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ING생명, 더 초라해진 데뷔전
[컨슈머치 = 김은주 기자] 올해 IPO 대어로 기대를 한 몸에 받았던 넷마블게임즈와 ING생명이 지난 주 나란히 유가증권시장에 입성했지만 시장의 온도 차는 사뭇 다른 듯 보인다.
국내 1위 모바일 게임사인 넷마블의 경우 공모가 15만7,000원 대비 약 5%가량 오른 16만5,000원의 시초가를 기록, 상장 첫날 시가총액이 14조 원을 가뿐히 돌파하며 단번에 게임업종 대장주로 등극했다.
또한 이 날 넷마블은 기존 게임업계 시총 1위 업체였던 엔씨소프트를 거의 2배 스코어로 따돌리며 게임주 왕좌를 차지한 것을 넘어 등장하자마자 LG전자를 제치고 코스피 시총 21위에 오르기도 했다.
한마디로 코스피 상장 첫날부터 투자자들의 열렬한 환대를 받은 셈이다.
반면 증시 입성 동기(?)인 ING생명은 다소 아쉬운 출발로 대조를 이뤘다.
ING생명은 공모가 3만3,000원보다 약 5%정도 밑도는 3만1,200원에 시초가를 형성한 뒤 줄곧 내림세를 보이며 초라한 데뷔전을 치러야만 했다.
생보사의 경우 흔히 희망공모밴드 하단에서 공모가가 결정되는 징크스가 있는데 이를 깨고 하단을 초과해 공모가가 확정된 점을 부각하며 샴페인을 일찍 터뜨린 탓일까.
사실 ING생명의 초기 상장 흥행 성패에 대한 불안한 신호는 일반공모 청약부터 일찌감치 감지됐다. 일반공모 청약 첫날 경쟁률이 0.17대1로 흥행에 재미를 전혀 보지 못한 것이다.
넷마블 청약금 환불일에 맞춰 자금이 쏠릴 것이라고 기대했던 둘째 날도 최종 경쟁률 0.82대 1을 기록해 예상보다 부진한 성적으로 마무리 됐다.
그나마 수요예측에 참여했던 국내외 기관투자자들을 통해 남은 물량을 모두 소화해 ‘미달 사태’의 급한 불을 끄는 선에서 체면 치레만 겨우 할 수 있었다.
생보업계 전망이 좋지 않은데다 ING생명 자체도 업계 내 위치도 어중간해 투자 매력도가 떨어진다는 평가가 현실화 된 것이다.
탄탄한 재무건정성과 높은 배당성향이 매력으로 부각됐음에도 시장의 평가는 냉혹했다. 무엇보다 대주주가 사모펀드라는 점이 흥행의 발목을 잡은 것으로 보인다.
당초 ING생명의 지분 100%를 보유 중인 MBK파트너스는 ING생명의 매각을 추진했지만 번번히 불발되자 ‘매각’과 ‘상장’을 병행 추진하는 투 트랙 전략으로 선회한 것인데 이를 두고 시장에서는 기대와 우려가 교차했던 것이 사실이다.
과연 해당 전략이 옳은 선택이었는지는 조금 더 두고 볼 일이다.
다만 현재까지는 이마저도 신통치 않은 반응으로 국내증시에서 흔히 통용되는 ‘생보사 IPO 잔혹사’ 명부에 이름을 올리는 모양새라는 점은 분명해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