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드사 보릿고개 왔다…작년 하반기 '실적 부진' 현실화
4분기 들어 순익 급감세...우리,국민 지난해 순이익 전년 동기대비 감소
[컨슈머치 = 김은주 기자] 카드사들이 지난해 카드 수수료 인하가 본격화된 하반기로 갈수록 실적 악화 흐름이 뚜렷해지고 있다.
올해는 업황이 더욱 좋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는 가운데 새로운 돌파구 마련도 쉽지 않아 보인다.
각사 발표 자료에 따르면 신한카드·KB국민카드·하나카드·우리카드 등 4대 은행 계열 카드사가 올린 지난해 순이익은 1억4,182억 원으로 나타났다. 이는 전년도 전체 당기순이익 1억2,179억 원 대비 16%이상 증가한 기록이다.
언뜻 성장세를 보이는 듯 하지만 지난해 실적을 상반기와 하반기로 나눠 비교하면 이야기가 달라진다.
지난해 상반기까지만 해도 4대 은행 계열 카드사의 상반기 당기순이익의 9,217억 원으로 전년도 같은 기간에 비해 51.%, 약 3,000억 원 이상 늘어난 것으로 집계됐다. 대부분 일회성 수익을 고려하더라도 견조한 실적이다.
그러나 지난 8월부터 중소‧영세가맹점의 범위 확대로 하반기 수익성 악화가 본격적으로 시작되면서 카드사들은 울상 짓고 있다.
상반기 이미 1조 원에 육박하는 이익을 올린데 비해 하반기에 거둔 전체 순이익은 절반 수준인 5,000억 원에 불과하다.
특히 4분기 이들 카드사의 순이익은 총 2,251억 원으로 전년에 비해 24.2% 떨어져 실적 악화흐름 더욱 뚜렷하게 나타난다.
업체 별로 카드업계 1위 신한카드의 경우 지난해 당기순이익 9,138억 원으로 전년동기 대비 27.6% 증가세를 보였지만 4분기 당기순이익은 1,332억 원으로 27.3% 감소했다. 이는 전분기와 비교해도 10.9% 감소한 수치다.
신한카드 측은 “대출상품 금리 인하 및 영세, 중소기업 가맹점 범위 확대 등 어려운 영업 환경에도 불구하고, 꾸준한 매출 성장과 조달비용 및 마케팅 비용 절감 노력을 통해 안정적인 수익을 유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출시 2년여 만에 400만좌 이상 팔려나간 원큐(1Q)카드의 성공이 빛을 발해 지난해 당기순이익 1,064억 원으로 1년 전 보다 40% 이상 더 높은 수익을 거둬 가장 큰 폭의 성장률을 보인 하나카드 역시 4분기 순이익만 놓고 보면 오히려 44% 가량 급감한 91억 원을 기록하는데 그쳐 다소 아쉬움을 남겼다.
하나카드 관계자는 “2015년 말 내놓은 하나멤버스와 1Q카드를 바탕으로 2016년부터 본격적인 영업력을 확대해 조금씩 성과를 내기 시작했던 것이 지난해 실적으로 까지 이어졌다”며 “옛 외환카드와 통합하는 과정에서 전산통합비용 등 지출이 많았던 것에 비해 초기다 보니 실적으로 연결되는 것이 적었던 반면 최근에는 통합 시너지가 본격화 된 효과가 크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카드사 전반이 수익성이 악화된 흐름에는 똑같이 영향을 받았다. 4분기 실적이 유독 낮은 것도 그러한 영향”이라며 “다만 통합작업에 몰두하느라 이전 수익성이 워낙 부진했던 터라 전년과 비교 했을 때 크게 성장한 것처럼 부각된 면이 있다”고 말했다.
이 밖에 KB국민카드와 우리카드는 각각 2,968억 원, 1,012억 원의 당기순이익을 기록하며 전년동기 대비 6.4%, 7.5% 감소했다.
카드사들의 수익성 악화는 가맹점 수수료 인하 영향 탓이 크다. 카드사들의 주요 수익원인 가맹점 수수료에 대한 규제와 지난해 8월부터 우대수수료율 적용확대가 이어지면서 영업환경은 더욱 악화되고 있다.
당국 규제와 가맹점 수수료 인하, 업체 간 출혈 경쟁 등의 악조건이 맞물리면서 지난해 수익성에 빨간 불이 켜진 카드사들은 저마다 신사업을 통한 돌파구 마련에 골몰하고 있지만 앞으로도 전망이 밝지는 않다.
업계 한 관계자는 "최고금리 인하, 영세중소 우대가맹점 대상범위 확대, 가맹점수수료율 인하 예상 등 삼중고에 시달리고 있다"며 "어려운 경영환경 속에 올해도 무척 힘든 한 해가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새 먹거리 창출을 위해 소득 수준, 나이, 부채 규모 등 카드 소비 관련 빅데이터를 활용해 다양한 프로모션 및 상품개발을 할 것으로 보인다”며 “해외 사업의 경우 단 시간에 성과를 보기 어려운데다 국내만큼 신용카드 사용이 활발한 나라도 거의 없어 쉽지 않은 사업”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