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슈머치 = 송수연 기자] 고령화가 가속화 됨에 따라 보험시장도 '유병장수' 시대를 위한 상품들을 줄지어 출시하고 있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만성질환을 보유하고 있는 유병자는 1,000만 명 이상으로 추정되고 있다.
그러나 유병자는 제약이 많아 가입할 수 있는 보험상품이 극히 일부이며 보장범위도 사망으로 제한된 경우가 많아 가입자도 소수에 불과하다.
금감원은 점차 늘어나는 고령자·유병자에게 보험혜택이 돌아갈 수 있도록 관련 상품 개발을 적극 지원하고 나섰다.
▶보험 트렌드는 ‘100세 시대’
최근 보험업계는 보험 소비계층의 변화와 고령화 추세에 따른 새로운 보험 트렌드에 주목하고 있다.
지난달 23일 보험연구원은 '인구 및 가구구조 변화가 보험 수요에 미치는 영향'이라는 보고서에서 55세 이상 고령층이 보험에 가입하는 비중이 점차 늘어나고 있다고 발표했다.

보험연구원 연구팀은 "그간 보험에서 핵심 가입층이던 가구주 연령 35∼54세 가구들은 보험 가입 여력이 악화된 반면 고령층 가구는 가입 여력이 개선돼 이들이 주요 보험 소비 계층으로 등장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그러나 이러한 수요을 충족시킬 보험상품은 그 질과 양에서 현저히 떨어진다. 그동안 보험사들이 유병자, 고령자를 겨냥한 상품 출시에 인색한 원인 중 하나는 질병통계의 부족이었다.
금융감독원은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보험개발원의 통계를 받아 유병자 질병통계를 보험사에 제공하기로 했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보험개발원 통계 자료가 공유되면 비교적 데이터가 적은 중소보험사들도 상품을 개발할 수 있는 기반이 만들어져 유병자, 고령자 보험이 활성화 될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실제로 현대해상화재보험 관계자는 “최근 출시한 ‘모두에게간편한건강보험’이 출시 한 달 만에 20억 원의 실적을 달성하면서 고령층의 니즈를 실감했다”며 “종합보험, 실손보험은 포화상태라 유병자나 고령자가 가입할 수 있는 보험 상품을 개발해 고객의 니즈를 채우겠다”고 말했다.
▶‘유병장수 시대’ 보험으로 준비하세요
유병자, 고령자를 위한 보험이 하나, 둘씩 그 모습을 나타내고 있다.
현대해상화재보험(대표 이철영, 박찬종)과 KB손해보험(대표 김병헌)은 보험가입이 어려웠던 유병자 등 보험소외계층이 간편한 심사를 통해 질병, 상해 관련 입원일당과 수술, 사망 보장에 가입할 수 있도록 관련 상품을 출시했다.
현대해상의 ‘모두에게간편한건강보험’과 KB손해보험의 ‘KB 간편가입 건강보험’은 50세부터 75세까지 3개월 내 의사의 입원·수술 및 추가검사 소견 여부, 2년 내 입원 또는 수술 여부, 5년 내 암진단이나 암치료 여부 등 3가지 조건에만 해당하지 않으면 가입 가능하다.
보험기간은 5년, 10년으로 최고 100세까지 갱신할 수 있다.
특히 현대해상 ‘모두에게간편한보험’은 손·생보사 최초로 암, 뇌출혈, 급성심근경색증 진단 담보를 간편심사를 통해 가입할 수 있게 됐다.
이외에도 고령자를 대상으로 한 간편심사 상품은 라이나생명 등 외국계 생보사 등이 있으며 앞으로도 고령자 보험 선택의 폭이 넓어질 전망이다.
KB손해보험 문인성 장기기획부장은 “고령자와 유병자들에게 희망파트너가 되고자 본 상품을 개발하게 됐다”며 “간편심사 외에도 일반심사 가입도 가능해 합리적인 선택이 가능한 상품”이라고 말했다.
현대해상 관계자는 “유병자나 고령자 고객은 보험을 가입하고 싶어도 5년 이내 수술이나 입원 이력이 있으면 가입이 어려웠지만 이 기간이 2년으로 주는 등 가입 과정이 간소화됨에 따라 실질적인 필요를 채우고 보험서비스 혜택을 유용하게 활용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한편, 금융감독원은 유병자 보험상품을 가입할 때 일반인은 주의할 것을 당부했다.
금감원 관계자는 “일반보험에 비해 보험료가 1.5~2배 가량 높기 때문에 건강한 일반인은 유병자 전용 보험상품에 가입할 필요가 없다”고 강조하며 “건강한 소비자들이 유병자 전용 보험에 가입토록 권유하는 일이 없도록 감독할 계획”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