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준기 회장, 로열티 때문에 동부 버린다? 환골탈태?
동부건설 매각과 함께 상표권도 이전…사용료 지급·사명 변경 갈림길
[컨슈머치 = 김은주 기자] 동부그룹이 최근 사명 변경을 염두에 두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면서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9일 한 매체에 따르면 지난해 말 동부그룹(회장 김준기)은 자사 전 직원을 상대로 새로운 사명을 공모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같은 동부그룹의 갑작스러운 사명 변경 움직임을 두고 업계는 여러 가지 추측들을 내놓고 있다.
지난 2013년 유동성 위기로 뼈 아픈 구조조정을 단행한 동부는 이미지 쇄신과 정체성 재확립을 통한 환골탈태를 사명 변경의 이유로 거론되고 있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실상 ‘동부’ 브랜드의 상표권 문제로 향후 벌어질 골치 아픈 싸움을 미연에 방지하기 위한 조치라는 주장이 힘을 얻고 있다.
당초 동부그룹의 모태인 동부건설이 그룹을 대표해 '동부'의 상표권을 출원했고, 이후 다른 계열사들은 별다른 조치없이 '동부' 브랜드를 사용해 왔다.
그 동안 동부그룹은 동부건설이 그룹을 대표해 상표권을 출원했을 뿐 단독재산이 아니라는 이유로 브랜드 사용료를 따로 지불하지 않았지만 지난 2015년 국세청은 이 문제로 인해 회사 이익이 축소됐다고 판단해 동부건설에 수백억 원의 추징금을 부과하면서 화두가 됐다.
이러한 상황에서 지난해 동부건설이 키스톤프라이빗에쿼티(이하 ‘키스톤PE’)로 매각될 당시 상표권도 함께 넘어갔다.
때문에 현재 동부화재 등 '동부'라는 브랜드를 사용하는 그룹 내 계열사들은 매년 거액의 브랜드 사용료를 지급해야 하는 상황에 놓였다.
고민이 깊어지자 최근 동부그룹은 직원들을 대상으로 새로운 사명 공모에 나선 것으로 알려졌다.
‘동부’ 브랜드 상표권 문제를 두고 키스톤PE와 껄끄러운 상황에 놓인 동부그룹는 현재 ‘동부’라는 이름을 지키는데 드는 비용과 버리는 데 드는 비용을 면밀히 비교할 수밖에 없는 입장이다.
이에 대해 동부그룹 관계자는 “사명 공모를 낸 건 맞지만 변경까지는 아직 검토 중인 단계일 뿐 확정된 건 없다”라며 “키스톤PE와의 문제라기보다 몇 년 동안의 걸친 구조조정 과정에서 몇몇 그룹 계열사들이 분리가 되다 보니 그룹의 정체성 문제와 나아가서 새로운 기업 이미지 구축을 고민하게 됐고 자연스럽게 사명 변경을 검토하게 됐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