밥자리ㆍ술자리 많은 연말 "건강 해칠 수 있어"

과음 후 잦은 구토, 식도 및 치아 손상 불러

2013-12-13     윤초롬 기자

[소비자고발신문 = 윤초롬 기자] 연말을 맞이해 술자리가 늘고 있다. 으레 있는 연말모임이라고 별 생각 없이 술자리를 가지다 보면 활기차야 할 2014년 새해를 질환과 함께 시작할 수도 있다.

술로 인해 발생할 수 있는 질환들을 소개한다.

▶ 역류성식도염

과음과 과식은 역류성식도염을 유발하는 주요 원인이다. 타는 듯한 가슴쓰림이 느껴지고 신물이나 쓴물이 올라오고 가슴이 답답하거나 목에 이물질이 걸린 느낌이 든다면 역류성식도염을 의심해 볼 수 있다.

역류성식도염은 위산과 위 내용물이 식도로 역류해 식도점막을 손상시키는 질환이다. 식도와 위를 조이고 있는 하부식도괄약근의 기능이 저하돼 식도와 위 사이가 완전히 닫히지 않으면 위 내용물이 식도로 역류하게 된다. 만성 역류성식도염 환자는 역류한 위산이 목을 상하게 해 목이 쉬기도 한다.

술자리에서 과음이나 과식으로 속이 좋지 않을 때 일부러 구토하는 경우가 있다.

하지만 구토를 하면 위 속 음식물만이 아니라 위액도 함께 나온다. 위액에 포함된 위산은 식도에 손상을 일으키고 역류성식도염을 유발할 수 있다. 습관적으로 구토하면 식도 점막이나 위 점막에 심각한 손상을 입히고 출혈을 일으킬 수 있다.

▶ 치아 건강

잦은 연말모임으로 치아 건강이 악화될 수도 있다. 술 원료도 충치를 유발할 수 있으며 술과 함께하는 찌개나 탕 등의 안주도 염분이 많아 입 속을 충치가 발생하기 쉬운 산성 환경으로 만든다. 또 술은 혈압을 상승시켜 잇몸 출혈을 유발할 수 있다.

술에 취하게 되면 귀가 후 제대로 양치질을 하지 않고 잠자리에 드는 경우가 있는데 깨끗하게 제거하지 않은 치태가 충치의 원인을 제공한다. 또 음주 후 잠을 잘 때는 입으로 숨을 쉬는 경우가 많아 입 속이 건조해지고 이로 인해 치주염이 더욱 악화될 수 있다.

과음 후 구토는 치아 건강에 치명적인 영향을 미치는 요소 중 하나이다. 구토 중에 넘어온 위산이 입 속에 남아 치아를 부식하기 쉽고 산에 대한 저항력도 떨어지며 잇몸 염증이 발생한다. 구토 후에는 위산이 치아를 깎을 수 있어 바로 칫솔질을 하지 말고 30분 정도 뒤에 하는 것이 좋다.

경미한 잇몸질환이 있는 상태로 여러 차례 과음을 하면 칼슘 흡수에 문제가 생기고 잇몸 회복이나 재생능력이 저하되므로 치과 치료를 받고 있다면 술자리는 피하는 것이 현명하다.

▶ 알코올성 간질환

술과 간은 매우 밀접한 관계를 갖는다. 간은 몸에 들어온 술을 해독하는 기능을 하지만 과다한 음주는 필연적으로 간을 손상시킨다. 과음은 간세포에 지방이 축적되는 알코올성 지방간을 초래한다. 알코올성 지방간은 윗배의 불편함이나 피로를 느끼는 것 외에 특별한 증상이 없어 병원 건강검진을 통해 알게 되는 경우가 대부분으로 술을 끊으면 자연스레 정상적인 간으로 회복될 수 있다.

하지만 음주를 계속하면 약 20~30%는 알코올성 간염을 유발하고 이것이 지속되면 10% 정도는 간이 딱딱하게 굳고 기능을 소실하는 간경변증이 나타날 수 있다. 간은 그 기능이 절반 이하로 저하돼도 특별한 증상이 나타나지 않기 때문에 간에 이상이 느껴진다면 심각한 간 손상이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간경변증이 진행되면 술을 끊더라도 간조직이 정상으로 회복되지 않으니 평소 건강하다 생각되더라도 음주 관리를 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또한 만성 B형 간염이나 C형 간염 질환을 갖고 있는 환자라면 소량의 알코올로도 간경변증으로 진행될 위험이 높으므로 술자리는 피하는 것이 좋다.

청심국제병원 김종형 내과과장은 “연말이 되면 짧은 기간에 술자리가 많아지고 술을 권하는 것이 친근감의 표시인 우리나라 음주문화가 과음을 불러 건강을 해치기 쉽다”며 “과음을 한 경우에는 3일 정도 금주하는 것이 몸에 무리가 가지 않는다. 또 숙취 해소를 위해 해장국을 먹으면 위에 자극을 줄 수 있으니 피하고 미역국, 북어국, 콩나물국과 같은 맑은국이나 토마토주스와 같은 음식을 섭취하는 것이 도움이 된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