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하만’ 인수…삼성전자, 전장사업 본격화

약 9조원에 인수 결정…향후 삼성전자-하만 시너지 기대

2016-11-15     이우열 기자

[컨슈머치 = 이우열 기자] 삼성전자가 미국 전장기업 ‘하만’을 인수, 전장 및 오디오 사업 강화에 나섰다.

15일 삼성전자는 미국 전장전문기업 '하만(Harman)'을 국내 기업의 해외 기업 M&A 사상 최대 규모인 9조3,000억 원에 인수했다고 밝혔다.

삼성전자가 역대 최고액을 들여 사들인 하만은 1956년 설립돼 1995년 독일 베커(Becker)를 인수하면서부터 전장부품 사업에 뛰어든 업체다.

미국, 멕시코, 브라질, 헝가리, 독일, 인도 등 전세계 10개국에 19개 거점을 두고 전장사업, 컨슈머 오디오, B2B용 음향 및 조명기기 등의 사업을 병행하고 있다.

   
▲ (출처=하만 홈페이지)

하만은 지난해 기준 매출액 70억 달러, 영업이익 7억 달러를 기록했다. 지난 2014년부터 매년 매출은 14%, 영업이익은 25%씩 증가하며 높은 성장세를 기록하고 있다.

특히, 하만은 프리미엄 인포테인먼트와 텔레매틱스, 카오디오 영역에서 높은 시장 점유율을 차지하고 있다. 인포테인먼트와 카오디오는 각각 24%, 41%로 업계 1위를 달리고 있고, 텔레매틱스는 10%로 업계 2위다.

업계에 따르면 커넥티드카, 자율주행차, 전기차 등 스마트카용 전장시장 규모는 지난해 기준 542억 달러에서 오는 2025년 약 1,864억 달러 규모로 연 13%씩 성장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전체 사업에서 전장사업 매출 비중은 65% 수준이다. 특히, 커넥티드카와 카오디오 사업은 연매출의 약 6배에 달하는 240억 달러 규모의 수주잔고를 보유하고 있을 정도로 자동차 전장 업계에서 경쟁력을 인정받고 있다. 하만의 제품들은 BMW, 렉서스, 아우디, 벤츠, 볼보, 마세라티 등에 납품되고 있다.

또한, 하만은 JBL, 하만카돈, 마크레빈슨, AKG, 뱅앤올룹슨(B&O), 바우어앤윌킨스(B&W) 등 프리미엄 오디오 브랜드를 보유하고 있다. 뱅앤올룹슨의 경우 카오디오 영역만 하만이 보유하고 있다.

이번 인수로 삼성전자는 그동안 반도체와 디스플레이 중심이었던 전장사업에서 약점으로 지적 받아온 카오디오 부분을 보완하게 됐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NH투자증권 관계자는 “하만 인수를 통해 삼성전자는 인포테인먼트 분야에서 단숨에 시장 1위로 진입할 것으로 보인다”며 “반도체, 디스플레이, 스마트폰 등 기존 사업과 하만의 자동차 인포테인먼트 기술과의 시너지 확대가 예상된다”고 말했다.

SK증권 관계자는 “이번 인수로 삼성전자가 전장부문에서 절대적으로 취약했던 고객 구조를 획기적으로 개선할 수 있게 됐다”며 “삼성전자는 신성장동력인 전장사업에 대한 글로벌 도약기반을 확보했으며, 향후 삼성전자의 기존 사업과 하만그룹의 노하우를 접목시킬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고 설명했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인수금액 규모는 하만의 성장성, 수익성, 경쟁력 등 가치들을 종합적으로 검토해서 결정한 부분”이라며 “인수 효과의 한 예로, 향후 오디오 사업 같은 경우 스마트폰, TV, VR, 웨어러블 등에 하만의 프리미엄 기술을 적용해 소비자들에게 최고의 경험을 제공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삼성전자의 하만 인수는 주주와 주요 국가 정부기관의 승인을 거쳐 내년 3분기까지 마무리될 예정이다. 다만, 관련 절차들이 조기 승인될 경우 일정이 앞당겨질 수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