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안방보험, '동양생명' 잘 키우더니 '알리안츠' 찬밥?

적격성 심사 4개월째 지연…사드 영향·타 생보사 인수 등 추측 난무

2016-08-22     김은주 기자

[컨슈머치 = 김은주 기자] 중국 안방보험그룹이 동양생명에 이어 알리안츠생명 인수를 진행 중인 가운데 막판 이상 행보를 보이고 있어 업계 안팎에서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안방보험 품에 안긴 동양생명, 실적 ‘껑충’

지난해 9월 중국 안방보험에 인수된 동양생명은 올 상반기 1,555억 원의 당기순이익을 기록했다. 반기 기준으로 창사 이래 최대 실적이다.

동양생명은 공시를 통해 올 상반기 연결재무제표 기준 매출액 4조946억 원을 기록하며 전년동기대비 76.6% 성장했다고 밝혔다.

또한 영업이익은 15.1% 증가한 1,858억 원을 기록했고, 순이익은 18.2% 오른 1,555억 원을 기록했다.

지난해 상반기 1,315억 원의 당기순이익을 기록해 창사 이래 최대실적을 달성한 바 있는 동양생명은 올해 상반기 다시 기록을 경신하게 된 셈이 됐다.

분기별로는 올해 2분기 1조8,302억 원의 매출액에 영업이익과 순이익은 각각 925억 원, 740억 원을 기록했다. 전년동기대비 매출액은 60.0%, 영업이익과 순이익은 61.7%, 40.8% 늘었다.

동양생명 측은 “질적 성장과 양적 성장을 동시에 추진하고자 하는 회사의 경영전략을 펼친 결과, 수입보험료 등 전반적인 영업 지표들이 높은 성장세를 보였다”면서 “대주주인 안방보험의 노하우를 접목한 온라인 상품의 추가 출시를 준비하는 등 영업채널 전반의 혁신을 통해 새로운 도약을 진행해 나가고 있다”고 밝혔다.

동양생명의 총자산 역시 25조4,168억 원으로 전년동기대비 18.2% 증가했으며, 보험사의 건전성지표를 나타내는 RBC비율(지급여력비율)은 252.4%로 4.9%p 상승했다. 전속설계사 수는 3,360명으로 지난해 말 3,245명에서 3.5% 늘었다.

정준선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이번 순이익은 당사 전망치(580억 원)를 22.2%, 컨센서스(523억원)를 35.5% 상회했다”며 “올해 기준 ROE(자기자본이익률)는 10%이지만 PBR(주가순자산비율)은 0.5배에 불과하기 때문 동양생명의 투자 매력은 생보사 중 높은 편”이라고 분석했다.

▶알리안츠생명 인수 작업 제동? 추측 난무

안방보험은 동양생명을 인수한 후 또 다른 생보사인 알리안츠생명까지 주머니에 넣으며 업계 큰 손으로 떠올랐다.

그러나 최근 안방보험의 알리안츠생명 인수 절차에 이상신호가 감지되고 있다.

업계에 따르면 지난 4월 알리안츠생명 지분을 인수하는 계약을 체결한 안방보험이 한국 금융당국에 4개월째 대주주 적격성 심사를 신청하지 않고 있기 때문.

지난해 2월 인수 계약을 발표한 후 곧바로 3월에 적격성 심사를 금융당국에 신청했던 동양생명 인수 때와는 달리 알리안츠생명 인수 막판 뜸을 들이는 안방보험의 모습에 업계 안팎으로 갖가지 추측들이 나오고 있는 상황이다.

이에 대해 안방보험이 중국 금융당국으로부터 투자 규제 압력을 받고 있는 것이 아니냐는 설이 힘을 얻고 있다. 특히 최근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배치를 결정으로 중국 정부의 보복성 입김이 강하게 작용했을 것이라는 관측이다.

일각에서는 35억 원이라는 헐값 매각에도 불구하고 ‘주판알을 다시 튕겨 본’ 안방보험이 알리안츠생명의 인수를 전면 백지화하고 줄줄이 대기 중인 다른 매력적인 매물을 다시 손에 쥘 가능성까지 제기되고 있는 상황이다.

안방보험의 인수 의지를 묻는 질문에 알리안츠생명의 한 관계자는 "매각 진행 상황에 대해서 전혀 알고 있는 것이 없다"고 말을 아꼈다. 

한편 자산규모 24조 원의 동양생명을 인수한 안방보험이 자산규모 16조 원인 알리안츠생명까지 정상적으로 인수 절차를 마무리한다면 삼성·한화·교보·NH농협에 이어 업계 5위권까지 뛰어올라 향후 국내 보험업계 상당한 영향력을 갖게 될 것으로 전망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