흥국생명, 경영악화에 노조 분란까지 '첩첩산중'

2017-09-26     김은주 기자

[컨슈머치 = 김은주 기자] 태광그룹 금융 계열사 흥국생명(대표 조병익)이 경영악화를 타개하기 위해 비용절감을 통한 체질개선에 안간힘을 쓰고 있는 가운데 노조와 잡음까지 심화되는 등 내우외환을 겪고 있다.

▶노사갈등 ‘팽팽’, 위원장 비리 혐의까지

업계에 따르면 오는 28일 흥국생명 신임 노조위원장 선거를 앞두고 백모 흥국생명 노조위원장이 각종 비리 혐의에 휩싸였다.

백 위원장은 최근 1억원 상당의 조합비를 횡령과 자신의 부인을 설계사로 허위 등록시켜 보험판매 수수료를 부당 편취했다는 등의 혐의를 받고 있다. 또한 비정상적으로 높은 수준의 급여를 받고 있는 점도 도마에 올랐다.

만약 조사를 통해 혐의가 사실로 드러날 경우 사측에서는 내부적으로 징계를 검토할 예정으로 알려졌다. 징계 수위는 최대 해고까지 가능한 사안이라는 관측이다.

기본 연봉의 최대 40%를 삭감할 수 있는 성과연봉제 도입을 두고 이견을 좁히지 못한 채 사측과 힘겨루기를 하고 있던 노조 측은 위원장 비리 혐의에 당황스러울 수 밖에 없는 입장이다. 더욱이 3일 밖에 남지 않은 노조위원장 선거에도 타격을 받게 됐다.

앞서 지난달 24일 흥국생명 노조는 부당노동행위 혐의로 조병익 흥국생명 대표를 서울지방고용노동청에 고소했다.

사측이 성과연봉제를 강행하는 과정에서 노조 임시총회를 방해하고 사내전산망 노조 게시물을 임의로 삭제했다는 주장이다.

이후 성과연봉제 도입을 막으려는 노조의 투쟁을 무력화 시키기 위해 사측이 노조 임원선거에 개입하려 했다는 의혹까지 불거지며 상황은 더욱 악화됐다.

이번 노조 위원장 비리 혐의와 관련해 흥국생명 관계자는 “노조 안에서 벌어진 일이므로 회사와 무관하다”고 밝혔다.

▶경영악화에 몸집 줄이기 작업…잡음 잇달아

올해 5월 흥국생명은 저금리·저성장 등 어려운 경영환경을 극복하기 위한 결단으로 ‘지점 효율화 전략’을 추진했다.

수익성이 떨어지는 오프라인 영업지점들을 인근 거점 지점으로 통합·대형화 한다는 계획으로 이에 따라 현재 전속채널 140개 지점을 80개로 축소 재편됐다.

오는 2021년 보험 국제회계기준(IFRS17) 도입을 앞두고 자본확충 문제가 보험사의 주요 숙제로 남겨진 상황에서 어쩔 수 없는 선택이라는 설명이다. 

실제 지난 3월 기준 흥국생명의 RBC비율은 148%로 KDB생명과 나란히 업계 최하위권에 머물렀다. 이로 인해 몇몇 시중은행권에서 흥국생명의 일부 상품에 대한 판매제한이 떨어지는 굴욕도 맛봐야 했다.

악화된 재무건전성을 개선시키고, RBC비율을 끌어올리기 위해 절치부심 허리띠 매기 전략에 도입한 결과 흥국생명의 6월 기준 RBC비율은 금감원 권고치인 150%를 웃도는 162.2%까지 올라섰다.

그러나 여전히 KDB생명에 이어 업계 두 번째로 낮은 수치로 갈 길이 먼 상황에서 지점 통·폐합 방안에 따른 내부 갈등 심화로 잡음이 계속되고 있다.

영업점 축소 모두 사실상 인력 구조조정이 이뤄지는 과정 중 계약직 지점장들 50명이 강제로 해고 했다는 주장이 제기되는 등 노사간 진통이 계속 되고 있어 내우외환 상황에 빠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