제로 꼽혔다.

롯데면세점 관계자는 “재고 처리 문제는 소공점이나 인천공항점 같은 다른 지점으로 돌릴 수 있어 오늘부터 정리할 시작 할 예정이다“라며 “현재 정직원 150명, 판촉 직원 150명, 각 브랜드 직원들이 1,000여명 정도 되는데 대부분 본인 의사에 따라 유급휴직을 하거나 타 지점으로 이동 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폐점 이후 월드타워점의 공간 재활용에 대해서는 아직 뚜렷한 방안이 없는 상황이다. 일부 공간을 토산품 홍보관 등 상생을 위한 목적으로 활용하고, 방문 고객이 인터넷면세점 물품을 구매할 수 있는 키오스크(단말기)를 설치한다는 계획이 전부다.

이에 대해 해당 관계자는 “현재 월드타워점 공간 활용 방안은 따로 없다”며 “정부의 신규면세점 4곳 추가 승인이 확정된 상황에서 최종 결과 발표까지 기다려 봐야 할 것 같다. 그 잠깐의 공백 사이에 매장 인테리어 등을 바꿔 새로운 것을 하기도 애매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한편 롯데면세점은 하반기 서울 시내면세점 추가 특허권를 획득할 경우 연말 월드타워점을 다시 오픈할 예정이었지만 최근 롯데그룹 비자금 조성 의혹, 네이처리퍼블릭 롯데면세점 입점 로비 등으로 검찰의 전방위 수사를 받게 되면서 특허권 재획득이 불투명한 상황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