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금융 'ING생명' 인수戰 참전…KB·신한 등 3파전

2018-04-25     김은주 기자

[컨슈머치 = 김은주 기자] M&A(인수 합병) 매물로 나온 ING생명보험이 쏟아지는 대형금융사들의 러브콜에 함박웃음 짓고 있다.

KB금융과 신한금융 2파전 양상을 보이던 인수전에 그 동안 잠잠하던 하나금융까지 뒤늦게 가세하면서 비은행 부문, 특히 보험업 강화에 골몰 중인 3대 금융지주사들의 치열한 눈치싸움이 예고된다.

▶하나금융 ‘ING생명’ 영입 전쟁 가세

금융업계에 따르면 하나금융지주는 지난 20일 올해 1분기 실적발표회를 통해 비은행 부문 강화의 일환으로 보험사 인수 의향을 공식 언급했다.

이 날 곽철승 하나금융 최고재무책임자(CFO)는 “경쟁사와의 차이가 비은행 부문에서 나타나는 것을 인식하고 있다‘며 ”M&A 기회가 있다면 증권이 됐든 보험이 됐든 비은행 포트폴리오 강화 정책을 쏟아낼 것”이라고 말했다.

하나금융은 국내 주요 금융그룹 중 은행 의존도가 가장 높다. 특히 하나금융 보험 계열사인 하나생명의 올해 1분기 순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16%가량 줄은 62억 원으로, 그룹 전체 순이익에 대한 기여도가 1%도 미치지 못하는 수준이다.

한 마디로 하나금융 계열사 중 가장 취약한 계통으로, 국내 M&A를 통한 보험업 강화는 하나금융의 주요 숙원사업이라 할 수 있다.

이 때문에 보험업계 하위권을 맴돌고 있는 하나생명의 존재감을 부각시킬 수 있는 가장 효율적인 방법으로 자산 31조 원의 중견 보험사 ING생명을 눈 여겨 보게 될 수밖에 없다는 분석이 나온다.

사실 하나금융은 과거에도 ING생명의 유력 인수 후보로 거론된 바 있다. 

지난 2014년 열린 한 기자간담회에서 M&A에 대한 질문을 받은 김정태 하나금융그룹 회장은 "3년 내로 투자 여력이 생긴다"며 "지금은 외환은행과 합병 때문에 초기 비용이 많이 들어가지만, 이 시기가 지나면 국내 M&A에 신경을 쓸 것"이라고 말한 바 있다.

당시 3년 후 매물로 나올 ING생명을 염두에 둔 발언이라는 해석이 무성했는데 결국 현실화 되는 분위기다.

▶“문제는 역시 가격“

하나금융지주까지 보험사 M&A 의사를 공론화하면서 앞서 ING생명 인수를 둘러싼 KB금융지주와 신한금융지주 2파전이 3파전으로 재편될 예정이다.

KB금융은 LIG손해보험 인수로 탄탄해진 손해보험 쪽과 달리 생명보험 시장은 취약한 편인데다 신한금융이 보유하고 있는 신한생명 역시 시장 점유율이 크지 않아 두 업체 모두 ING생명 인수를 통해 도약의 발판을 마련할 계기가 필요하다.

KB금융과 신한금융은 아직 구체적으로 정해진 사항이 없다고 선을 긋고 있지만 ING생명이 현재 국내 금융지주사들에게 가장 탐나는 매물임은 분명한 상황이다.

이처럼 금융지주사들이 보험사 인수에 적극적 움직임을 보이는 이유는 은행 중심의 수익 포트폴리오를 다변화를 위해서다. 업체들은 저마다 전체 수익 중 비은행 비중을 확대에 골몰 중인데, 그 중심에는 보험업이 있다.

문제는 가격이다. 상장 이후 치솟은 ING생명의 몸값에 대한 부담이 적지 않은 상황에서 비용 대비 나름의 득실을 따지기 위한 지주사의 눈치싸움이 이어지고 있다.

MBK파트너스가 현재 보유한 지분 4,850만 주와 경영권 프리미엄을 합치면 매각 가격이 2조5,000억 원 정도로 추정된다. 5만 원을 넘겼던 주식가치가 최근 4만 원 초반으로 떨어지면서 예상 매각가가 다소 떨어지긴 했지만 한 해 꼬박 벌어들인 돈을 투입해야 하는 만큼 여전히 만만치 않은 가격이다.

또한 ING생명의 지급여력(RBC)비율은 지난해 말 기준 455.3%로 업종 내 최고 수준이지만 향후 IFRS17 실행 시 자본 관련 불확실성이 발생할 가능성도 크다는 점도 업체들에게는 부담으로 새 주인의 윤곽이 나오기까지 상당히 시간이 예상된다.

이병건 DB금융투자 연구원은 “신한금융의 ING생명 인수는 LOSE-LOSE게임(승자없는 게임)”이라며 “M&A 이슈가 주가에 긍정적이라는 통념과 다른 주가 흐름을 보이고 있다. ING생명을 1조 원 내외에서 인수하지 않는다면 신한지주에 부정적“이라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