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메프, 야근·주말 출근 강요?…'갑질' 주홍글씨
익명게시판서 폭로·불만 줄이어…회사 측 "사실 아니다" 전면부인
[컨슈머치 = 김은주 기자] 소셜커머스 업체 위메프(대표 박은상)가 좀처럼 ‘갑질’ 기업 꼬리표를 떼지 못하는 모습이다.
▶야근·주말 출근 강요…괴로운 위메프 직원 ‘호소’
최근 익명 게시판 어플리케이션 ‘블라인드’를 통해 위메프 직원의 하소연 글이 올라와 화제를 모았다. 사측이 주말까지 전 직원을 강제로 출근시키고 있다는 내용이 요지다.
익명의 직원 A씨는 “여태까지 회사가 시키는 일에 묵묵히 일 해 왔고, 할 일이 있으면 자발적으로 남아서 야근도 했다”며 “그런데 이제 회사에서는 무조건 야근에다가 주말 출근을 하라고 강요하고 수당은 없으나 10시부터 2시까지 나와서 점심은 회사, 저녁은 지정 식당에 가서 찍고 먹으라고 한다”고 토로했다.
A씨는 이어 “직원들이 회사에 대해 주인의식을 갖고 일하게 하려면 회사가 먼저 직원들을 대하는 태도부터 바꿔야 한다”며 “그게 아니라면 주말시간 외 수당과 주말 수당 등 정당한 대가를 주고 철저한 계약관계에서 일을 시켜야 하는 것 아니냐”고 울분을 토했다.
회사의 강제적인 주말 출근과 갑질에 불만을 갖고 있는 직원은 A뿐만이 아니었다. 익명 게시판을 통해 비슷한 불만을 토로하거나 회사의 갑질을 폭로하는 글들이 줄을 이었다.
다른 익명의 직원 B씨는 “진짜 역대급으로 퇴사자 발생”이라며 “내부적으로 제2의 갑질이 장난이 아니다. 300km로 달리라면 아무것도 해주지 않고 지친다 지쳐”라는 글을 남겼다.
이와 함께 위메프 내부적으로 ▲디자이너 kpi조작 사건 ▲야근수당 임금 체불 ▲연차수당 1일 5만 원 ▲직원 포상급제도 차별 ▲파견직 계약 기간 축소 ▲2년 파견 계약직 ▲임원급 인사 청탁 등의 부당한 행위들이 자행되고 있다고 지탄했다.
주말 출근 및 야근 강요에 대해서 위메프 측은 전혀 사실이 아니라고 해명했다.
위메프 한 관계자는 “2주 동안 사태를 파악해 본 결과 현재 직원들뿐 아니라 이미 퇴사한 직원들도 다수 글을 쓴 것으로 보인다“며 “회사 차원에서 주말 출근과 야근을 강요하는 일은 전혀 없었다. 만약 주말에 초과근무를 할 경우 전산에 다 남게 되기 때문에 근로기준법에 따라 임금이나 대체휴무 등의 보상을 주고 있다”고 말했다.
다만 일부 커뮤니케이션 상의 오해가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는 설명이다.
이 관계자는 “최근 ‘222데이’ , ‘333데이’와 같은 기획전 준비 기간이 다른 행사 준비 때 보다 시간이 부족해 업무량이 늘어난 것은 사실이다. 목표치를 맞추려다 보니 주말에도 업무를 봐야 하는 경우가 생겼고, 일부 팀장급들이 주말에 다 나오라는 식의 쓴 소리를 한 것이 직원들의 기분을 상하게 한 것 같다”고 설명했다.
▶갑질 낙인, 지워 질만 하면 또?
위메프가 갑질 논란에 중심에 선 것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그래서 더 논란이 커지고 있는 측면도 없지 않다.
지난 2015년 1월 위메프는 정직원과 다름없는 업무를 시키고도 기준을 충족시키지 못했다며 수습직원 11명을 전원 해고해 이른바 ‘채용 갑질’로 사회적 공분을 일으킨 바 있다.
2주간의 실무능력 평가 기간 동안 하루 14시간가량 일했던 해당 수습직원들은 1인당 총 55만 원을 받고 정직원과 같은 수준의 업무를 해 온 것으로 전해졌다.
시간이 지날수록 비난 여론이 수그러들기는커녕 소비자들 사이에서 ‘불매운동’까지 확산되자 위메프 측은 입장을 번복해 전원 최종 합격으로 정정하고 박은상 대표가 공식 사과했지만 2년이 지난 지금도 ‘갑질’의 대명사라는 주홍글씨가 선명히 남겨져 있다.
특히 최근 정당한 보상없이 야근과 주말 출근을 강요하고 있다는 직원들의 불만이 수면 위로 떠오르면서 회사 이미지 실추는 물론 ‘갑질’ 이미지의 고착화도 이뤄지고 있는 모습이다.
네티즌들은 “제 버릇 남 못 주는 것 아니겠느냐”, “수습사원 논란 때 진작에 위메프를 탈퇴했다” 등의 민감하고 싸늘한 반응을 보이고 있다.
한편 위메프가 채용 갑질 논란 이후 좀처럼 실적을 회복하지 못하고 있다. 막대한 판촉·광고비 지출에도 불구하고 위메프는 만성적자에 시달리고 있는 것은 물론 자본잠식 상태에 허덕이며 위메프박스 등 수익이 나지 않는 서비스를 하나 둘 접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