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슈머치 = 김예솔 기자] 금융당국이 대부업체 관리에 발 벗고 나서면서 대부업체의 과도한 광고에 대한 대책 마련에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국회 미래창조과학방송통신위원회 소속 새누리당 류지영 의원이 방송통신위원회와 케이블TV협회로부터 받은 '주요 방송사업자의 대부업 광고 현황'에 따르면 지난 2012년부터 2013년 9월까지 케이블TV 채널에서 방송된 대부업 광고가 하루 평균 1,364건에 달하는 것으로 집계됐다.
금융연구원이 성인 5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금융광고 인식 설문조사'를 살펴보면 응답자가 가장 많이 접하는 금융광고는 대출광고(45.6%)였으며 금융광고 중 대부업이 가장 큰 문제라고 답한 이들은 72.1%로 조사돼 대부업 광고의 문제성을 인식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어린아이는 물론 누구나 대부업체 광고를 쉽게 접할 수 있다는 지적과 자극적인 내용이 눈살을 찌푸리게 한다는 소비자들의 불만은 지속적으로 이어지고 있다.
▶'쉽고 빠른 대출' '부정적 인식 개선' 등 각양각색 대부업 광고
![]() | ||
▲ 웰컴론, 바로바로론 광고 캡쳐 |
웰컴론 전화 단박대출 광고는 '세 가지만 묻습니다'라는 문구로 시작해 대출 시 이름, 전화번호, 주민등록번호만 말하면 대출이 가능하다는 내용이다.
바로바로론 광고에서는 '본인인증만 하면 바로 100만 원'이라는 내용을 앞세워 캐릭터들이 축구 골대의 공을 넣는 모습을 보며 ‘콜’이라고 외친다.
이어 ‘추가 콜들이 계속 터지고 있어요’, ‘바로바로 빵빵하게’, ‘신규고객 30일 이자면제’ 등 자막을 통해 대출과정이 까다롭지 않으며 쉽고 빠르다는 점을 소비자에게 각인시키고 있다.
대부업 대한 소비자들의 인식을 개선하기 위해 ‘감성 광고’를 선보이는 대부업체도 늘어나고 있다.
러시앤캐시는 ‘누군가에겐 꼭 필요한 서비스’라는 문구를 내세워 광고하고 있다.
러시앤캐시에 취직한 신입사원의 이야기로 꾸며진 이 광고는 사표를 낸 신입사원을 선배가 설득하는 내용이다. '가족끼리도 돈 문제는 어려운거야', '그러니까 우리가 있는 거라고 생각해' 등 대부업체에 대한 부정적인 시각을 개선하려는 내용을 담고 있다.
이외에도 캐릭터와 중독성 있는 노래로 소비자들에게 업체를 각인시키기도 한다. 대표적으로 러시앤캐시의 캐릭터 ‘무 과장’과 ‘산와머니’의 CM송을 꼽을 수 있다.
무과장 캐릭터 광고는 시리즈로 방영됐으며 산와머니의 CM송은 잦은 광고로 어린아이들에게까지 노출돼 아이들이 의미도 모른 채 자주 따라 불렀다는 후문이다.
▶'도 넘은 대출광고' 잘못된 인식 심어줄 우려…금융위 "대책 마련 중"
대부업체 광고가 대출을 유도하고 대출에 대한 잘못된 인식을 심어준다는 논란이 이어지고 있다.
![]() | ||
▲ 러시앤캐시 광고 캡쳐 |
동대문구에 거주하는 소비자 정 모씨(38)는 “고금리를 취하는 업체가 아무렇지 않게 일상적인 내용의 광고를 방영하는 것에 대해 거부감이 느껴진다”며 “감성팔이로 국민을 우롱하는 대부업체 광고는 확실한 제재를 받았으면 좋겠다”고 불편한 심기를 드러냈다.
금융소비자연맹은 "대부업대출, 고금리 사채를 사용하는 이유 중에는 ‘쉽고 빠르게’ 돈을 빌릴 수 있다는 점만을 부각시키는 광고의 영향이 크다"며 "아동, 청소년, 청년들의 경우 케이블 TV, 인터넷 광고, SNS에 대한 접근성이 이전 세대들보다 높아 제대로 된 금융정보 교육을 받지 못한 상태에서 광고에 노출되면서 대부업 대출의 위험성을 모르고 대출을 하는 원인이 된다"고 설명했다.
이에 정부는 지난해부터 대부업자에 대한 관리‧감독체계를 개편하고 대부업이용자를 보호하기 위한 ‘대부업 등의 등록 및 금융이용자 보호에 관한 법률’ 개정안을 마련해 추진하고 있다.
더불어 작년 12월 4일 금융위원회가 발표한 ‘금융소비자 정책 종합계획’에는 대부업의 과도한 광고를 제한하는 방안 등을 담아 추진하기로 했다.
금융위원회 관계자는 "현재 대부업체 광고 제한에 대해 구체적인 내용은 없지만 대안을 마련 중"이라고 답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