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카드, 자사주 매입…금융지주사 전환 박차?
[컨슈머치 = 김은주 기자] 삼성카드가 자사주를 매입하면서 삼성생명의 금융지주사 전환 가능성에 다시 한 번 무게가 실리고 있다.
삼성카드는 지난달 31일 이사회를 열고 전체 주식의 5% 규모인 자사주 579만 주를 매입하기로 했다고 공시했다.
이는 전일 종가 기준 2,536억 원에 해당하며, 이번 매입으로 삼성카드의 자사주 보유 지분은 종전 0.4%에서 5.4%로 대폭 증가했다.
이에 대해 삼성카드 측은 “주가 안정과 주주가치 제고를 위해 주식 579만 주를 약 25,36억 원에 취득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금융권에서는 이번 자사주 매입 배경에 대해 주가 안정을 통해 그 동안 꾸준히 나돌던 매각설을 잠재우는 동시에 삼성생명의 금융지주사 전환을 염두에 둔 전초작업으로 풀이하고 있다.
현재 삼성카드의 최대주주인 삼성생명의 보유 지분율은 71.86%이다. 삼성생명은 지난 1월 삼성전자가 보유하고 있던 삼성카드 주식 4,339만 주(37.45%)를 매입하며 1대 주주로 올라섰다.
이외에도 삼성생명은 현재 삼성물산 19.3%, 삼성자산운용 99%, 삼성화재 15%, 삼성증권 19% 등을 보유하고 있다.
김도하 KB투자증권 연구원은 “삼성카드의 이번 자사주 취득 결정은 향후 이행될 자본정책을 위한 포석인 것으로 판단된다”고 분석했다.
그는 이어 “삼성카드의 높은 자본여력과 최대주주인 삼성생명의 자금 수요를 감안 시 향후 이행 가능한 정책은 유상감자와 회사분할 및 합병 등으로 예상되는데 이 중에서 유상감자가 상대적으로 현실성 높은 시나리오”라고 말했다.
김수현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만약 자사주 전부를 소각할 경우 삼성생명의 지분율이 기존 71.86%에서 76%까지 증가할 것이다. 이 경우 여러 추측이 난무할 수 있다. 상장 폐지까지 감안한 추가적인 자사주 매입, 소각 논란이 그것”이라고 말했다.
김 연구원은 이어 “금융지주사 전환을 염두에 뒀다면 삼성생명 입장에서는 100% 완전 자회사를 삼성카드의 비용으로 실현할 수도 있는 문제”라고 분석했다.
한편, 삼성카드의 자사주 매입 결정 소식이 주가에 호재로 작용하고 있다. 1일 오후 2시 현재 삼성카드의 주가는 전 거래일보다 6,550원(14.8%) 급등한 5만800원에 거래를 이어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