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리안츠생명, 안방그룹化…동양 꼴 날까 우려

인사 물갈이·사명 변경 등 모회사 색깔 입기…저축성보험 공략·단기 이익 극대화 등 리스크 증대 우려

2017-03-10     김은주 기자

[컨슈머치 = 김은주 기자] 동양생명에 이어 알리안츠생명도 본격적으로 ‘안방(安邦)보험化’ 작업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간판’ 바꾸고 경영진 대거 ‘물갈이’

올해 초 알리안츠생명이 임원진들이 안방보험 인사들로 대거 물갈이됐다. 중국 안방보험에 인수된 알리안츠생명은 독일 알리안츠그룹에서 임명됐던 사외이사 대부분을 교체하고 절반 이상을 안방보험 인사로 채워 넣었다.

새롭게 선임된 안방보험그룹 임원진들은 차후 알리안츠생명 경영에 적지 않은 입김을 불어넣을 것으로 보인다.

업계 따르면 알리안츠생명은 지난달 15일 열린 임시 주주총회에서 부사장과 이사회 의장 등 알리안츠생명 임원진 교체를 단행했다. 이날 알리안츠생명은 각각 중국인 5명과 한국인 2명을 새로운 임원으로 선임했다.

신임 부사장으로는 왕루이 씨를 새로운 이사회 의장으로 짜오홍 씨를 임명했다. 신임 왕 부사장은 CIO로써 알리안츠생명의 투자업무를 총괄하게 되며 짜오홍 신임 이사회 의장은 임원후보추천위원회, 리스크관리위원회, 보수위원회 업무를 맡게 됐다.

이 밖에 사외이사 5명도 교체됐다. 이로써 독일 알리안츠생명이 임명한 임원 중 요스 라우어리어 사장과 순 레이 부사장만 남게 됐다.

알리안츠생명이라는 명패도 곧 때게 된다. 안방보험이 알리안츠생명의 새로운 주인이 됨에 따라 더 이상 독일 금융그룹의 '알리안츠'라는 이름을 사용할 수 없다.

이 때문에 업계에서는 일찌감치 안방보험이 인수한 또 다른 생보사인 동양생명과의 합병 가능성이 제기됐지만 알리안츠생명은 독자적으로 새로운 사명을 달겠다는 계획이다.

앞서 같은 달 8일 알리안츠생명은 올해 2분기 내에 ‘알리안츠생명’에서 ‘ABL생명’으로 사명을 변경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알리안츠생명 관계자는 “올해 2분기 내에 사명을 변경할 예정”이라며 “새로운 사명인 ‘ABL생명’은 안방보험그룹과의 연계성을 강조하는 동시에 고객이 ‘더 나은 삶(A Better Life)’을 영위할 수 있도록 헌신하겠다는 강한 의지를 담고 있다”고 말했다.

▶공격적 차이나 경영…동양생명과 닮은 꼴

본격적으로 독일알리안츠의 색깔을 빼고 중국안방보험의 스타일로 변화를 꾀하는 알리안츠생명의 행보는 앞서 인수된 동양생명과 닮아있다는 평가다.

지난 2015년 9월 동양생명이 구한서 대표이사를 제외하고 모든 이사진을 물갈이하고 본격적인 친정 체제 구축에 나선 것을 시발점으로 고금리 일시납 저축성 보험 판매에 주력하는 등 전형적인 ‘몸집 불리기’식 영업 행보를 보였는데 알리안츠생명 역시 그 전철을 밟고 있다는 것이다.

실제로 안방보험에 인수되기 전 저축성보험 판매를 중단하고 보장성과 변액 위주로 영업을 전개해왔던 알리안츠생명은 최근 다시 저축성보험을 중심으로 공격적 영업을 펼치고 있다.

이는 국내 보험사들이 국제회계기준(IFRS4) 2단계 도입을 대비해 부채로 인식되는 저축성보험 상품 판매는 줄여가는 추세와 반대되는 행보로써 안방보험의 ‘중국식’ 경영 마인드에 대한 우려가 끊임없이 제기되고 있다.

재무건정성을 고려하지 않은 채 단기이익을 극대화하는 경영방식이 자칫 동양생명 육류담보대출사건과 같은 커다란 리스크를 초래할 수 있다는 지적이다.

여기에 중국자본 중 유일하게 국내 금융회사 2곳을 인수한 ‘큰 손’임에도 지배구조 등 기업의 실체 대부분 베일에 싸여 있다는 점에서 안방보험에 대한 각종 의혹과 경계의 시선도 쏟아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