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이처리퍼블릭, 정운호 충격 여전?…반전 열쇠 찾아야

2분기 적자 전환, 업계 순위 6위로 밀려…"수딩젤 이후 히트작 없다" 지적

2016-10-17     송수연 기자

[컨슈머치 = 송수연 기자] 1년이라는 시간이 지났지만 네이처리퍼블릭에 남겨진 상처가 쉽게 지워지지 않고 있다.

지난해 네이처리퍼블릭 정운호 전 대표는 마카오, 필리핀 등지에서 100억 원대 원정 도박을 한 혐의로 실형을 선고받았다.

한 때 화장품 브랜드숍의 신화를 쓴 인물로 평가받았던 정 전 대표는 ‘수딩젤’이라는 메가 히트 제품을 바탕으로 네이처리퍼블릭을 '제 2의 더페이스샵'으로 이끌었다.

하지만 정 전 대표가 실형을 선고 받은 뒤, 이른바 ‘정운호 게이트’가 불러온 파장은 정계, 재계를 강타해 여전히 그 여파가 거센 상황이다. 네이처리퍼블릭도 추락한 이미지로 인해 위기를 맞게 됐다.

이를 타계하기 위해 선임된 김창호 대표이사가 재기를 노리고 있지만 1년이 지난 지금까지 제자리를 찾기란 쉽지 않아 보인다.

▶급락한 '실적'…업계 순위 '뒷걸음질'

네이처리퍼블릭의 추락이 계속되고 있다.

네이처리퍼블릭의 올 1분기 영업이익은 19억 원으로 전년동기 대비 78% 감소했다. 714억 원을 기록한 매출도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5.8% 하락했다.

1분기는 그나마 좀 나은 편. 올해 2분기에 네이처리퍼블릭은 결국 적자전환했다. 2분기 매출은 전년 동기 보다 10.9% 감소했으며, 영업 손실만 37억6,851만 원을 기록했다.

자연스럽게 업계 순위도 뒷걸음질하고 있다.

지난해 매출 순위 5위를 기록하던 네이처리퍼블릭은 올상반기 매출 기준 순위에서 한계단 내려온 6위를 기록했다. 이번 상반기 네이처퍼블릭 매출은 1,359억 원이다.

올 상반기 영업이익 기준으로는 6위 자리도 지키지 못했다.

올 상반기 영업이익은 이니스프리가 1,147억 원으로 1위를, 잇츠스킨이 418억 원을 기록하며 2위를, 더페이스샵이 286억 원을 달성해 3위를 차지했고 이어 에뛰드(244억 원), 에이블씨엔씨(112억 원), 토니모리(83억 원), 더샘(80억 원)  순으로 나타났다.

반면 네이처리퍼블릭은 -18억 원으로 적자를 면치 못했다.

K-뷰티, 한류 바람 등을 타고 국내 화장품 업체들의 대외 인지도가 높아져가는 가운데, 기업공개(IPO)를 통해 도약을 꿈꾸던 네이처리퍼블릭에 터진 오너리스크는 충격이 더 크다.

네이처리퍼블릭과 달리 잇츠스킨, 토니모리 등은 성공적인 기업공개(IPO)를 통해 실적 향상과 함께 브랜드 이미지도 확고히 하고 있다.

▶내실 다질 효자상품 ‘개발’ 부족

오너리스크 외에 소비자들이 지적하는 네이처리퍼블릭의 추락 원인은 또 있다. 그것은 바로 새로운 히트작의 부재다.

네이처리퍼블릭을 대표하는 제품은 단연 '수딩 앤 모이스처 알로에베라 92% 수딩젤(이하 '수딩젤’)이라고 할 수 있다.

2009년 7월 한정상품으로 기획된 수딩젤은 국내뿐 아니라 중국까지 입소문을 타며 대표 제품으로 자리잡았다. 특히 인기아이돌 엑소(EXO)를 전속모델로 기용하면서 수딩젤은 외국인 관광객에게 브랜드 인지도 제고하는 것은 물론 호실적까지 견인해 왔다.

대다수의 소비자들은 수딩젤 이후 네이처리퍼블릭의 인상 깊은 신제품이 없었다고 지적한다. 이렇다 할 히트작이 없다가 지난해 3월에 출시된 ‘진생 로얄 실크’ 제품들이 어느 정도 호응을 얻고 있어 위안거리이다.

실제로 네이처리퍼블릭은 그동안 꾸준히 신제품 출시를 이어왔지만 제품 마케팅 및 홍보가 부족해 인지도 확보에 실패했다는 지적도 이어졌다.

네이처리퍼블릭 관계자는 “8개월 이상 지속된 대표이사의 부재로 인한 투자 및 주요 의사 결정 지연과 그로 인한 기회 손실 등으로 기업 경영 활동에 어려움을 겪은 것이 사실”이라고 해명했다.

이어 그는 “올해 출시한 ‘바이플라워 블러셔 자몽 솜사탕’은 두 차례나 재입고됐으며, ‘화이트 비타 퍼스트 에센스’ 등도 현재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면서 “최우선적으로 경영 정상화에 주력하고 히트 제품 개발과 브랜드 경쟁력 강화를 통해 수익 극대화에 총력을 기울일 계획”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