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험천만 '중고차 직거래'…차도둑 잡고보니 판매인

2013-07-24     김재인 기자

중고차 직거래의 경우 차를 살 때나 팔 때 모두 위험부담이 크지만, 피해 예방과 보상 모두 뾰족한 수가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4월, 직거래를 통해 중고차를 구입한 김 모 씨는 차를 산 지 3일 만에 도둑맞았다. 놀랍게도 범인은 김 씨에게 직거래를 통해 중고차를 판매한 장 모 씨였으며 판매한 차량은 절도 차량이었던 것으로 밝혀졌다.

경찰 조사결과, 장 씨 등 5명은 훔친 차량에 미리 GPS를 달아놓은 뒤, 곧바로 인터넷 직거래 시장을 통해 헐값에 팔아넘겼다가, 위치추적을 통해 팔았던 차량을 다시 훔친 것으로 드러났다.

반대로 직거래를 통해 타던 내 차를 판매하려다 사기를 당한 사례도 있다.

올해 초 A 씨는 모 중고차 직거래 카페에 매매광고를 올렸다. A 씨는 곧 지인의 차량을 대신 알아봐주고 있다는 B 씨에게 전화를 받았다. 곧 B씨의 지인이라는 사람이 차량을 보러 A 씨를 찾았고, A 씨는 아무 의심 없이 등록증 등 서류를 넘겼다.

하지만 곧바로 B 씨는 연락이 끊겼고, A 씨의 통장에는 단 한 푼도 입금되지 않았다. B 씨의 지인이라던 사람은 B 씨에게 싼값에 차량을 팔고 싶다는 연락을 받은 중고차 전문 딜러였다.

결국 B 씨는 A 씨의 차량을 자신의 차량인 것처럼 속여 딜러에게 돈을 받아내고, A 씨에게는 차량을 살 것처럼 속여 돈을 받아낸 것이다.

   
▲ <자료=국토교통부>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올 상반기 중고차 직거래 건은 작년 상반기 대비 3.0% 줄어든 68만7,090건으로 나타났다. 중고차 직거래 피해 사례가 늘어날수록, 거래 건수도 줄고 있는 것.

하지만 아직도 직거래를 선호하는 소비자들이 많고, 직거래 사기를 막을 뾰족한 방법이 없어 잠재적 피해를 막아내기 힘든 실정이다.

중고차사이트 카즈는 직거래의 위험성을 알리며, 소비자들에게 주의를 당부했다.

소비자들이 직거래를 선호하는 이유는 중고차사이트나 매매상을 이용할 때보다 더 좋은 가격에 판매, 구입을 할 수 있다는 생각 때문이다. 특히 튜닝 차량은 중고차 시장에서 감가폭이 큰 만큼, 소비자를 직접 찾아 판매하는 게 남는 장사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개인간 직거래는 위의 사례처럼 보이스피싱 같은 신종사기 위험이 높고, 문제가 생겨도 책임 소재를 가려 보상여부를 결정하기 어렵다는 단점이 있다.

특히 사고판별에 대한 공증을 받지 않고 구두상으로만 진행하는 경우가 많아 피해 위험이 높다. 직거래 전 공업사 등에서 차량점검을 진행하기도 하지만, 감별결과에 대한 책임을 지지 않는 경우가 대다수고, 계약서를 작성해 특약사항을 명시하려 해도 판매자가 꺼리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결국 직거래로 산 차가 판매자의 설명과 달리 수리비가 많이 드는 차라도, 구입자가 고스란히 떠안아야 한다. 더군다나 개인 간 합의거래는 법적 효력이 없어, 문제가 생기면 민사소송을 진행해야 하는 번거로움이 있다.

내 차를 팔 때 역시 3자 사기의 대상이 될 위험이 있고, 차량대금을 떼이거나 곧바로 입금이 되지 않아 손해를 볼 수도 있다. 할부가 남아있거나, 대차(중고차 매매와 구입을 동시에 진행)를 원할 경우 직거래가 어려우며 거래가 원활하게 진행되지 않을 경우, 시세 하락으로 손해를 볼 수 있다.

반면 중고차전문사이트나 매매상을 이용할 경우 직거래 사기와 같은 위험부담이 없는 것은 물론, 모든 서류절차를 간편하게 처리할 수 있다. 또한 차량대금이 계약현장에서 곧바로 현금으로 오가기 때문에 안심할 수 있다.

할부 차량 판매나 대차도 손쉬워 급하게 타던 차를 팔고자 한다면 직거래보다는 중고차전문사이트를 이용하는 게 이득이다.

카즈 관계자는 “올 상반기 중고차 직거래가 급감하고 매매업자 거래가 전체적으로 증가한 것은 이미 많은 소비자들이 직거래의 위험성을 인지하고 있다는 증거”라며 “최근 들어 GPS 위치추적, 보이스피싱을 이용한 3자사기 등 신종사기가 활개를 치고 있어 소비자의 주의가 요구된다”고 당부했다.

따라서 위험부담과 부수적 비용을 간과한 채 당장 눈 앞에 보이는 가격에 혹해 직거래를 하기 보다, 중고차 시장에서 축적된 노하우가 많고 매매가 활발하게 이루어지는 중견급 중고차사이트를 이용하는 것이 바람직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