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슈머치 = 조승현 기자] “순하리 주세요~”, “여기 자몽에이슬 한 병이요”
올여름 주류업계의 최대 화두는 바로 ‘리큐르’다. ‘순하리 처음처럼’, ‘좋은데이 컬러시리즈’, ‘자몽에이슬’이 대표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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흔히 ‘과일소주’, ‘칵테일소주’, ‘저도수 소주’ 등 ‘소주’의 한 종류처럼 부르는 이 주류의 품목은 정확히 ‘리큐르’다.
‘리큐르’란 양조주나 증류주에 과실, 향료, 감미료, 약초 등을 첨가해 가공한 술 종류를 말한다.
일반 소주의 쓴 맛은 옅어지고 향긋한 과일향으로 목넘김이 편한 ‘리큐르’는 지난 3월 ‘순하리 처음처럼’이 출시 후 입소문이 퍼지면서 품귀현상까지 빚을 정도로 인기몰이 중이다.
▶‘리큐르’ 열풍, 얼마나 대단하길래
롯데주류 ‘순하리 처음처럼’ 열풍이 불자 5월에는 무학과 하이트진로가 ‘리큐르’ 시장에 가세하면서 3파전 양상을 띠게 됐다.
치열한 경쟁 이전에 3사의 매출 실적을 살펴보면 너나 할 것 없이 모두 함박웃음을 짓고 있다.
가장 먼저 출시한 ‘순하리 처음처럼’은 100일만에 4000만 병의 판매고를 올렸다. 게다가 출시 초기에는 부산·영남권에서만 판매된 점을 감안하면 엄청난 수치다.
같은 회사 메인제품인 ‘처음처럼’이 지난 2006년 처음 출시됐을 때 100일간 6,000만 병이 팔린 것과 비교해보면 ‘리큐르’ 열풍이 얼마나 대단한지 그 정도를 직감할 수 있다.
차기 주자인 무학은 판매량뿐만 아니라 영업지역 확대까지 이뤄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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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학의 한 관계자는 “기존 영업지역이 부산·울산·경남권에 그치다가 지난해부터 수도권 공략에 나서고 있는데 좋은데이 컬러시리즈 출시로 수도권은 물론 충북·경북에서도 문의전화가 쇄도하고 있다”며 “심지어 컬러시리즈와 일반 소주의 주당 판매량이 비슷할 정도”라고 말했다.
지난달 출시한 ‘자몽에이슬’은 출시당일 115만 병 판매고를 기록해 가파른 성장세를 자랑했다.
▶“원조의 자부심” vs “풍부한 경험” vs “더 낮은 13도”
열풍 속에서 치열한 경쟁을 벌이고 있는만큼 각 사의 관계자가 직접 꼽는 자사만의 강점 또한 다양했다.
우선 롯데주류는 원조이미지를 선점했다.
롯데주류 관계자는 “일단 순하리는 국내 리큐르 열풍의 원조다”라며 “이와 함께 칠성음료의 과즙활용 노하우를 통해 순하리가 탄생했고 이 또한 롯데주류만의 강점이다”라고 말했다.
무학은 풍부한 경험을 강점을 꼽았다. 실제로 일본 등 해외에서 가향주 제품을 출시했었다.
무학 관계자는 “갑작스레 컬러시리즈를 출시한 것이 아니라 지난해 해외 출시 이후 상황을 살피다 국내에 선보인 것으로 풍부한 경험을 가지고 있다”면서 “다양한 종류의 제품을 출시한 것도 무학만의 강점”이라고 밝혔다.
무학 좋은데이 시리즈는 ‘레드(석류)’, ‘옐로우(유자)’, ‘블루(블루베리)’, ‘스칼렛(자몽)’ 등 총 4종이며 핑크(복숭아)도 출시를 앞두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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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장 뒤늦게 출시하게 된 하이트진로는 더 낮은 도수를 강점으로 꼽았다.
하이트진로 관계자는 “도수가 타사보다 가장 낮은 13도이고 자몽과 소주의 조합을 맞출 때 자몽의 달콤함에 더 집중을 했기 때문에 여성들이 마시기 더 편하다”고 설명했다.
한편 3사 관계자들은 주류시장의 저도화 바람을 타고 ‘리큐르’ 열풍이 이어질 것으로 전망했다.
주류업계의 한 관계자는 “소주와 맥주가 양분하던 국내 주류시장에서 리큐르가 한 부류를 차지할 것”이라면서 “제품 퀄리티와 공급안정화를 위해 계속 노력하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