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DB생명 경영정상화 갈 길 먼데…'회전문식 인사' 발목

2018-01-25     김은주 기자

[컨슈머치 = 김은주 기자] KDB생명은 지난해 가까스로 자금 수혈에 성공했지만 연초부터 부당 인사 문제가 불거지고 있다.

대규모의 자금을 확보한 KDB생명이지만 이제 급한 불을 끈 정도로, 향후 추가 자본확충 방안과 영업 경쟁력을 키워 경영 안정화에 박차를 가해야 할 시기로 평가된다.

하지만 연초부터 인사 문제로 내홍에 시달리고 있다.

▶노조 “회전문식” 부당인사 철회 촉구

KDB생명 내에 부당 인사 문제로 잡음이 나오고 있다.

전국사무금융서비스노동조합은 지난 18일 서울 여의도 소재 KDB산업은행 본사 앞에서 기자회견을 개최하고 부당한 회전문식 인사를 즉각 철회할 것을 요구하고 나섰다.

경영실패의 책임을 물어 퇴직한 임원이 얼마 지나지 않아 다시 영업본부장으로 임명되면서 노조의 반발을 사고 있다.

노조 관계자는 “회전문식 인사 농단이 벌어지고 있다”며 “KDB생명 노동자들이 인정하지 못하는 인사가 본부장으로 다시 돌아오는 것은 회사의 과거를 망각하고, 현재를 망가뜨리며, 미래를 포기하는 행위”라고 강하게 비판했다.

그는 이어 “지난해 직원들이 구조조정의 고통을 겪었다. 동료를 떠나보낸 아픔을 지닌 직원들에게 회사의 중요한 보직인 영업본부장이 회전문식 인사로 선임된 것은 후안무치한 일”이라고 지적했다.

노조는 이러한 부당인사를 자행하는 배후에 모회사인 산업은행이 있다고 지목한다. 자회사인 KDB생명 임단협에 마음대로 개입하고, 혹독한 구조조정을 단행한 것도 모자라 부당인사까지 자행하고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노조 관계자는 “산업은행은 본인들이 선임한 KDB생명의 경영진마저 배제하고 SIG파트너스라는 컨설팅업체의 자문을 받아 독단적 경영과 부당한 인사를 하고 있다"며 ”SIG파트너스에 밉보이면 임원이든, 팀장이든 한순간에 날아간다는 소문은 KDB생명의 모든 구성원들이 알고 있는 사실“이라고 주장했다.

▶경영정상화까지 갈 길 멀다... 안양수 사장 오는 3월 임기 만료

산업은행의 유상증자가 결정되기 전까지 KDB생명은 그야말로 벼랑 끝에 몰려 있었다. 보험사의 재무건전성 지표인 보험금 지급여력(RBC)비율이 120%대로 업계 최하위권을 유지하던 KDB생명은 급기야 지난해 9월 기준 RBC비율이 116.2%까지 떨어지면서 자금수혈이 긴급한 수준에 이르렀다.

지난해 3분기까지 영업손실이 538억 원에 달하며 눈덩이 커진 적자에 허덕이며, 영업이익률도 -3.4%로 전년 대비 4.31%p 하락하며 크게 흔들렸다. 그나마 강점으로 꼽히던 온라인 보험도 대형사에 밀려 큰 폭으로 줄어 들면서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

이미 수 차례 대규모 수혈을 이어온 터라 추가 유상증자를 망설이는 산업은행의 마음을 돌리기 위해 KBD생명은 결국 지난해 하반기부터 경영개선을 위해 지점 수를 반으로 줄이고, 인건비 절감 위한 희망퇴직을 수차례 실시하는 등 본격적인 구조조정에 착수했고 그 결과 200여명의 직원의 짐을 쌌다.

지난해 막바지에 이르러서야 산업은행이 KDB생명의 3,000억 원 규모의 유상증자 안건을 의결하면서 큰 고비는 넘기게 됐지만 경영정상화를 위해서는 향후 해결할 과제가 산적한 상태다.

대규모 자본 확충을 기반으로 향후 추가 자본확충 방안을 고심하고 재무건정성 악화로 그동안 위축됐던 영업 경쟁력을 다시 키워 경영정상화에 박차를 가해야 하는 상황에서 인사권을 둘러싼 내홍까지 더해져 KDB생명의 고심은 더욱 깊어지고 있다.

한편 KDB생명은 향후 수장 교체도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다음 달 주주총회를 열어 대표이사를 교체하는 쪽으로 가닥을 잡은 것으로 알려졌다. 재무건전성 악화 등 경영 실패의 책임을 물어 임기 만료와 함께 안양수 사장이 자리에서 물어나고 전문성을 갖춘 새로운 인물이 대두될 것으로 전망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