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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 <사랑에 대한 모든 것> 세계적 석학 스티븐 호킹의 영화같은 실화
[리뷰] <사랑에 대한 모든 것> 세계적 석학 스티븐 호킹의 영화같은 실화
  • 이용석 기자
  • 승인 2015.01.16 09:4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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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을 바꾼 남자, 그의 삶을 바꾼 기적 같은 사랑

※ 본 기사는 주관적인 리뷰이며 일부 영화 내용을 포함하고 있습니다.

[컨슈머치 = 이용석 기자] 영화는 감독이 만들어낸 등장 인물과 그 관계, 사건과 그것들의 흐름, 시간의 배열 등을 치밀하고 촘촘하게 구성해 관객에게 전달한다. 이를 내러티브라 하고 쉽게 말해 감독이 관객에게 하는 ‘스토리텔링’이라고 할 수 있다.

좋은 내러티브를 가진 영화는 관객으로 하여금 영화와 현실을 동일시하게 만들고 그만큼 흡입력이 좋다. 작품의 기승전결을 따라가다 보면 어느새 엔딩크래딧이 올라간다. 좋은 내러티브는 CG(컴퓨터그래픽), 4D 촬영으로는 만들 수 없다.

이러한 좋은 내러티브를 구성하기 위한 장치 중 하나가 바로 ‘영화같은 실화’라고 생각한다. 단 감독의 좋은 연출력이 전제돼야 한다.

왜냐하면 현실은 생각보다 극적이지 않고, 결국 영화는 ‘픽션’이기 때문이다.

실화 위에 감독의 출중한 연출력이 가미된 영화가 올 겨울 찾아왔다. 세계적인 물리학자 ‘스티븐 호킹’의 실화를 바탕으로 한 ‘사랑에 대한 모든 것’이다.

제인의 사랑, I did my best.

우리는 흔히 실제로 일어나기 힘든 일을 접했을 때 ‘영화같은 일이 일어났다’고 표현한다. 서두에서 실화를 바탕으로 한 영화에 대한 이야기만 잔뜩 늘어놓은 이유는 <사랑에 대한 모든 것>은 정말 영화에나 나올 법한 실화기 때문이다.

 

예나 지금이나 여대생들에게 인기없는 공대생 스티븐(에디 레드메인)은 파티에서 운명처럼 제인(펠리시티 존스)과 사랑에 빠진다. 하지만 이들에게 닥쳐오는 시련.

캠퍼스를 거니는 스티븐의 다리가 절뚝거리기 시작한다. 미국 메이저리그 선수 루 게릭이 투병한 것으로 유명한 ‘근육위축가쪽경화증(루게릭 병)’을 선고받은 스티븐은 2년도 채 살지 못할 것이라는 판정을 받는다.

그녀에게 절룩이는 다리로 처절한 크로케(멜릿이라는 나무망치로 공을 쳐서 후프를 통과시키는 구기종목. 현재 게이트볼의 원형)를 보여주며 이별을 선언하는 스티븐. 하지만 그녀는 "시간이 얼마 남아있지 않다고 해도 너와 함께 하고싶어"라며 영원한 사랑을 약속한다.

몸은 점점 굳어가지만 그의 학문적 성과는 점점 세계의 주목을 받기 시작한다.

그러던 중 보르도의 한 음악회에 참석한 스티븐은 급작스런 호흡곤란으로 생사의 기로에 선다. 담당 의사는 제인에게 스티브를 그만 보내줄 것을 권유하지만 그녀는 담담하지만 단호하게 "스티븐은 살아야 한다"고 말한다.

진정한 사랑이든, 그동안 그를 보살펴 온 것에 대한 오기이든 그녀는 15년간 제 몸도 스스로 가누지 못하는 남편을 세계적 석학으로 만들었고 동시에 어머니로서 세 아이를 키워냈다.

숱한 고비에서도 그를 놓지 않았고, 미약했던 남편과 아버지의 자리까지 빈틈없이 채웠다.

스티븐의 친구 브라이언(해리 로이드)은 그를 안고 힘겹게 계단을 오르며 말한다 “제인은 천하장사네” 그녀만이 말할 수 있지 않을까. I did my best.

스티븐의 사랑. 보내는 것도 사랑

<사랑에 대한 모든 것>의 원제는 <The theory of everything>이다. 영화가 시작하자마자 나오는 원제목을 보고 한국어판 제목을 지은 의도가 궁금했다. 사랑에 좀 더 초점을 둔 이유는 무엇일까.

물론 영화에서는 ‘스티븐 호킹’ 박사의 천재성이나, 학문적 업적, 그가 발표한 책에 대한 이야기도 감동적으로 풀어나간다.

하지만 우리는 번역된 제목처럼 영화 속 '사랑'에 집중해 보자.

 

희생과 헌신으로 점철된 제인의 사랑이 영화 속에서 가장 크게 다가오지만 우리는 크게 드러나진 않았지만 스티븐의 사랑도 느낄 수 있다.

15년간 스티븐은 제인 품에서 세계가 주목하는 물리학자가 된다. 하지만 그는 세 아이의 아버지와 한 여인의 남편으로는 부족하기 짝이 없었다. 아이들을 위해 스티븐이 할 수 있는 것은 아이들에게 전동휠체어를 태워주는 것 뿐.

때마침 나타난 조너선이라는 남자는 몸이 불편한 스티븐을 도우며 그가 채우지 못한 아버지, 남편 역할을 대신한다. 십년 넘게 스티븐 곁을 지킨 제인이지만 조너선 앞에서 흔들리게 된다.

역경을 헤쳐나올수록 스티븐과 제인의 관계가 불안하다고 느낀 것은 비단 관객뿐이었을까. 누구보다 스티븐은 처절하게 느낄 수 있지 않았을까. 흔들리는 제인을 보며 조너선을 먼저 허락한건 스티븐이었다.

스티븐은 제인이 한계에 다다랐다는 것을 누구보다 잘 알았다. 그리고 스티븐이 선택할 수 있는 답안지는 많지 않았다. 자신의 자리를 다른 남자에게 내주는 것만이 제인을 위한 길이었다.

이러한 와중에 스티븐에게는 제인을 대신해 자신의 수족이 돼 줄 간호사(일레인 메이슨)이 나타난다. 잠시 흔들렸던 마음을 다잡고 돌아온 제인에게 스티븐은 덤덤하게 이별을 고한다.

혹자들은 스티븐을 자신이 그토록 고대하던 책을 완성하자 자신을 15년간 지켰던 아내를 가차없이 버리는 나쁜남자로 생각할 수 있겠다.

하지만 스티븐이 불편한 몸 속에 갖혀있던 15년 동안 제인은 스티븐에게 갖혀있지 않았을까. 제인에게 필요한건 베스트셀러 물리학자의 아내로 가질 수 있는 부와 명예가 아니라 자유가 아니었을까.

15년간 넘치도록 받은 희생. 아무것도 줄 수 없는 육신. 스티븐이 제인을 위해 할 수 있었던 것은 그녀를 자유롭게 놓아주는 방법. 그것이 천재 물리학자의 마지막 답이 아니었을까.

그와 그녀의 이별 장면에는 애증으로 켜켜히 쌓아온 서로에 대한 회한과 앞으로를 위한 격려가 뒤섞여 그야말로 '사랑에 대한 모든 것'을 담겨 있었다.

▲ 스티븐 호킹 역을 맡은 에디 레드메인(좌)과 스티븐 호킹(우)

영화를 보는 내내 그와 그녀의 담담하고 거침없는 선택에 나 스스로를 대입해 보게 된다. 

뻔히 보이는 힘겨운 미래, 사람들에게 손가락질 받을지도 모르는 두려움. 

그 속에서도 그들의 선택은 언제나 사랑이었다. 

현실 속에서 누군가에게 온전한 사랑을 줄 수 있는가에 대한 질문을 스스로에게 던지게 된다.

‘생명이 있는 곳에 희망이 있다’ 극 중에서 스티븐이 던진 말이다.

불안하게 유지되는 생명 위에서 둘은 현실적인 제약을 벗어던지고 진정한 사랑을 나눴다.

영화를 보면서 꼭 알아둬야 할 점은 <사랑에 대한 모든 것>은 어디까지나 영화라는 점. 

실제로 스티븐이 제인과 이혼한 뒤 재혼한 간호사 엘레인에게 폭행을 당해 끝내 이혼하게 된다.

이 외에도 지난 12일 제 72회 골든글로브 시상식에서 영화 드라마부문 남우주연상을 수상한 스티븐 호킹 역을 맡은 에디 레드메인의 연기도 감탄을 자아내기에 부족함이 없다.

또한 60년대 배경의 유서깊은 영국 케임브리지 대학교 캠퍼스도 볼거리 중 하나다.

2012년 <레미제라블>, 2013년 <어바웃타임>을 잇는 워킹타이틀의 작품으로 겨울 로맨스를 기다리는 관객에게는 좋은 영화가 될 듯하다.

2014년 12월 10일 개봉. 12세 관람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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