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세계 이마트, '근로시간 단축' 인건비 줄이기 꼼수"
[컨슈머치 = 송수연 기자] 이마트 노조가 신세계그룹의 ‘근로시간 단축' 시도가 최저임금 인상 효과를 무력화시키려는 꼼수라고 주장하고 있다.
▶이마트 무기 계약직 직원 기본급 66만2,000원?
지난 11월 서울 및 부산 일대에는 '이마트 사원 기본급 66만2,000원'이라는 문구가 삽입된 포스터가 붙어 있었다.
이 포스터에는 회사가 저임금 근로자들을 인사고과로 평가해 월급을 차등 지급하고 있어 제대로 된 급여를 받고 싶다는 호소가 담겼다.
민주노총 서비스연맹 마트산업노조 이마트지부에 따르면 해당 포스터는 이마트 무기계약직 사원 1만6,000여명의 기본급에 대한 이야기이다.
이들은 최근 5년간 누적 매출 67조 원, 영업이익 3조 원에 달하는 거대 대형마트에서 저임금으로 직원들을 사용하고 있음을 강조했다.
특히 내년 16.4%라는 최저임금 인상을 앞두고 또 한 번 사측의 꼼수로 최저임금 인상분이 무력화 되는 것은 아닌지 걱정했다.
올해도 최저임금 인상률 7.3%마저도 무력화 시켜 실질임금을 2%만 올렸다는 것이 이들의 주장이다. 그 근거로 노조는 사측이 지난해 말 기본급 200% 수준으로 지급되던 성과급을 월 할 고정급으로 변경해 최저임금 인상률을 희석시켰다고 밝혔다.
마트노조 관계자는 “이마트는 성과급을 월급에 녹여 지급하는 형태로 편법을 썼다”며 “법정 최저시급을 위반하지 않기 위해 전체 연봉을 늘리지 않는 선에서 성과급을 월 급여에 쪼개 넣어 최저시급을 인상하는 효과를 봤다”고 주장했다.
이어 그는 “상여금, 식대 등 각종 수당들을 기본급에 포함시켜 추가 지출 없이 최저 임금을 맞추고 있다”고 지적하고 “올해는 근로시간을 단축하는 방법으로 최저임금을 맞추는 방식을 택하는 꼼수를 부리고 있다”고 주장했다.
근로시간 단축은 비단 현재만의 문제가 아니라는 점도 언급했다. 문재인 대통령 공략대로 2020년 최저임금이 1만 원으로 오르면 주 35시간 근무 때 월급이 종전 주 40시간 근무할 때보다 26만 원 줄어들게 되는 점도 우려스럽다고 밝혔다.
이와 관련해 사측은 이마트 노조의 무리한 해석이 개입됐다고 봤다.
반기 성과급을 고정급으로 변환하면 퇴직금이 늘어나는 효과와 더불어 월급을 안정적으로 받을 수 있어 당시 사원들의 만족도가 높았다는 것이다.
근로시간 단축과 관련해서 이마트 관계자는 “이마트 노조 3개 가운데 교섭 노조와 합의를 통해 근로시간을 단축키로 결정내린 상황”이라면서 “이마트 노조는 교섭 대상이 아니며, 이마트 노조 측의 유리한 쪽으로 가설을 세워 일방적으로 주장하고 있는 것”이라고 반박했다.
이어 “2020년 최저 시급이 만 원이 될 경우 주 40시간 근무 때 보다 임금이 줄어든다는 주장도, 앞으로 회사 측의 임금 인상이 어떻게 진행될지도 모르는 상황에 섣부른 해석”이라고 밝혔다.
▶점점 줄어드는 직원, 인력 충원 無
노조 측은 실질적 임금 인상률은 저조한데 반해 노동 강도는 더욱 강화되고 있다는 점도 분명히 했다.
지난해 이마트 영업이익 흑자 규모는 5,400억 원이다. 올 9월까지의 영업이익 흑자 규모는 4,200억 원으로 집계됐다.
매출규모도 매년 신장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인력은 점점 축소되고 있다.
노조 관계자는 “2년간 기존점포 사원은 2,400여명이 감소됐지만 인력 충원은 미비하다”면서 “업무는 증가하고, 충원되고 있는 사원들마저 단기 비정규직 사원으로 채워진다”고 토로했다.
내년에도 인력 충원은 기대하기 힘들다. 근로시간 단축에 대한 발표를 하면서 추가 인력 충원은 고려하고 있지 않다는 뜻을 내비쳤기 때문이다.
이마트 노조는 “근로시간이 1시간 단축되고, 이마트 폐장시간도 1시간 앞당겨지기 때문에 추가 인력은 필요치 않다는 것이 사측의 생각”이라면서 “인력이 빠져 나간 자리를 신규 충원하지 않고 기존 인력들이 대체해 앞으로도 노동 강도가 강화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전망했다.
사측은 노조가 우려하는 노동강도에 대한 부분은 불필요한 업무를 줄이는 것을 통해 해결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결국 인건비 줄이기 프로젝트?
사측이 기본급 산정방식 변경과 근로시간 단축, 인력 미충원 등은 결국 회사 이익을 위한 것이라는 주장도 나오고 있다.
마트노조 측은 매년 약 500억 원에 달하는 인건비 총액을 줄이기 위한 사측의 꼼수라고 입을 모은다.
한 노조 관계자는 “이익을 위해서라면 무엇이든 할 수 있는 것이 회사”라며 “업무는 증가하고 복리후생은 축소되고 최저임금 인상분 16.4% 무력화 시도는 또 다시 코앞에 다가와 있다”고 토로했다.
사측은 이에 대해서도 노조 측의 일방적인 해석이라고 일축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