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슈머치 = 김은주 기자] 올 여름은 비빔면이 아닌 짜장라면이 라면업계 대세로 우뚝 떠올랐다.
열풍을 주도한 제품은 두말할 것 없이 농심 ‘짜왕’. 짜왕은 허니버터칩, 순하리와 뒤를 잇는 3대 메가히트 제품으로 거론 될 만큼 큰 인기를 누리고 있다. 이 제품들은 SNS를 타고 급속히 입소문이 퍼지기 시작하면서 폭발적인 판매량을 기록했다는데 큰 틀을 같이한다.
이를 방증하듯 현재 짜왕을 인터넷에 검색하면 ‘짜왕 맛있게 먹는 법’, ‘짜왕 봉지라면과 컵라면 비교’ 등의 후기가 넘쳐나고 있을 정도로 소비자들 사이에서 호평을 얻고 있다.
![]() | ||
이러한 가운데 짜왕의 독주를 막기 위해 최근 오뚜기는 ‘진짜장’을 팔도는 ‘팔도짜장면’을 각각 출시해 도전장을 내밀면서 정통 프리미엄 짜장을 표방하는 업계 3파전 구도의 진검 승부가 예고되고 있다.
닐슨코리아 자료에 따르면, 농심 짜왕은 6월에도 흥행돌풍을 이어가며 128억 원의 매출로 신라면에 이어 두 달 연속 2위에 올랐다. 5월 매출(83억 원) 대비 54%가 증가했다.
출시 한 달 만에 600만 개 이상 판매된 짜왕은 이후 누적판매량 3,000만 개를 기록하며 단숨에 상반기 라면시장 TOP10에 등극, 폭발적인 인기를 실감케 했다.
이는 신라면, 너구리 등 정통의 강자들이 즐비한 라면시장에서 신제품의 성적표라고는 믿기지 않을 만큼 높은 판매고로 ‘맛도 최고, 면발도 최고인 짜장’이라는 의미로 지어진 ‘짜왕’의 이름 값을 톡톡히 하고 있는 셈이다.
농심이 자랑하는 짜왕의 가장 큰 강점은 역시 면발이다. 3mm의 굵고 탱탱한 면에 대해 짜왕 보다 앞서 출시한 우육탕면으로 이미 검증이 끝났다고 판단한 농심은 짜왕에도 같은 3mm 면발을 사용하고 ‘다시마’ 성분을 새롭게 적용해 쫄깃함을 배가 시켰다는 평가다.
여기에 달짝지근한 짜장스프와 완두콩, 감자, 양파 등이 크고 푸짐하게 들어간 건더기스프, 그리고 야채풍미유의 스프 3종 세트가 어우러져 소비자들의 입맛을 사로잡았다. 농심은 짜파게티에 이어 짜왕을 히트시킴으로써 명실상부 짜장라면의 ‘대가(大家)’임을 다시 한 번 입증 받았다.
1984년 3월 출시된 짜파게티는 현재 월 1,400만 개 이상 꾸준히 팔리며 대한민국 짜장라면 시장의 80%가 넘는 점유율을 차지하는 베스트셀러다. 짜파게티가 짜장면을 간편식화 한 제품이라면, 짜왕은 짜장면의 품격을 한 단계 높인 프리미엄 제품이라 할 수 있어 짜파게티의 명성을 잇기에 충분하다는 게 농심 측의 설명이다.
SNS와 인터넷 커뮤니티를 중심으로 짜왕을 맛 본 소비자들의 호평이 계속되며 인기가 점차 치솟자 비교적 공급량이 부족했던 지역 슈퍼와 간이 매점 등 소규모 유통채널에서 짜왕의 빠른 입점을 요구하는 목소리도 커졌다.
이러한 인기에 힘입어 농심은 기존 안성과 부산공장에서 신라면 생산기지로 잘 알려진 최첨단 구미공장으로 생산라인까지 확대했다.
이에 대해 농심 관계자는 “국내 라면 역사를 새로 쓰고 있는 짜왕은 비록 두 달 남짓한 판매에도 불구하고 상반기 라면시장 전체를 대표할 만큼의 인기와 브랜드 파워를 보이고 있다”며 “올해 업체들의 라면 신제품이 전무한 상황에서 짜왕의 돌풍은 라면시장에 굵은면발과 프리미엄 짜장라면이라는 새 트렌드를 창출해 냈다”고 설명했다.
짜왕 출시 3개월 만에 오뚜기와 팔도 역시 대항마를 내놨다. 지난 20일 오뚜기는 짜왕과 같은 3mm 굵은 면발의 프리미엄 짜장라면인 ‘진짜장’을 선보였으며, 팔도 또한 2.5mm 굵은 면발의 ‘팔도짜장면’을 22일 출시했다.
![]() | ||
▲ 프리미엄 짜장라면 제품 비교 |
프리미엄 정통 짜장라면 시장에 각각 진짜장과 팔도짜장면으로 출사표를 던진 오뚜기와 팔도에 대해 업계의 기대감이 모아졌다. 짜장라면 시장에 ‘왕좌’를 둘러싼 각축전이 하반기 관전 포인트가 될 전망이다. 가격은 3가지 제품 모두 일반 짜장라면 보다 높은 1,300원에서 1,500원대로 형성됐다.
오뚜기는 진짜장을 통해 최근 쿡방·먹방 등이 인기를 끌면서 짜장 간편식의 수요가 늘고 있는 소비자 니즈를 충족시키겠다고 밝혔으며, 팔도는 올해 상반기 전체 라면시장이 감소하고 있는 가운데 그 중에서도 성장세를 보이고 있는 비빔면 시장(6.0% 신장)과 짜장라면 시장(12.5% 신장)을 동시에 잡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분말스프를 사용하는 짜왕과 달리 진짜장과 팔도짜장면 두 제품 모두 액상스프를 사용해 차별화를 꾀했다.
진짜장은 부드러우면서도 쫄깃한 중화면 특유의 맛을 살렸으며 춘장과 양파를 센 불에 볶아 만든 짜장 베이스에 돼지고기와 생강 등을 넣어 옛날 짜장의 구수한 맛을 담아냈다.
또한 쇠고기맛 후레이크, 양파, 양배추, 튀김감자, 콩단백 등 짜장에 어울리는 풍부한 건더기를 사용해 정통 짜장의 맛을 살렸다.
오뚜기 관계자는 “신제품 ‘진짜장’은 소비자의 니즈를 충족시키는 프리미엄 짜장라면으로, 분말스프 대신 액체스프를 적용해 구수하고 진한 옛날 짜장 본연의 맛을 느낄 수 있는 제품"이라고 말했다.
팔도짜장면은 진짜 춘장에 양파, 감자, 돼지고기 등 큼직한 건더기가 들어 있는 액상 짜장소스를 사용해 진한 짜장의 맛을 느낄 수 있도록 했다. 특히 원료 중 돼지고기는 한돈자조금관리위원회와 공동 기획해 국산 돼지고기 100%(한돈)를 사용했다.
액상 짜장소스는 춘장에 각종 재료를 볶아 보존성을 높이기 위해 고온에서 살균한 것으로 그냥 비비거나 따뜻하게 데워서 밥과 함께 비비면 ‘짜장밥’으로도 즐길 수 있으며, 짜왕보다 5mm 작은 2.5mm 면발에 양파농축액을 사용해 짜장 소스와의 궁합을 높였다.
팔도 관계자는 “‘팔도짜장면’은 액상 짜장소스를 사용해 양파와 감자 등 원물의 맛을 최대한 살린 제품이라 맛에 대해서는 자신 있다”며 “팔도비빔면과 팔도짜장면을 통해 국물 없는 라면시장의 강자로 거듭나겠다“고 말했다.
한편, 한국의 짜장라면 시장은 1984년 농심 ‘짜파게티’의 성공 이후 삼양식품 ‘짜짜로니’, 오뚜기 ‘북경짜장’, 팔도 ‘일품짜장면’ 등이 출시 돼 경쟁구도를 이뤄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