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음, 포털 사이트 첫 스마트TV시장 진출
2012-04-22 전한준 기자
다음이 30일 국내 포털 사이트 중 처음으로 스마트TV 시장에 진출한다.
자사의 스마트TV 플랫폼 '다음 TV'를 발판삼아 디바이스 간 콘텐츠를 자유롭게 이동해 즐길 수 있는 N스크린 전략으로 삼성전자, 구글, 애플 등과 한판 승부를 벌일 계획이다.
다음은 20일 제주 첨단로 다음 스페이스닷원 사옥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검색, 동영상 서비스 TV팟 등 콘텐츠를 TV에 제공하는 스마트TV 플랫폼인 '다음 TV'와 자회사인 ㈜다음TV가 만든 스마트TV 셋톱박스인 '다음 TV 플러스'를 소개했다.
기존의 PC, 스마트폰에 이어 스마트TV에도 콘텐츠를 제공한다는 것이다. 다음은 이용자가 PC, 스마트폰, 스마트TV, 태블릿PC 간에 콘텐츠를 자유롭게 이동해 즐길 수 있도록 한다는 그림을 그리고 있다.
이에 따라 다음이 신규 TV시장 진입자로서 존재감을 얼마나 발휘할 수 있을지 관심사로 떠오르고 있다. 앞서 포털사이트 구글은 2010년 소니·로지텍과 손잡고 구글TV를 내놓았지만 주목받지 못했다.
PC, 스마트폰, 태블릿PC 등으로 존재감을 확인한 애플 역시 같은 해 애플TV를 출시했으나 별다른 재미를 보지 못했다. 더욱이 삼성전자와 LG전자가 세계 스마트TV 시장 1, 2위로 시장에서 확고히 자리 잡고 있는 가운데 5~6월께 출시되는 구글TV와도 경쟁해야 한다.
다음의 TV시장 도전은 이번이 두 번째다. 2008년 셋톱박스 전문업체 셀런과 IPTV 시장에 진출했으나 시장진입에 실패했다. 같은 해 정부의 사업자 선정에서 자본, 인력 등이 기준점수에 미치지 못했던 이유에서다.
지난해 3월 셋톱박스 전문업체 가온미디어, 모바일기기 입력장치 전문기업 크루셜텍과 ㈜다음TV를 공동설립한 다음은 차별화된 스마트TV플랫폼 다음 TV로 2008년의 부진을 씻는다는 전략이다. 이용자들이 원하는 영상이나 정보를 보다 쉽게 찾아서 편리하게 볼 수 있도록 했다고 다음 측은 설명했다.
김지현 다음 전략부문 이사는 "다음은 영상콘텐츠를 효율적으로 전달할 수 있는 방법을 고민했고 그 해결책이 다음 TV 플랫폼"이라면서 "다음 TV 플랫폼은 올해 하반기 태블릿에도 탑재될 예정이다. 또 PC, 스마트폰, 스마트TV, 태블릿PC 등 네 가지 스크린을 제대로 점령하고 디지털뷰(디지털 광고판)까지 장악하려 한다"고 말했다.
다음 TV는 기존의 지상파, 케이블 방송을 보다 쉽고 편리하게 볼 수 있도록 개발됐다. 콘텐츠는 이용자들이 많이 찾는 키즈, 스포츠 분야 등을 중심으로 채웠다. 키워드를 입력하지 않아도 화면 하단에 방송 관련 정보가 나타나 이용에 편리하다. 리모콘으로 다음 검색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으며 마이크를 이용한 음성 검색이 가능하다.
키즈 메뉴에서는 어린이 포털 다음 키즈짱의 영유아 대상 서비스인 '헬로 잉글리쉬', '마법한글' 등 다음 자체 제작 교육 프로그램과 '뽀롱뽀롱 뽀로로', '토마스와 친구들' 등 약 2500편의 애니메이션이 무료 서비스된다. 스포츠 메뉴에서는 축구, 골프 등의 생중계와 주요 하이라이트 영상을 볼 수 있다.
'다음 TV팟' 앱에서는 국내외 연예, 유머, 스포츠 등의 베스트 영상을 제공한다. '영화&시리즈'앱에서는 국내외 인기 영화와 드라마를 서비스한다. PC, 스마트폰에서 사진, 동영상 등을 자유롭게 저장 관리할 수 있는 50GB 용량의 다음 클라우드 앱도 제공한다. 스마트폰으로 촬영한 사진이나 동영상을 다음 TV를 통해 보고 관리할 수도 있다.
이용자는 다음 TV를 월정액 없이 즐길 수 있다. 19만9000원인 셋톱박스(다음 TV 플러스)를 구입한 뒤 다음이 제공하는 콘텐츠를 유무선 인터넷망과 연결해 사용하면 된다. 김 이사는 "다음 TV는 구글, 애플과 달리 셋톱박스에 튜너가 내장돼 있어 별도의 비용을 지불하지 않고도 기존의 지상파, 케이블 방송을 그대로 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 튜너는 방송신호를 수신해 신호를 압축해제, 분리해 주는 역할을 한다.
정영덕 다음티브이 대표에 따르면, 다음티브이는 KBS, MBC, SBS 등 지상파 VOD(주문형비디오)서비스 제공을 위해 지상파와 협의 중이다. 종합유선방송사업자(SO)와의 콘텐츠 제휴도 추진 중이다.
다음은 소셜, 로컬(지도), 검색을 강화한 '다음 TV 2.0'버전의 플랫폼을 개발 중이다. 듀얼코어 성능의 셋톱박스는 내년 1월께 출시될 예정이다. 다음은 게임 콘텐츠를 확대 제공하고 앱 스토어인 다음 스토어도 열 계획이다.
한편 셋톱박스 다음 TV 플러스는 전국 이마트에서 30일부터 판매되며 이후 옥션 등 주요 온라인몰에서도 출시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