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한 '더모아 카드' 999원 분할결제…짠테크·약관위반 줄타기

2023-08-21     전향미 기자

2020년 11월경 출시된 '더모아(The More)카드'는 업종 상관없이 5000원 이상 결제 시 1000원 미만 잔돈을 포인트로 적립해주는 카드다.

소비자들은 각종 포인트, 캐시를 활용해 카드 결제금액을 999원으로 맞춰 더모아카드 혜택을 최대한 이끌었다.

일부 소비자들은 통신비, 도시가스비, 주유비 등을 5999원씩 분할결제해 적립금을 최대로 쌓았다.

더모아 카드는 이른바 '혜자카드(혜택이 많은 카드)'로 짠테크족의 입소문을 타면서 발행량이 증가했다. 출시 1년 뒤 카드는 단종됐지만 여전히 온라인에서는 더모아 카드 활용 방법을 공유하는 글을 볼 수 있다. 

그런데 최근 신한카드는 지난 달 1일부터 모든 신용카드의 분할결제를 제한하겠다고 공지했다.

분할결제는 「신용카드 가맹점 표준약관」의 위반사항이나 일부 가맹점에서 약관을 위반해 분할결제를 하고 있다는 것이 이유다. 

자사의 모든 신용카드에 대한 제한이지만, 분할결제로 혜택을 극대화하는 더모아 카드로 인한 조치로 유추해볼 수 있다.

이에 더모아카드 이용자의 민원이 급증했고, 신한카드는 해당 조치를 잠정 보류하겠다고 밝혔다.  

신한카드 관계자는 "1매의 전표로 처리할 것을 2매 이상의 전표로 처리하는 것은 약관에 어긋나 이를 제한하려 했다"며 "현재는 보류상태로 다른 진행사항은 없다"고 말했다.  

그는 "대부분 소비자들이 더모아 카드의 혜택을 잘 이용하고 있지만, 일부에서 비정상적인 분할결제를 시행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어 "분할결제는 통신료 등을 한 번에 납부하기 어려운 취약계층을 위해 예외적으로 운영되지만 이를 악용해 여러번 쪼개서 분할하는 경우가 있다"고 말했다.  

일부 소비자들은 과도한 분할결제에 대해 '정도가 지나치다', '악용자들 때문에 좋은 카드가 단종됐다' 등 부정적인 반응을 보였다.  

업계 관계자는 "카드사가 계획한 활용 범위를 넘어서는 일부의 행태로 인해, 다수의 소비자들이 혜택을 누릴 기회를 상실할 수 있다"며 "카드사가 좋은 혜택의 상품 출시하는데 영향을 미칠 수도 있다"고 말했다.

[컨슈머치 = 전향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