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ogger Script
[기자수첩] 가전제품 '하나 사면 10년 간다'는 옛말?
[기자수첩] 가전제품 '하나 사면 10년 간다'는 옛말?
  • 김은주 기자
  • 승인 2015.01.26 12:23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부품보유기간 강제화ㆍ보상금 지급 액수 높이기 등 대책 마련 시급
   
 

[컨슈머치 = 김은주 기자] TV, 냉장고, 세탁기 등 고가의 가전제품을 구입할 때 소비자들이 기대하는 제품 수명은 얼마나 될까.

미국가전협회 조사에 따르면 미국인들이 TV를 구입할 때 기대수명이 7.4년 정도로 나타났다. 아마 우리나라도 최소 7년에서 10년 정도는 거뜬히 사용할 것으로 기대하는 소비자들이 많을 것이다.

하지만 바람과는 달리 최근 가전제품을 10년 이상 쓰는 것은 생각만큼 쉽지 않은 일이 됐다. 아무리 조심히 사용한다 해도 제품 고장은 불가항력적인 부분이며, 제품 수리를 위해서는 부품이 필요하지만 업체 측이 이를 보유하고 있지 않는 일이 빈번하게 벌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한마디로 업체들이 부품을 임의로 단종시켜 소비자들은 더 쓰고 싶어도 쓸 수 없는 상황에 놓이게 되는 것이다.

공정거래위원회가 품목별로 부품보유기간을 정하고 있지만 이는 권장사항일 뿐 강제성은 없다.

이 때문에 많은 업체들은 부품보유기간을 지키는 수고로움 대신 일정 보상금을 지불해 무마하는 쪽으로 해결의 가닥을 잡고 있다. 부품보유기간 준수와 감가상각잔액 보상이라는 두 가지 조항 중 후자를 따르는 것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각 제조사들이 모든 부품을 보유하다 보면 창고 및 물류비용이 크기 때문에 어느 정도 수요 예상치를 두고 부품보유기간을 조정할 때가 많다”고 설명했다.

창고‧물류 관련 유지비용을 들여 애써 부품보유기간을 지키느니 일정 보상금을 지불하고 끝내는 것이 업체 입장에서는 훨씬 유리하다는 뜻이다.

필수 가전제품의 경우 보상금을 받은 소비자가 같은 회사의 신제품을 구매하는 경향이 커 새로운 소비를 유도할 수 있다는 이점도 업체 입장에서는 반가운 부분이다.

반대로 소비자 입장에서는 분통이 터지는 일이다. 부품만 있다면 향후 몇 년을 더 사용할 수 있을지도 모를 멀쩡한 제품을 통째로 버려야 하는 것도 모자라 값비싼 신제품을 재구매하는 예상치 못한 비용 지출까지 떠안게 된다.

그렇게 해서 새로 산 제품도 향후 10년을 쓸 수 있다는 보장은 없다. 똑같은 일이 되풀이 되지 말라는 법은 없기 때문이다.

“오래 쓰신 것 같은데 그냥 새 걸로 하나 사시죠”

이는 제품 수리를 하러 오는 직원들이 종종 소비자들에게 던지는 말이다. 그들은 부품도 없고, 수리비도 많이 들며, 애써 수리해도 오래 못 갈 것 같으니 고쳐 쓰지 말고 새로 사는 것이 더 좋을 것이라고 구구절절 이유를 들어 소비자를 설득한다.

그 말을 전해 들은 소비자들은 황당하고 짜증이 난다. 솔직히 불난 집에 부채질 하는 소리가 아닐 수 없다. 

가전제품을 얼마나 오래 사용하고 새로 사느냐는 소비자가 판단 할 몫이지 제품을 만든 회사의 처분을 따를 문제가 아니다.

더 이상 부품보유기간에 대해 업체의 자발적인 시정 노력만 바랄 수는 없는 상황이다. 업체들이 스스로 부품보유기간을 지키지 않는다면 이를 강제화 하거나 보상액을 높여 부품 확보 노력을 촉구하도록 하는 등 행정당국의 제도적 보완 노력이 뒷받침돼야 한다.

TV‧냉장고의 부품보유기간은 8년, 보일러‧에어컨 7년, 세탁기는 6년이다. 적어도 소비자분쟁해결기준 법령에 적힌 이 기간만큼은 소비자들이 마음 놓고 제품을 사용할 수 있도록 보장돼야 함이 당연하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 서울특별시 성동구 아차산로 7길 36 2층 512~515호
  • 편집국 : 02-508-3114, 사업부 : 02-508-3118
  • 팩스 : 070)7596-2022
  • 청소년보호책임자 : 이용석
  • 법인명 : (주)미디어넷
  • 제호 : 컨슈머치
  • 등록번호 : 서울 아 02021
  • 등록일 : 2012-03-15
  • 발행일 : 2012-03-07
  • 발행인 : 고준희
  • 편집인 : 고준희, 이용석
  • 사업자 등록번호 : 220-88-33796
  • 컨슈머치 모든 콘텐츠(영상,기사, 사진)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은바, 무단 전재와 복사, 배포 등을 금합니다.
  • Copyright © 2025 컨슈머치. All rights reserved. mail to news@consumuch.com
ND소프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