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코 권오준, 최순실 의혹에도 '믿는 구석' 있다?
포레카 매각 외압·권력 개입 의혹 여전…이사회 구성원 "연임 유리" 지적도
[컨슈머치 = 송수연 기자] 포스코는 25일 이사회를 열고 권오준 회장의 연임 여부를 가늠하게 된다.
지난 2014년 취임한 권오준 회장은 전임 회장인 정준양 회장이 위기로 몰아 넣은 포스코를 이어받아 경영 정상화를 이뤄낸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그러나 권 회장은 최근 최순실 국정 농단 사태에 연루되면서 임기 말 큰 위기에 직면했다. 포스코의 광고대행사였던 포레카는 매각 과정에서 외압 의혹이 불거졌고, 이 때문에 권 회장은 검찰의 소환 조사를 받았다.
더불어 2014년 취임 당시 무명에 가까웠던 권 회장을 이른바 '보이지 않는 손'이 회장 자리에 올렸다는 구설수도 재조명 받고 있는 상황이다.
이같은 구설수 속에서도 권 회장이 연임 의사를 밝힌데는 따로 '믿는 구석'이 있는 것 아니냐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2014년 취임 당시도 ‘보이지 않는 손’ 의혹
지난 2013년 11월, 정준양 전 포스코 회장은 영업 부진, 부채 증가 등에 책임을 지고 회장직에서 물러났다.
사임 직후 유력 후임자에는 윤석만 전 포스코건설 회장, 이동의 대우인터내셔널 부회장, 정동화 포스코건설 부회장, 김준식·박기홍 포스코 사장 등 포스코 계열사 사장들이 꼽혔다.
또한 김종인 전 청와대 경제수석, 진념 전 부총리, 포스코 근무 경력을 보유한 구자영 전 SK이노베이션 부회장 등 외부인사의 선임 가능성도 열어뒀다.
거론조차 되지 않았던 권 회장은 CEO 후보자 명단에 깜짝 발탁됐다. 권 회장은 정동화 포스코건설 부회장과 함께 최종 후보에까지 오르게 됐다.
최종 면접에서는 사상 유례없는 영어 면접이 진행돼 이른바 권 회장 선임에 '보이지 않는 손'이 개입했다는 의혹을 강하게 받았다.
권 회장은 캐나다와 미국에서 석·박사 학위를 취득하고, 유럽사무소장까지 역임해 영어실력이 출중한데 반해, 같이 최종 후보에 오른 정동화 부회장은 국내파로 영어 면접에는 취약했다는 해석이다.
또한 권 회장 부인인 박충선 대구대 교수가 최순실과 친분이 있다는 점도 회장직 낙점에 영향을 끼쳤다는 관측도 조심스럽게 제기됐다.
▶CEO후보추천위원회, 권오준 회장 연임에 힘?
권 회장은 포레카 매각 관련 외압설과 더불어 선임 배경을 두고도 논란이 많은 가운데서도 이번 포스코 회장 연임에 도전하기로 결정했다.
일각에서는 이 도전을 두고 권 회장이 이미 '믿는 구석'이 있는 것 아니냐는 주장이 제기됐다.
현재 CEO후보추천위원회는 이명우 동원산업 사장, 신재철 전 LG CNS 사장, 김일섭 서울과학종합대학원 총장, 선우영 법무법인 세아 대표변호사, 박병원 경총 회장, 김주현 현대경제연구원 고문 등 6명으로 구성됐다.
추천위원 중 이명우 동원산업 사장과 신재철 전 LG CNS 사장 등 2명은 지난 2014년 권 회장이 처음 포스코 회장에 오를 당시에도 CEO후보추천위원에 소속돼 있었기 때문에 이번에도 힘을 실어 줄 수도 있다는 관측이다.
또한 이번 추천위원 중 박병원 경총회장과 김주현 현대경제연구원 고문은 친정부 성향으로 평가되는 인물로 ‘독립성’ 측면에서 우려스럽다는 주장이 있다.
경제개혁연대 측은 “포스코의 김주현, 박병원 사외이사는 친정부 성향 인사로, 포스코 이사 후보로 신규 선임된 것은 결코 우연이 아니다”며 “김주현, 박병원 사외이사 신규 선임은 정부의 입맛에 맞는 인사들이 대거 이사회에 진출할 수 있는 발판”이라고 지적한 바 있다.
따라서 추천위원 6명 중 이들 4명의 위원이 권 회장의 ‘믿는 구석’이 될 가능성이 크다는 관측이다.
이와 관련해 포스코 관계자는 “CEO후보추천위원회는 사외이사로 구성되다 보니 지난번 추천위와 인원이 같을 수 있다”면서 “이와는 별개로 최근에는 외압이 가해지기 어려운 상황이기 때문에 CEO후보추천위원회가 (권 회장에 대해) 제대로 검증할 수 있는 시기라고 판단한다”고 설명했다.
또 이 관계자는 “이번 상황에서는 권력 개입설, 유력 후보간의 경쟁설은 찾아볼 수 없기 때문에 압력을 가할 여력이 없다고 본다”며 “CEO후보추천위원회 역시 (권 회장을) 밀어주기는 어려운 상황”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