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NG생명 정문국, 상장·매각 투트랙 '가시밭길'

3년간 실적개선 바탕 연임 성공…상장 5월 예정, 이후 매각 숙제도 남아

2017-02-15     김은주 기자

[컨슈머치 = 김은주 기자] 최근 연임에 성공한 정문국 ING생명의 어깨가 더욱 무거워졌다.

지난해부터 지지부진 난항을 겪고 있는 매각 작업과 더불어 오는 5월로 예정된 상장 준비까지 앞으로 3년간 회사를 더 이끌어나가게 된 정문국 사장 앞에 당장 풀어야 할 중요 과제가 산적해 있기 때문이다.

15일 업계에 따르면 ING생명 대주주인 MBK파트너스는 정 사장의 연임을 결정한 뒤 지난 3일 열린 주주총회에서 최종 확정됐다.

ING생명 관계자는 “생명보험에 대한 경험과 전문성을 바탕으로 2014년부터 3년간 실적 개선을 이뤄낸 것이 주효했다”며 연임 배경으로 전했다.

   
▲ING생명 정문국 사장(출처=ING생명 홈페이지)

정 사장은 제일생명(현 알리안츠생명 전신) 출신으로 AIG 글로벌 인베스트 코리아 대표이사, AIG생명 상무, 알리안츠생명 대표이사, 에이스생명 한국 대표이사 등 임원을 두루 거친 외국계 보험 베테랑이다.

사모펀드(PEF) MBK파트너스에 인수 된 ING생명에 영입된 정 사장은 2014년 2월부터 3년 간 회사를 진두지휘 해 왔다.

이번에 연임에 성공해 또 다시 3년간 ING생명의 사령탑을 맡게 된 정 사장은 우선 오는 5월 성공적인 ‘IPO(기업공개)’를 위한 준비에 박차를 가하고 있는 상황이다.

ING생명은 지난해 말 대표 주관사로 삼성증권과 모건스탠리를 선정하고 지난 9일 한국거래소에 상장예비심사 신청서를 접수했다.

정 사장은 상장추진 배경에 대해 "내재가치(EV) 중심의 경영을 가속화하고 새로운 규제환경 하에서 회사 도약의 발판을 마련하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로써 지난 1년간 새 주인 찾기에 동분서주했던 ING생명은 ‘매각’과 ‘상장’을 병행 추진하는 투 트랙 전략으로 선회하겠다는 방침이지만 업계는 현재 매각 작업에 대해서는 잠정중단 상태로 보고 있다.

한반도 사드 배치 결정에 따른 여파로 그 동안 관심을 보여왔던 중국 자본과의 협상 분위기가 꽁꽁 얼어붙자 방향을 틀었다는 분석이다.

ING생명의 매각 작업이 난항을 거듭하는 근본적인 이유로는 ‘가격’에 대한 온도차가 가장 크게 작용하고 있는 것으로 보여진다. 보험업계가 침체기에 접어든 상황에서 IFRS4 2단계 도입 예정으로 인한 충당금 추가 적립 부담까지 겹치며 생보사 매물이 ‘제 값 받기’가 어려운 분위기가 굳어진 탓이다.

앞서 ‘50억 원’ 헐값에 팔려 업계에 충격을 준 알리안츠생명에 이어 PCA생명이 시장예상가에 한참 못 미치는 가격에 팔리는 등 생보사들의 잇단 헐값 매각 사례도 무시 못할 요인이다. ING생명의 경우 3조 원에 달하는 비싼 몸값을 감당할 인수 후보자가 많지 않다는 점에서 새 주인 찾기가 더욱 난항을 겪고 있다.

문제는 향후 ING생명의 IPO 흥행 여부도 불투명하다는 관측이 속속 나오고 있다는 점이다. 앞서 유가증권시장에 입성한 동양생명 등 다른 생명보험사들이 상장 뒤에 부진한 주가 흐름을 이어가고 있기 때문.

여기에 지난해 IPO대어로 기대를 모았던 업체들까지도 공모가를 내리거나 아예 IPO를 연기하는 등 시장이 꽁꽁 얼어붙었다는 점과 사모펀드인 MBK파트너스가 대주주라는 점도 정문국 ING생명 사장이 성공적인 상장 추진을 위해 극복해야 할 과제다.

동양생명, 삼성생명, 한화생명, 미래에셋생명에 이어 생보업계 다섯번째 상장사가 되기 위한 첫 행보를 시작한 정 사장이 향후 ‘상장’과 ‘매각’ 두 마리 토끼를 성공적으로 다 잡았다 평가 받을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

한편 ING생명은 지난해 9월 말 기준 총자산 31조7,984억 원으로 업계 5위다. 시장에서 현재 ING생명의 공모액은 1조 원 내외로 예상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