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국내 연구진이 균일한 ‘마이크로 액적(물방울, droplet)’을 이용해 생물공학적으로 금속 나노입자를 균일하게 합성할 수 있는 방법을 개발했다.
마이크로 액적이란 마이크로플루이딕 칩(microfluidics chip) 안에서 제조되는 미세 액적으로, 나노리터 수준 이하의 부피를 갖으며 미세 반응기로 사용할 수 있기 때문에 이를 이용해 생물·화학적 연구가 진행되고 있다.
또 마이크로플루이딕이란 마이크로·나노 크기의 미세채널 안에 나노리터 수준 이하의 유체를 이동, 혼합, 분리하는 과정에서 다양한 생물·화학적 반응을 유도해 중요한 정보 등을 얻을 수 있는 기술을 말한다.
교육과학기술부는 서태석(41) 카이스트 생명화학공학과 교수 연구팀이 마이크로플루이딕 칩을 이용해 균일한 마이크로 액적을 생산하고, 그 안에 유전자가 재조합된 대장균과 상자성(paramagnetic) 금속이온을 동일한 농도로 조절해 균일한 크기의 나노입자를 합성하는 기술을 개발했다고 6일 밝혔다.
여기서 상자성이란 자기장 안에 넣으면 자기장 방향으로 약하게 자화되고, 자기장이 제거되면 자화되지 않는 성질을 말한다. 상자성 나노입자로는 알루미늄, 망간, 주석, 백금, 이리듐 외에 산소, 공기 등이 있다.
이번 연구성과는 화학분야 학술지 '앙게반테 케미(Angewandte Chemie International Edition)' 6월 표지 논문으로 게재될 예정이며, 지난달 27일자 온라인 판에 발표됐다.
금속 나노입자는 주로 유기용매와 고온 등의 조건에서 화학적 방법을 통해 합성되고 있지만, 이러한 방식은 환경오염이 유발되고 에너지가 소모가 많은 문제점이 있다.
이러한 단점을 극복하기 위해 미생물을 활용한 생물공학적 나노입자 합성 방법에 대한 연구가 진행되고 있지만, 현재까지 알려진 기술은 합성된 나노입자의 크기가 불균일하다는 단점이 있다.
이에 연구팀은 마이크로플루이딕 기술을 이용해 균일한 부피의 액적을 제작하고, 액적 내에 동일한 세포 수, 금속 이온 농도, 온도 조건을 갖도록 조절해 균일한 나노입자 합성을 유도했다.
이 과정에서 금속 이온 결합 단백질인 메탈로싸이오닌(metallothionein)과 펩타이드인 파이토킬레틴(phytochelatin)을 대장균 내에 발현시킨 후 배양액에 상자성 금속이온을 주입하면 대장균 안에서 나노입자가 합성된다.
합성된 나노입자를 세포에서 분리해 투과전자현미경으로 확인한 결과, 액적 내에서 합성된 상자성나노입자가 기존의 대량 반응에서 합성된 나노입자에 비해 3배 정도 균일성이 향상된 것을 확인했다.
서 교수는 "새로 개발된 친환경적 나노입자 합성법은 금속 이온의 종류에 상관없이 균일한 나노입자를 합성할 수 있다"며 "앞으로 화학적 방법으로 접근하기 어려운 다양한 나노소재 개발에 새로운 가능성을 제시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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