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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모레퍼시픽, 한 지붕 두 가족 엇갈린 희비
아모레퍼시픽, 한 지붕 두 가족 엇갈린 희비
  • 김은주 기자
  • 승인 2014.11.14 09:0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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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연주의 마케팅 주효 색조화장품 주춤…이니스프리 '맑음' 에뛰드 '흐림'

[컨슈머치 = 김은주 기자] 아모레퍼시픽그룹 계열사 내 브랜드숍 이니스프리와 에뛰드하우스는 3분기에도 엇갈리는 실적에 희비가 교차했다.

14일 아모레퍼시픽은 이니스프리가 매출 1174억 원, 영업이익 205억 원을 기록해 각각 37%와 65%의 높은 성장률을 보였다고 밝혔다.

반면, 에뛰드하우스는 매출 771억 원, 영업이익 17억 원으로 각각 –6%, -61%의 마이너스 성장률을 기록했다. 올 1·2분기에 이어 3분기 역시 두 브랜드숍 사이의 실적차가 극명하게 갈린 것이다.

현재 원브랜드숍 시장의 대표 라이벌 관계는 LG생활건강의 더페이스샵과 아모레퍼시픽의 이니스프리 두 자연주의 브랜드를 꼽을 수 있지만, 같은 그룹 안의 자회사라는 점에서 이니스프리와 에뛰드하우스 역시 제 2의 경쟁 구도를 형성하고 있다.

▶한 지붕 두 화장품…이니스프리 vs  에뛰드하우스

이니스프리와 에뛰드하우스, 두 브랜드숍은 아모레퍼시픽이라는 커다란 울타리 안에 둥지를 틀고 있다는 점은 같지만 각각의 탄생 스토리는 다르다.

 

이니스프리는 2000년 아모레퍼시픽 자연주의 1호 브랜드로 출발했다. 론칭 당시 마트 전용 화장품으로 출발했던 이니스프리는 2005년 12월 명동 1호점을 오픈하며, 본격적으로 원브랜드숍 시장에 뛰어들었다.

에뛰드하우스는 1985년 설립된 국내 최초 메이크업 브랜드 에뛰드가 1990년 아모레퍼시픽에 인수·합병되면서 2005년 원브랜드숍으로 재탄생했다.

처음부터 아모레퍼시픽 안에서 태어난 이니스프리와 중간에 아모레퍼시픽 품으로 들어온 에뛰드하우스의 경쟁 구도가 흥미로운 것은 이러한 탄생 배경에서 기인한다.

물론, 이니스프리와 에뛰드하우스의 브랜드 콘셉트는 비교 선상에 둘 수 없을 만큼 확연한 차이를 보인다.

이니스프리는 청정 섬이 주는 자연의 혜택을 담아 건강한 아름다움을 전하고, 자연의 건강함을 지키기 위해 친환경 그린 라이프를 실천하는 자연주의 브랜드를 지향한다. 브랜드 명인 ‘이니스프리(innisfree)’는 ‘피부에 휴식을 주는 섬’을 뜻하고 있다. 이니스프리하면 초록색이 떠오르는 것도 이 때문.

반면 에뛰드하우스는 핑크빛 공주님 풍의 사랑스럽고 아기자기한 느낌의 인테리어와 소품들을 활용해 모든 소녀들이 한번쯤 동경하던 인형의 집을 모티브로 삼고 있다. 매일 새롭고 신나는 놀이처럼 화장을 즐길 수 있어야 한다는 브랜드 철학을 담아 전 세계 소녀들에게 ‘화장품 놀이 문화’를 전파하겠다는 것이다.

이니스프리의 주력 제품이 베이스와 기초 화장품이라면, 에뛰드하우스는 색조 관련 품목에서 강세를 보인다는 것도 차이점이다.

▶2014년 실적 희비 엇갈려…주춤하는 '에뛰드' 앞지르는 '이니스프리'

서로 상반되는 브랜드 콘셉트를 추구하는 이니스프리와 에뛰드하우스가 최근 자주 비교 선상에 오르는 것은 같은 아모레퍼시픽 안의 자회사라는 점뿐만 아니라, 실적 차이의 명암이 크게 엇갈리고 있기 때문이기도 하다.

▲ 이니스프리, 에뛰드하우스 매출액 및 영업이익 추이

지난해까지만 해도 에뛰드하우스가 업계 3위, 이니스프리가 업계 4위를 유지해 에뛰드하우스가 매출 면에서 우위를 점하고 있었으나, 올해부터는 상황이 역전됐다. 이니스프리가 에뛰드하우스를 앞지른 것은 물론 미샤가 주춤하는 사이 업계 2위까지 치고 올라간 것이다.

이니스프리는 지난 1분기 처음으로 에뛰드하우스와 순위가 역전된 이후 고성장을 이어가고 있다. 그에 비해 에뛰드하우스는 계속 마이너스 성장률을 보이며 하락세를 타고 있는 중이다.

이번 3분기 호실적에 대해 이니스프리 측은 “주요 제품인 에센스, 클렌징, 크림 등의 견고한 성장세에 힘입어 국내 전 경로에서 수익적 성장을 지속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또한, 이니스프리는 해외사업 확대와 관광객 증가로 인한 면세 경로 성장을 매출 성장의 또 다른 원동력으로 꼽았다.

반면, 에뛰드 측은 마트 채널 재정비로 국내 매출이 부진했으며 해외 에이전트와 거래 축소로 수출 매출이 감소했다고 실적 부진을 설명했다. 더불어, 브랜드 스토리 재정립 및 매장 디자인 혁신 등 브랜드 경쟁력 강화를 위한 투자 확대로 이익이 감소했다는 것이 에뛰드 측의 입장이다.

이에 대해 에뛰드 한 관계자는 “직영점 및 가맹점 수익구조를 개선하기 위해 국내 마트 채널을 재정비 했으며 해외 시장 진출에 있어서도 해외 에이전트와의 거래 보다는 글로벌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해서 직접 핸들링 할 수 있는 직영 쪽에 집중을 많이 했다”고 설명했다.

업계 전문가들은 자연주의 브랜드 강세 속에 제주도 청정 원료를 내세우며 차별화를 꾀하는 이니스프리의 마케팅이 성공에 주요했던 반면 에뛰드하우스는 다른 색조 제품 브랜드와 특별한 차별화가 이뤄지지 않는 것도 문제라고 분석했다.

일부 남성소비자들 사이에서는 에뛰드하우스 매장이 워낙 핑크빛 일색이라 심리적 진입장벽이 존재한다는 의견도 있다. 그에 비해 이니스프리는 남성 고객들이 출입하기 자유로운 분위기라는 것.

또한 기초제품의 특성상 한 번 제품에 만족을 느낀 소비자는 변동 없이 충성고객으로 이어지는 경우가 많지만 색조 화장품은 가격 경쟁력에 쉽게 좌지우지 돼 다른 브랜드 제품으로 이탈할 여지가 많아 브랜드 콘셉트에서 부터 경쟁력 확보의 한계가 있는 것도 하나의 요인으로 보인다.

앞으로도 이니스프리와 에뛰드하우스의 격차가 더욱 벌어질 것이라는 관측이 우세한 가운데 아모레퍼시픽 측이 장기적으로 이어지고 있는 에뛰드하우스 실적 부진 돌파구를 어떤 식으로 마련할지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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