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슈머치 = 이용석 기자] 지난해 6월 서부텍사스산 원유(WTI)가 106.91달러로 최고치를 달성한 후 급격한 하락으로 현재 40달러대에 머물고 있다.
업종에 따라 다르겠지만 유류 사용이 큰 기업에 저유가는 사막에서 만난 오아시스와도 같다.
특히 막대한 연료가 필요한 항공사의 경우 저유가시대는 어느 때보다 반갑다. 대형항공사는 물론 본격적인 유가 하락 이전부터 상승세를 보이던 저비용항공사도 저유가의 혜택을 톡톡히 보고 있다.
여기에 더해 일본 엔저 기조와 유로화 하락도 이어져 여행·항공사들은 그야말로 날개를 달았다.
▶LCC보다 저렴한 제주항공편…대한항공 3만원·아시아나 9900원
대형항공사에서 이만한 상품이 나오기 쉽지 않다.‘대한항공 제주행 항공권 3만원’, ‘아시아나항공 제주행 99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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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대한항공 제주편 항공권 3만원 상품 |
대한항공은 한 소셜커머스에서 2015년 신년특가로 전국 각지에서 출발하는 제주행 편도 항공권을 3만 원부터 단 4일간 판매했다.
경쟁사 아시아나항공의 경우 같은 소셜커머스에서 9,900원 상품을 준비했다.
대형항공사의 이처럼 저렴한 상품은 저비용항공사의 등장 이전에도 찾아보기 힘들다.
이 가격은 국내 저비용항공사와 비교해 보면 얼마나 파격적인 가격인지 알 수 있다.
해당 소셜커머스에서 대한항공 평일 김포발-제주행 항공편과 평일 제주발-김포도착 항공권을 각각 성인 2매씩 구매했으며 티웨이항공과 진에어에서 같은 날짜의 가장 저렴한 항공권을 성인 2매씩 구매해 비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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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대한항공 특가 상품과 동일한 날짜로 저비용항공사 최저가 항공권 구매 티웨이항공(위), 진에어(아래) |
대한항공 특가 상품에서 평일 왕복 성인 2명 총 14만3000원에 구매할 수 있었다.
반면 같은 날짜 성인 2명의 제주행 평일 항공권 가격은 티웨이항공 17만800원, 진에어 15만6,400원으로 대한항공의 항공권이 더 저렴했다.
이 특가 상품을 이용하면 저비용항공사보다 저렴하면서도 차별화 된 기내서비스는 물론 가까운 탑승구를 이용하는 등 대형항공사만의 이점을 누릴 수 있다.
▶대형항공사의 저가정책 왜?
최근 추세를 보면 대형항공사가 저렴한 항공권을 판매할 유인은 충분하다.
저유가 흐름이 지속되고 있으며 급속도로 성장하고 있는 저비용항공사의 성장도 만만치 않다. 또 비수기이니만큼 특가 정책은 충분히 이해할 만하다.
아시아나항공의 9,900원 상품은 특정일 이른 새벽이나 늦은 밤 시간 항공편을 대상으로 소량만 판매됐다는 점에서 극히 제한적이었다.
하지만 항공업계에 더 없이 좋은 상황에서도 웃지 못하는 항공사가 있다. 바로 대한항공이다. 이른바 ‘땅콩 회항’ 사건으로 브랜드 이미지에 상당한 타격을 입었다.
때문에 이번 특가 상품에 더욱 눈길이 간다.
대한항공 관계자는 "이 정도까지 저렴한 상품은 처음인 것 같다"며, "지방발 부진한 노선에 대한 마케팅 차원으로 진행하는 것이지 ‘땅콩회항’과 연관돼 있는 것은 아니다"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