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우리銀 이광구 행장의 민영화, 소비자는 없다

2016-11-01     김은주 기자
   
 

[컨슈머치 = 김은주 기자] “올해는 반드시”

4번의 실패를 거듭한 끝에 드디어 민영화 달성에 한 걸음씩 가까워지고 있는 우리은행은 최근 들떠있는 모습이 역력하다.

현재 우리은행의 온 신경은 ‘민영화’에 맞춰져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민영화 성공에 대한 임직원들의 염원을 담았다며 정기예금 특판 상품까지 내놨을 정도로 간절하다.

16년 동안 정부 품에 있던 우리은행은 민영화가 가장 큰 숙원 사업이다. 이 때문에 지난 2014년 12월 취임한 이광구 행장은 조기 민영화를 위해 스스로 3년에서 2년으로 임기를 줄였다.

이 행장은 직접 발 벗고 나서 영국, 독일, 미국, 일본 등 해외 50여 개의 인수 후보군을 일일이 접촉해 기업설명회(IR)를 열어 해외투자자에게 우리은행을 알리는데 힘썼다.

우리은행은 실패를 거듭하던 경영권 매각 대신 과점주주 매각 방식을 채택하면서 다수 투자자들의 관심을 받고 있다.

최근 실적과 주가도 고공행진하면서 호재가 계속되고 있다. 오히려 이 행장은 본입찰을 고려해 주가가 1만3,000원을 넘지 않는 것이 좋을 것이라며, 치솟는 주가에 대해 앓는 소리까지 낼 정도다.

다만 16년 숙원사업 때문에 소비자는 뒷전이어서 문제다.

사실 일반 소비자들은 우리은행의 민영화에 일말의 관심이 없다고 봐도 무방하다. 당장 퍽퍽한 살림살이에 초저금시대를 사는 소비자들은 다만 0.1%라도 대출이자가 저렴한 은행을 찾는데 관심을 둘 뿐이다.

이러한 와중에 지난 6월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인하했음에도 불구하고 소비자들이 그 효과를 체감하지 못했다.

시중은행들이 기준금리가 내려간만큼 은근슬쩍 가산금리를 올려 인하 효과를 상쇄시키면서 서민들의 시름은 깊어지고 있는 형국이다.

특히 가산금리를 가장 큰 폭으로 올린 곳이 바로 우리은행이다.

우리은행의 가산금리는 6월 1.24%에서 9월 1.70%로 0.46%p 상승했는데 이는 같은 기간 KB국민은행이 0.19%p, 신한은행이 0.18%p, KEB하나은행이 0.12%p를 올린 것에 비해 월등히 높은 수치다.

우리은행 민영화에 날개를 달아 준 ‘깜짝 실적’은 결국 소비자들에게 부담을 전가해 얻어낸 결과물이었던 셈이다. 민영화에 눈이 멀어 정작 중요한 ‘소비자’는 완벽하게 뒷전이라는 느낌을 지울 수가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