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스마트폰시장, 오포·비보 '웃고' 삼성·애플 '울고'
1~4위까지 중국 업체 싹쓸이…노트7 사고까지 겹치며 삼성 입지 '흔들'
[컨슈머치 = 이우열 기자] 중국 스마트폰 업체 ‘오포’와 ‘비보’가 자국 시장 내에서 무서운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지난 3분기 오포와 비보가 중국 스마트폰 시장 정상에 오른 가운데 삼성과 애플의 입지는 점점 좁아지는 형국이다.
▶오포-비보, 中 정상 등극
11일 시장조사업체 IHS에 따르면 오포와 비보는 지난 3분기 중국 시장에서 각각 스마트폰 2,200만대, 1,900만대를 판매했다. 점유율로 따지면 오포는 18%, 비보가 16%에 달하는 규모다.
지난해 3분기만해도 오포와 비보는 화웨이, 샤오미 등에 밀려 4,5위 정도에 불과했기 때문에 업계는 두 업체의 성장세를 주목했다. 하지만 최근 이처럼 단 기간에 비약적인 성과를 달성하자 놀라는 분위기다.
중국 내 1위 자리를 지켜오던 화웨이는 1,800만대 판매량(15%)을 기록하며 3위로 밀려났고, 샤오미는 1,200만대(10%)로 4위 자리에 위치했다. 1위부터 4위까지 모조리 중국기업이 싹쓸이한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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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출처=오포 웹사이트) |
반면 1,100만대(9%)를 판매한 애플은 4위, 삼성전자의 경우 900만대에 불과한 판매고를 올리며 점유율 7%로 6위에 머물렀다.
단순 점유율 뿐만 아니다. 카운터포인트리서치에 따르면 지난 3분기까지 오포의 연간 스마트폰 판매량 증가율은 83%, 비보는 114%로 양사 모두 약 2배 가까이 증가했다.
사실 오포와 비보는 다른 이름을 갖고 있지만, 양사 모두 BBK전자의 자회사인 형제 기업이다. 양사의 점유율을 합치면 약 34%로, 3위 화웨이보다 약 2배 높은 점유율을 보유하고 있는 셈이다.
지난 2011년만 해도 뒤늦게 스마트폰 시장에 진출하며 신흥 기업이라는 평가를 받던 두 업체가 불과 약 5년 만에 진짜 강자로 등극한 것.
오포는 가성비를 내세운 중저가 단말기, 비보는 고가 프리미엄 단말기로 구분지어 시장을 공략한 것이 주효했다는 분석이다.
또한, 온라인 판매에 주력한 샤오미 등과 달리 오프라인 판매에 주력했고, 단순 유사 제품이 아닌 색깔있는 제품을 내놓으면서 시장 공략에 성공했다는 것이 업계의 전반적인 평가다.
▶속타는 삼성·애플
시장조사업체 스트래티지 애널리틱스에 따르면 지난 3분기 중국 스마트폰 시장 전체 출하량은 약 1억2,100만대로, 전년비 15%나 증가했을 만큼 세계 최대 시장으로 꼽힌다.
같은 기간 전세계 스마트폰 출하량이 약 3억7,540만대임을 감안하면, 3분의 1에 달하는 물량이 중국에서 유통되고 있다는 계산이 나온다.
그렇기 때문에 국내 업체는 물론 전세계 업체들이 중국 시장에 각별히 신경써왔다.
그러나 상황이 예전같지 않다. 최근 중국 스마트폰 시장은 애플, 삼성전자 등이 밀려나며 자국 기업이 주도하고 있다. 기존 화웨이, 샤오미, 레노버 등에 더해 오포와 비보까지 합세했다.
애플은 지난 3분기 중국 시장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30% 가량 감소했고, 삼성전자의 경우 지난해 2분기 이후 중국내 스마트폰 시장 점유율 5위권 밖을 맴돌고 있다.
특히, 최근에는 갤럭시노트7 단종이 겹쳐지면서 중국 시장 점유율 확대에 제동이 걸렸다.
여기에 중국 스마트폰 업체들은 한국 시장 진출의 뜻을 내비치며 공격적인 태도를 취하고 있어 삼성에 더 큰 위기감을 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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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출처=비보 웹사이트) |
화웨이의 경우 지난 6일 자사 프리미엄 스마트폰 P9과 P9플러스를 국내 출시하겠다고 밝혔다. 몇 차례 중저가 단말기를 출시했던 적은 있지만 프리미엄급 스마트폰은 처음이다. 현재 LG유플러스가 유력한 파트너사로 알려졌다.
레노버도 내달 ‘팹2프로’를 출시할 예정이며, 업계에 따르면 오포와 비보도 국내 시장 진출을 위해 몇몇 사업자들과 협의를 진행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 한 관계자는 “중국 폰의 장점은 가성비다. 하지만 아직까지 국내 소비자들에게 인지도가 낮다는 것은 약점이다”라며 “다만 중국 업체들이 향후 국내 시장에 지속적으로 제품을 출시하고 홍보하다 보면 충분히 성공할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어 그는 “삼성전자의 경우 이미 중국시장에서 고전하고 있는 상황에서 최근 노트7 사고도 더해져 더욱 입지가 좁아졌다”라며 “게다가 중국소비자들은 이미 자국 스마사트폰에 더 많은 애착을 갖고 있는 상황이기 때문에 소비자들의 인식을 바꾸기가 굉장히 어려울 것”이라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