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LG전자는 지난 25일 서울 나인트리 컨벤션센터에서 ‘LG 휘센 신제품 발표회’를 열고 고성능 인버터 컴프레서를 적용해 빠르고 스마트한 냉방과 쾌적함을 제공하는 휘센 에어컨과 제습기 전략모델을 함께 소개했다.
특히 지난 30년간 에어컨 등 시장선도 제품에 적용해 온 인버터 기술을 올해는 제습기 제품에도 확대 적용해 시장 지배력을 더욱 강화한다는 계획이다.
‘자동차의 엔진’에 해당하는 컴프레서는 냉방을 위해 냉매를 고온고압 상태로 압축시키는 에어컨 핵심 부품이다. LG전자가 1986년 국내 에어컨에 처음 적용한 인버터 컴프레서는 주파수 및 모터 속도 변환을 통해 냉방 및 제습성능을 조절할 수 있는 것이 강점이다.
LG전자 오정원 RAC(Residential Air Conditioning)사업담당은 "휘센 에어컨의 1등 DNA를 제습기로 확산함으로써 에어컨과 제습기 시장을 동시 공략해 시장 우위를 지속하겠다"라고 강조했다.
노환용 LG전자 AE사업본부장도 "지난해 부품을 제외하고 약 4조6000억원의 매출을 올렸다"며 "올해 내수는 정체되겠으나 글로벌 건축 경기가 되살아나고 있어 두자릿수 성장을 기록할 수 있을 것 같다"고 밝혔다. 최상규 한국영업본부장은 "올해 에어컨 신제품은 정말 잘 만들어졌다"며 "국내 시장에서 1등할 자신이 있다"고 말했다.
LG전자는 그간 국내 에어컨 시장에서 타의 추종을 불허하는 '강자' 역할을 해왔으나 최근 삼성전자의 맹추격으로 위상 자체가 심각하게 흔들리고 있다. 사실상 1위 자리를 내줬다는 분석도 곳곳에서 나온다.
LG전자는 이 때문에 올해 휘센 에어컨에는 스마트 기능을 확대 적용했다. ‘크라운 프리미엄’ 모델 등 와이파이(wi-fi)를 지원하는 휘센 에어컨 제품 대상으로 글로벌 모바일 메신저 ‘라인(LINE)’ 기반 ‘홈챗(HomeChat)’ 서비스를 4월 중 상용화할 계획이다. ‘홈챗’은 모바일 메신저로 가전제품과 채팅하는 LG전자의 새로운 스마트 서비스다.
사용자가 모바일 메신저에서 휘센 에어컨을 친구로 등록하면 채팅을 통해 에어컨 주요 기능 제어는 물론 정보확인, 모니터링까지 할 수 있다. 이를테면 “휘센 에어컨 뭐해?”라고 물으면 “현재 온도 27도, 희망온도 23도, 냉방세기는 강풍으로 운전중이에요”라고 답변한다.
LG전자는 지난해 업계 최초로 스탠드 에어컨에 음성인식 기능을 적용한 데 이어 올해는 벽걸이 에어컨 제품에도 본체 음성인식 기능을 확대 적용했다. 그만큼 위기의식이 기업 내부로부터 쏟아지고 있다는 해석이다.
업계에서는 LG전자가 사실상 삼성전자에 '에어컨 싸움과 관련' 도전장을 내밀었다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통상적으로 1월 예약판매가 진행된 이후 봄이 시작되는 4월부터 마케팅 전쟁이 벌어졌다는 점을 고려하면, 올해도 양측이 어떤 진검승부를 펼칠지 업계의 최대 관심사로 떠오를 전망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한반도 날씨 등을 고려할 때 에어컨 시장은 작년보다 경쟁이 한층 치열해질 것으로 보인다"며 "이번 에어컨 경쟁의 승자가 진정한 1위라고 불러도 무방할 것"이라고 말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일단 가격을 대폭 낮춰서라도 상대 회사보다 많이 팔아보고자 하는 기본적 계산법이 깔려 있는 것 아니겠느냐"고 귀띔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