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슈머치 = 박진영 기자] 급성 심근경색으로 쓰러져 입원한 뒤 의식이 돌아오지 않고 있는 이건희(72) 삼성전자 회장이 야구 홈런 소리에 잠깐 눈을 뜬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그룹에 따르면 지난 19일 오후 ‘3층’ 중환자실에서 ‘20층’ VIP병실로 자리를 옮긴 이건희 회장은 ‘국민타자’ 이승엽의 홈런포에 일시적으로 눈을 떴다고.
삼성 관계자는 “당시 일요일이라 온 가족이 이 회장의 병실을 찾았고 이 회장이 즐기던 야구 중계를 틀어 놓고 함께 보고 있었다”며 “이승엽이 홈런을 치고 중계방송에서 이승엽의 홈런을 크게 고함치며 외치는 순간, 이 회장의 눈이 크게 떠졌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이건희 회장이 무의식 중에 눈을 잠깐 뜨고, 감고를 하시는데 이승엽의 홈런이 나온 순간, 눈을 크게 뜨셨다고 하더라”며 “이건희 회장의 뜻밖의 반응에 가족들이 모두 기뻐했다”고 전했다. 이 회장은 프로야구에는 관심이 많지만 공식적으로 스포츠에 관여하지는 않고 있다.
이 회장은 이후 다시 눈을 감았지만 이에 놀란 장남 이재용 부회장은 김인 삼성 라이온즈 사장을 통해 선수들에게 감사 인사를 전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부회장의 야구에 대한 열정은 이미 삼척동자도 아는 사실이다.
이에 류중일 감독과 이승엽 선수 등 야구단 관계자들은 모처럼 크게 웃었다. 류중일 감독은 이 소식을 접한 뒤 온 몸에 전율을 느꼈다고 했다. 이승엽은 “야구 선수로서 행복한 일”이라며 “더욱 열심히 해야 한다는 생각을 갖게 됐고 쾌차하시길 바란다”고 말했다.
삼성 구단 관계자는 “이건희 회장이 평소 야구단과 이승엽 선수를 많이 아꼈는데 무의식 중에서 반응을 보이신 것 같다”고 말했다.
이건희 회장은 지난 10일 밤 11시께 호흡곤란 증상이 나타나 서울 한남동 자택에서 순천향대병원 응급실로 이동했다. 응급실 도착 후 심장마비 증상이 나타나 심폐소생술을 받은 뒤 11일 새벽 삼성서울병원으로 이송됐다. 이 회장은 삼성서울병원에서 급성 심근경색과 관련한 시술을 받은 후 중환자실에 8일간 입원하다 지난 19일 일반병실로 이동했다.
이처럼 보름이 지났지만 여전히 의식이 돌아오지 않고 있자 의료계 일각에서는 이 회장의 입원이 장기화될 것이라는 조심스런 관측도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