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파크 고객 뒷전?…소비자 '집단소송' 나선다
늑장대응 2차 피해 가능성 키워 논란…회사 측 "수사 결론 후 보상 제시할 것"
[컨슈머치 = 송수연 기자] 인터파크가 대량의 개인정보가 유출된 후에도 미흡한 대응으로 일관하자 소비자들이 단체 행동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잊을만하면 터지는 개인정보 유출에 이미 이골이 났지만 피싱 등 범죄에 악용되거나 2차 피해가 발생할 수 있어 소비자들은 불안에 떨 수밖에 없다.
게다가 인터파크는 해커 조직이 금전적 협박을 하고나서야 해킹 사실을 인지했고 해킹에 대한 사실을 열흘이 넘게 고객에게 숨기면서 논란을 더욱 가중시켰다.
지난 11일 인터파크 홈페이지에는 사과문이 올라왔다.
인터파크 측은 사과문에서 해커 조직에 의해 고객정보 일부가 침해당했다는 내용과 함께 고객정보를 지키지 못했다고 사과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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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인터파크 사과문(출처=인터파크 홈페이지) |
하지만 사과문만으로는 피해자들의 분노를 쉬이 잠재울 수 없었으며 오히려 파장은 확대되는 분위기다.
인터파크는 1,030만 회원의 개인정보가 침해당했음에도 불구하고 고객정보를 ‘일부’라고 표현했다.
열흘이 넘게 늑장 대처로 인해 2차 피해의 가능성을 키운 가운데 보상에 대해서는 아예 언급도 하지 않아 소비자들의 지적이 끊임없이 제기되고 있다.
인터파크 측은 "‘일부’라는 표현은 개인 정보 가운데 ‘일부’라고 표현한 것이고 해킹 사실 고지가 늦은 것은 수사가 공론화 될 경우 범인을 밝히는데 어려움이 발생할 것으로 판단했다"고 해명했다.
이어 그는 "보상안을 준비 중에 있지만 적법한 절차를 거치고 사건 결과가 명확히 밝혀진 뒤에야 제시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면서 "표면적으로 보상안이 밝혀지지 않아 소비자들은 답답한 심정이겠지만 현재 행정 절차 상 구체적으로 말하기 어렵다"고 덧붙였다.
인터파크의 대응에 소비자들이 ‘인터파크 해킹 피해자 공식 카페’를 개설하고 해킹 피해자 서명 운동과 피해 사례를 모으기 시작했다.
해당 카페에는 이번 개인정보 유출로 보험가입 전화, 국제전화 등 평소에는 오지 않던 번호로 연락이 자주 온다고 주장하는 피해자들이 있다.
이들은 개인정보로 발생한 피해에 대해 인터파크를 상대로 집단 소송을 준비하는 등 단체 대응을 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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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출처=인터파크해킹 피해자 공식카페. |
개인블로그를 운영하는 아이디 foje***는 “다른 기업이 해커조직의 공격으로 곤욕을 치르는 것을 보고도 보안에 투자하지 않은 것은 이해할 수 없다”며 “개인정보가 경운기도 아니고 툭하면 탈탈 털린다”고 조롱했다.
이 블로거는 또 “고객 입장에서 민감한 개인정보도 해커가 협박하고 나서야 알아차렸다는 것은 부끄러워야 할 일”이라고 비난했다.
인터파크 관계자는 “피싱, 스팸문자 등이 인터파크만의 문제라고 정의하기에는 현재로서는 섣부르다”면서 “현재 인터파크해킹 관련 공식 카페에 대해서도 내부적으로 어떻게 대응해 나가야할지 모니터링하며 고심하고 있다”고 전했다.
한편, 지난달 미래창조과학부와 방송통신위원회는 인터파크 개인정보 유출사고 원인 조사를 위해 관련부처 공무원 및 민간 전문가로 구성된 조사단을 구성했다.
미래부 관계자는 “개인정보 유출에 악용된 취약점 등을 보완·조치할 수 있도록 기술 지원을 실시하겠다”며 “유출된 개인정보를 이용한 파밍·피싱 등 2차 피해예방을 위해 비밀번호를 변경하는 등 이용자 사이버사기 대처 요령을 숙지하고 주의를 기울여 달라”고 당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