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샘 "성폭행 피해자, 공론화 부담스러워 해"…축소·은폐 의혹
피해 여직원 협박 및 회유 내용 등 미심쩍은 정황…소비자 불매운동 조짐
[컨슈머치 = 송수연 기자] 인테리어 가구업체 한샘의 성폭행 논란이 일파만파로 퍼지며 불매운동 조짐을 보이고 있다.
신입 여직원인 A씨가 입사부터 본인에게 일어났던 회사 내 성폭행 사건들을 최근 인터넷에 호소했다.
한샘에 따르면 A씨가 밝힌 사건의 내용들은 사실이었다.
▶A씨가 당한 끔찍한 사건들
지난해 12월 23일 A씨는 동기들과 교육받은 후 회식 때 동기 남자들로부터 몰래카메라 피해를 봤다.
이후 A씨는 올 1월 10일 교육 과정을 통과하고 정식 입사했다. 그로부터 3일이 지난 13일에 신입사원 환영 기념 회식을 가졌다.
회식 이후 한샘 교육담당자에게 성폭행을 당했다고 주장했다.
그로부터 3개월여가 지난 4월 14일에 A씨는 인사팀장이 성폭행을 시도했다고 주장했다.
A씨에게 피해를 입힌 가해자들은 현재 징역 중이거나 회사로부터 징계를 받은 상황이다.
몰래카메라를 찍은 동기에 경우 A씨가 경찰에 해당 건으로 신고를 했고 가해자는 동종 전과로 유죄를 선고 받아 징역형 집행유예를 받은 상태였다. 가해자 부모 측은 A씨에게 지속적으로 합의를 요청했고 A씨는 합의로 해당 사태를 마무리했다. 현재 가해자는 징역 중에 있이며 회사에서도 징계 해고처리를 했다.
교육담당자도 마찬가지로 1월 24일 인사징계위원회를 열어 해고 조치했다. 그러나 1월 26일 교육담당자가 “합의 하에 가진 성관계”라고 주장하며 재심을 청구했고 2월 3일 2차 인사위원회를 개최해 교육담당자에 대한 해고 조치를 철회했다. 대신 정직 3개월의 처분을 내렸고, A씨에게 진술번복(허위 보고)을 이유로 감급 10%라는 징계를 내렸다.
▶한샘, 피해자 공론화 부담스럽다더니…
온라인 상에서는 A씨의 주장이 사실인지에 관해 설왕설래하고 있다.
한샘 측에서는 A씨의 주장이 큰 기조에서는 사실이지만 일부 왜곡된 부분이 있으며, A씨는 얼마 전 복직해 해당 사실이 공론화되는 부분에 대해 부담을 느끼고 있다는 입장을 전했다.
한샘 관계자는 “10월 29일 휴직 후 복직을 얼마 남겨두지 않은 상황에서 답답한 심정을 토로하고자 작성한 글로, 사명 등을 최대한 숨기고 익명으로 올린 글이 화제가 된 상황에 원문이 퍼졌다”며 “현재 복직한 A씨는 2차적으로 해당 사실이 퍼지는 것이 부담스러워 회사에 보호 요청을 한 상황”이라고 밝혔다.
이어 “회사 내부에서도 본인이 누구인지 밝혀질까 우려하고 있고, 온라인에서 퍼지고 있는 글 역시도 막아달라는 입장”이라고 덧붙였다.
A씨가 공론화를 원치 않고 있다는 것이 회사 측 입장이다. 또 회사 내부에서도 이미 징계 절차를 마무리하고 최대한 A씨를 존중하고 있다는 상황에 대해서도 설명했다.
그러나 A씨 측은 지난 4일 ‘한샘 성범죄 피해자입니다’라는 제목의 글을 법부법인 태율 소속 김상균 변호사 이름을 빌려 온라인에 게재했다.
해당 글에는 논란이 된 A씨의 원글이 삭제된 것은 회사 측의 요구 때문이라는 주장이 담겼다.
회사 측 설명과는 다르게 A씨는 공론화에 대해 큰 부담을 느끼고 있지 않는 눈치였다. 또 A씨는 이 글에서 “두려움을 떨치고 가족과 전문가분들의 도움을 받았더라면 더 나은 결과가 생기지 않았을지 후회된다”고 털어놨다.
결국은 2차 공론화에 대한 부담은 회사 측 입장이 아니냐는 의혹이 나오는 대목이다.
▶회사 측 ‘회유’ 의혹
한샘은 여직원 A씨를 위한 보호를 핑계라는 의혹이 커져가는 것은 A씨가 최초에 남긴 글에서 회사의 회유가 지속된 점 때문이다.
교육담당자의 성폭행 사건 후 회사 법무팀 변호사를 만나 해당 건에 대한 사건을 잘 풀어가고 있었던 A씨는 해당 건에 인사팀이 개입해 회유한 점을 암시했다.
인사팀 팀장이 해당 건으로 A씨를 불러 “가해자(교육담당자)를 만나고 와보니 A씨를 정말 좋아하는 것 같다”, “비슷한 사건이 있었는데 경찰에서 계속 수사하고 귀찮게 해서 남자, 여자 둘다 해고 시켰다”, “경찰 수사는 일이 복잡해지니 (회사에서) 내보내면 그만이다”는 등이라고 설득했다.
특히 이 인사팀장은 A씨에게 큰 가이드라인을 잡아 줄 테니 결정하라며 2가지 안을 제안했다. 첫 번째는 ‘강제로 성폭행 당했지만 처벌은 원하지 않는다’, 두 번 째는 ‘강제 수준은 아니고 형사 처벌과 회사 징계는 원하지 않는다’는 내용이다.
A씨는 “인사팀장이라는 권위를 이용해 허위진술을 요구했다”는 입장이다.
이외에도 회사 밖에서는 해당 사건을 회사 밖에서 언급해주는 것에 대해 조심해 줄 것을 당부했다고 주장했다. 여성 고객이 주 타켓 층인 만큼 회사의 이미지를 인식한 말로 풀이된다.
한샘 관계자는 “제일 친한 지인이라도 해당 사실을 듣는 사람에 따라 왜곡할 가능성이 있어 조심해 달라는 의미였다”면서 “상급자가 한 조언이라 강요처럼 느낀 것 같다”고 해명했다.
또 한샘 측은 “사건을 은폐하거나 축소·왜곡하고자 하는 어떠한 시도도 하지 않았고 앞으로도 그럴 것”이라는 공식 입장을 내놨다.
최영하 회장도 ‘한샘인 여러분께 드리는 글’이라는 제목으로 사내 직원에게 “대표로서 책임을 통감하며 임직원 여러분께 사과한다”는 내용의 메일을 보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한샘의 이번 논란은 쉽게 잠재워지지 않고 있다. 소비자들 사이에서는 벌써부터 ‘불매운동’하겠다며 ‘한샘 OUT’을 외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