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동제약 '물장수' 오명에도 R&D투자 인색
삼다수·비타500·옥수수수염차 매출 52% 차지…R&D투자 비용 한미약품 대비 3%
[컨슈머치 = 이우열 기자] 광동제약이 제약분야 연구개발 투자에 인색한 것으로 나타났다.
▶무늬만 제약회사?…물장수 오명
광동제약은 지난해 매출 5,723억 원을 기록했는데 이 중 29%에 달하는 1,676억 원은 삼다수로 벌어들인 수익이다.
지난 2013년 광동제약은 삼다수 위탁판매자가 된 뒤 삼다수만으로 1,000억 원 이상을 벌어들였다. 삼다수는 사업적으로 대단한 성과이지만 업계에서 광동제약이 제약사가 아닌 ‘물장수’라고 조롱을 받는 이유가 되기도 한다.
그러나 ‘물장수’가 결코 과하지 않은 수식어라는 점은 올해 광동제약의 상반기 매출 구성에서 확인할 수 있다.
올 상반기 광동제약의 제품별 매출 비중을 살펴보면 삼다수가 29.4%(907억 원), 비타500이 14.7%(452억 원), 옥수수수염차는 8.4%(259억 원)을 차지했다.
삼다수, 비타500, 옥수수수염차 등 음료가 차지하는 비중은 전체의 절반이 넘는 52.5%였다.
이에 반해 항암치료제 코포랑의 매출은 9억2,000만 원(0.3%), 치질치료제 베니톨 19억 원(0.6%), 비타민D 주사제 비오엔주는 32억 원(1.0%)에 불과했다.
이 외에도 쌍화탕이 59억 원(1.9%), 청심원류가 180억 원(5.9%), 하디콜 시리즈가 8억4,000만 원(0.3%)으로 역시 음료에 비해 매출 비중이 현저히 작았다.
▶한미약품 대피 3%불과…R&D 투자 인색
문제는 이런 상황에서도 광동제약은 제약 분야 연구 개발 투자에 인색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광동제약은 연구개발 비용으로 2014년 59억 원, 2015년 63억 원을 투자해 같은해 매출액과 비교해보면 고작 1%대에 불과했다.
지난 8월 광동제약이 공시한 반기보고서에 따르면 상반기 연구개발비용 역시 약 23억 원에 머물렀다. 상반기 매출의 0.7%에 불과한 이 투자비용은 전년대비 오히려 9억 원이나 감소한 수치다.
같은 기간 광동제약은 유한양행, 한미약품, 녹십자, 종근당 등 10대 제약사 중 연구개발비가 가장 적었다. 상반기에만 연구개발에 약 700억 원을 투자한 한미약품에 비하면 광동제약의 연구개발비는 3% 남짓이다.
광동제약 연구개발원 수는 총 145명으로, 의약품 개발본부 47명, 중앙연구소 61명, 건강사업본부 외 37명을 두고 있다. 연구개발인력 비중은 전체 직원 수의 14.6%로, 상장제약사들의 평균 연구개발원 비중인 14.6%과 같았음에도 불구하고 R&D에 투자되는 비용이 타 기업대비 현저히 적은 상황이다.
SK증권 관계자는 “광동제약의 R&D 비용이 70억 원대에 불과해 의약품 사업 강화를 위한 R&D 투자 확대가 필요한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광동제약 관계자는 "2013~2015년 사이 전문의약품 29종, 일반의약품 26종을 지속적으로 신제품을 출시하고 있으며, 지난해 제약과 음료 부분 성장률이 각각 13%, 9%로 균형있는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고 해명했다.
이어 그는 "지난해 GSK와 영유아 백신 품목 독점판매 계약을 통해 백신 사업부를 신설했고, 올해는 미국 오렉시젠사의 콘트라브를 국내 독점 출시하며 비만치료제 부문에서도 새로운 영역을 키워가고 있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