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 압수수색' 산업은행, 강만수 비리 의혹 '몸살'

2016-10-25     김은주 기자

[컨슈머치 = 김은주 기자] KDB산업은행에 드리운 강만수 전 행장의 비리 의혹 그림자가 좀처럼 걷히지 않고 있다.

▶검찰, 산은 추가 압수수색…강 전 행장 '기업 특혜대출' 의혹 포착

대우조선해양의 경영 비리를 수사 중인 검찰이 최근 산업은행을 추가 압수수색하는 한편 강만수 전 행장의 구속영장 재청구를 위한 자료확보에 나섰다.

검찰에 따르면 검찰 부패범죄특별수사단(단장 김기동 검사장)은 지난 20일 서울 여의도 소재 산업은행을 추가 압수수색했다.

검찰은 강 전 행장이 재직하던 시절 '기업 특혜대출' 의혹과 관련해 추가 혐의를 포착하고 보강수사 차원에서 대출 승인 업무 자료 등 관련 자료를 확보한 것으로 전해졌다.

압수수색 직후 검찰 관계자는 “강 전 행장에 대한 보강·추가 수사를 진행하는 과정에서 증거자료를 추가로 확보하기 위해 압수수색이 이뤄진 것”이라고 설명했다.

기업들을 대상으로 이뤄진 대출 내용 등 확보한 자료 분석이 끝나면 조만간 강 전 행장을 재소환한 후 이번 주 구속영장을 재청구할 방침이다.

강 전 행장은 대출 명목으로 고교 동창인 임우근 회장이 경영하는 한성기업 측으로부터 억대 금품을 받은 혐의와 남상태 전 대우조선 사장의 비리를 눈감아주는 대가로 지인이 운영하는 업체에 50억 원 대의 투자를 하도록 부당한 영향력을 행사한 혐의 등을 받고 있다.

▶비리종합선물세트 오명…산은 골머리

강 전 행장은 이명박 전 대통령의 최측근으로 일명 ‘MB맨’으로 통하는 인물이다.

MB정권 시절 초대 기획재정부 장관을 지낸 뒤 강 전 행장은 2011년 KDB금융 회장 겸 산업은행장직을 맡았지만 2013년 3월 임기를 1년 남겨두고 정권이 바뀌면서 낙하산 물갈이 압박에 자리에서 물러났다.

2012년 국정감사 당시 대우조선에 경영감독을 철저히 하겠다고 밝힌 바 있는 강 전 행장은 현재 ‘억대뇌물수수 등’ 오히려 대우조선해양의 부실을 초래한 핵심 인사로 논란에 중심에 섰다.

지난달 피의자 신분으로 검찰에 출석한 강 전 행장은 “공직에 있는 동안 부끄러운 일을 한 적이 없다”며 “사실과 다르게 오해를 받고 있는 의혹은 검찰에서 잘 설명하겠다”며 대우조선해양 경영 비리에 대해 전면 부인했다.

이후 강 전 행장에 대한 구속영장이 기각되면서 검찰 수사에 차질이 불가피했으나 이번 산업은행 추가 압수수색을 통해 수사에 다시 속도가 붙을 것으로 전망된다.

일명 ‘비리종합선물세트’라고 불릴 만큼 전직 행장의 비리 의혹이 꼬리에 꼬리를 물면서 산업은행 역시 연일 몸살을 앓고 있다.

대우조선 관리 부실과 구조조정 과정의 실책에 대한 비난이 대내외적으로 거세지자 이동걸 현 산업은행 회장이 직접 지난 6월 기자간담회를 통해 고개 숙여 사과하고 쇄신 의지를 내비쳤지만 여전히 수사가 진행 중인 전 행장의 비리 의혹이 발목을 잡고 있다.

강 전 행장의 비리 혐의에 대해 산업은행 관계자는 “은퇴한지 오래 된 전 행장의 개인적인 일 일뿐”이라며 “해당 건에 대해서는 따로 밝힐 입장이 없다“면서 "일단 검찰수사 결과를 기다리고 있다”며 선을 그었다.

그러나 강 전 행장의 비리가 사실로 밝혀질 경우, 낙하산 및 비리의 온상이라는 오명과 부실기업에 대한 관리 소홀로 인한 혈세 낭비 ‘책임론’에서 자유로울 수 없을 것으로 전망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