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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 뮤지컬 <심야식당> 위로받고 싶은 그대에게
[리뷰] 뮤지컬 <심야식당> 위로받고 싶은 그대에게
  • 김예솔 기자
  • 승인 2014.12.08 11:1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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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본 기사는 주관적인 리뷰이며 일부 뮤지컬 내용을 포함하고 있습니다.

[컨슈머치 = 김예솔 기자] 조용한 골목길 어슴푸레한 어둠이 내리고 저마다의 사연을 간직한 사람들이 '심야식당'으로 몰려든다. 모두 잠든 고요한 밤 삶의 외로움을 위로 받고 싶은 사람이 없을리 만무하다. 추억이 깃든 소박한 음식에 기대 하루의 회포를 풀거나 상처를 치유 받는다.

일본 만화가 아베 야로의 동명 만화를 원작으로 한 뮤지컬 '심야식당'은 신주쿠 뒷골목에서 간판도 없이 밤 12시부터 아침 7시까지만 운영되는 작은 식당을 배경으로 한다. 음식마다 다른 에피소드로 전개되는 방식으로 일본에서는 현재까지 시즌 3까지 드라마로 방영되며 많은 사람들의 사랑을 받고 있다.

▶심야식당의 맛을 내는 캐릭터

심야식당을 운영하는 마스터는 눈에는 알 수 없는 칼자국으로 조금 험상궂은 외모지만 손님 저마다의 사연에 귀 기울이며 그들이 재료가 가능한 한 그들이 원하는 음식을 다 만들어 준다.

그는 말 많은 이야기꾼은 아니지만 훌륭한 청자다. 추억과 아픔에 공감할 줄 알며 추억에 체한 사람들의 속을 편하게 해준다.

 

심야식당을 찾는 손님들은 다양하다. 게이바를 운영하는 코스즈, 조직폭력배 켄자키 류, 매력적인 스트리퍼 마릴린, 사랑에 대한 로망을 품고만 있는 결혼 못한 노처녀 삼인방 오차즈케 시스터즈, 인기없는 가수 미유키 등 하는 일도 성격도 특색 있는 사람들이 모여 서로의 텅 빈 마음을 채워준다.

다양한 캐릭터만큼 그들이 품은 이야기 또한 색다르다. 마냥 코믹하거나 감동적이지만도 않다. 능청맞은 유머에 웃다가도 잔잔하고 아름다운 사연에 빠져든다.

▶소박한 음식으로 전하는 '힐링'

무대 위 심야식당 문을 열고 들어선 손님이 '늘 먹던 음식'을 주문하면 마스터의 손이 분주해진다. 주방에선 불길이 솟으며 순간적으로 연기가 자욱해진다. 요리하는 순간을 나름(?)의 방법으로 사실감있게 관객에게 전달하기 위해서다. 아쉽게도 실제로 조리하진 않기 때문에 음식의 냄새가 전해지진 않는다.

손님들이 주문하는 음식들은 거창하거나 화려하지 않다. 늘 편하게 먹을 수 있는 음식들이다. 비엔나 소시지, 계란말이, 버터밥 등 소박해보이지만 누구에겐 소중한 추억을 간직한 음식이기도 하다.

 

거창하지 않은 음식은 우리와 닮아있다. 일상에서 볼 수 있는 사람들이 전하는 외로움과 평범한 인생들. 우리가 이 뮤지컬에 공감할 수 있는 이유다. 바로 나와 같은 일상적인 일이라는 것.

게이와 스트리퍼, 조폭의 이야기는 조금 먼 얘기로 들릴 수 있지만 그들 나름대로의 이야기를 듣고 있노라면 나와 뭐가 다르다고 할 수 있을까. 늦은 저녁 맛있는 음식 하나에 하루의 고단함을 털어버리는 똑같은 사람이다.

저마다의 이야기를 표현하는 노래와 심야식당 뒤 하늘과 가까운 옥상에서 들려주는 잔잔하고도 아름다운 노랫말을 듣고 있자면 '지친 당신을 위한 힐링 레시피'란 작품 설명에 공감할 수 있다. 그들이 이야기를 통해 관객들도 위로받는 기분을 느낄 수 있다.

다만 너무 다양한 에피소드를 100분에 꾹꾹 눌러 담다보니 이야기가 섞이지 못하고 관객들의 집중력이 떨어지는 순간이 온다. 하고 싶은 이야기가 많겠지만 잔잔한 이야기가 주를 이루는 내용 특성상 쉽게 늘어질 수 있다.

폭발적이고 화려한 이야기를 원한다면 '심야식당'은 당신이 원하는 뮤지컬은 아니다. 평범한 사람들이 전하는 일상적인 이야기에 조금이나마 기대 위로 받고 싶은 사람이라면 심야식당을 추천한다. 차가운 바람이 온 몸을 휘감는 겨울, 함박눈이 내리는 무대 위 포근한 심야식당을 찾아가 보는 것은 어떨까.

대학로 뮤지컬 센터 중극장. 2015년 1월 18일까지 공연. 만 7세 이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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