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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판 '블랙프라이데이' 할인율 '뻥튀기' 소비자 불만
한국판 '블랙프라이데이' 할인율 '뻥튀기' 소비자 불만
  • 김은주 기자
  • 승인 2015.10.12 11:2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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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작 한달반 준비 '탁상행정' 논란…'제조업 불참' 등 구조적 문제 대두

[컨슈머치 = 김은주 기자] 이 달부터 시작된 ‘코리아 블랙프라이데이’가 이름 값을 제대로 하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정부 주도 하에 내수 진작, 소비활성화 유도 및 관광산업 발전 도모를 위해 지난 1일부터 오는 14일까지 2주간 진행 중인 코리아 블랙프라이데이. 그러나 정작 그 속에 실직적으로 ‘소비자’를 위한 이벤트는 없었다는 평가다.

이번 코리아 블랙프라이데이를 두고 ‘속 빈 강정’, ‘요란한 빈수레’, ‘소문 난 잔치에 먹을 것 없다’ 등 여론의 질타가 끊임없이 쏟아지는 이유는 무엇일까.

▶할인율 ‘뻥튀기’ 소비자 기만

블랙프라이데이 시행 후 인터넷에는 한 대형마트의 과자 할인율이 찍힌 사진이 커다란 화제를 모았다.

   
▲ 출처=인터넷커뮤니티

해당 대형마트는 코리아 블랙프라이데이를 맞아 정가가 1,290원짜리 과자를 1,200원으로 할인해 판매한다고 홍보했다가 이를 본 소비자들로부터 “겨우 90원 깎아주고 생색만 내고 있다”는 비웃음을 자초했다.

더 황당한 사실은 최근 1개월간 이 과자의 평균가격은 900원대, 최저가격은 700원대로 코리아 블랙프라이데이 기간보다 더 저렴하게 팔렸다는 점이다.

한 백화점에서 판매하는 등산화는 블랙프라이데이 할인쿠폰(20%)이 발행되자 제품의 기본가격이 올라 할인쿠폰 발행 전보다 오히려 비싸지는 황당한 일도 발생했다.

이 밖에도 한 유통업체는 코리아 블랙프라이데이 행사제품으로 172만 원짜리 43인치 TV를 96만 원에, 32만 원짜리 냉장고를 26만 원에 판매한다고 광고했다. 하지만 해당 제품은 같은 기간 다른 온라인 쇼핑몰에서 각각 78만 원, 21만 원에 구매 가능한 것으로 밝혀졌다.

코리아 블랙프라이데이에 참가한 다수의 유통업체들이 행사 기간 동안 정가를 올린 뒤 다시 할인하는 등의 정황이 곳곳에서 포착됐다.

결국 유통업체들이 코리아 블랙프라이데이라는 이름 뒤에 숨어 큰 폭의 할인을 해주는 척 소비자를 기만한 셈이다.

▶’척’하던 유통업계 뒤늦게 판 키우기

여론의 뭇매가 거세지자 유통업체들은 시행 일주일이 지나서야 판을 키워보겠다며 입장을 바꿨다.

   
 

먼저 롯데그룹은 지난 6일 롯데백화점에서 행사에 참여하는 브랜드를 확대하고 할인폭도 키운다고 밝혔다. 동시에 100억 원대 물량은 수수료를 뺀 채 마진없이 내놓기로 결정했다.

같은 날 롯데마트, 롯데면세점 등 그룹 계열사들 역시 추가 세일 방안을 일제히 발표했으며, 롯데월드몰과 롯데몰, 롯데피트인도 세일에 동참하겠다고 나섰다.

롯데의 이러한 행보는 지난 4일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이 “자체마진을 줄여서라도 할인율을 높이고 참여 품목을 늘리라”고 당부한 것에서 기인한 걸로 보여진다.

다른 유통공룡 신세계 그룹 역시 신세계백화점에서 행사에 참여하는 브랜드를 약 40여개 늘렸으며, 기존의 참가 중인 브랜드는 할인율을 기존보다 10% 확대 진행키로 했다.

또 정기휴점일을 12일에서 19일로 변경하고 추가적인 프로모션을 기획해 고객들에게 더 많은 혜택도 증정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제조업 없는 블랙프라이데이, ‘탁상행정’ 만들어

   
 

일각에서는 코리아 블랙프라이데이의 본질적인 문제는 제조사가 주도하는 미국의 블랙프라이데이와 달리 우리나라는 제조사의 참여는 저조한 채 유통업계를 중심으로 기획됐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미국은 연말에 제조사들이 앞장서 재고털기식 세일을 할 수 있어 할인 폭이 크지만, 유통업계가 주도하는 한국의 블랙프라이데이는 수수료 안에서 할인 폭이 산정돼 그 만큼의 한계가 존재할 수밖에 없다.

지난 6일 열린 산업통상자원부(이하 산업부) 국정감사에서도 코리아 블랙프라이데이의 턱없이 부족했던 준비기간, 미비한 가격 인하효과 등이 도마 위에 올랐다.

실제로 산업부가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본격적인 블랙프라이데이 준비가 8월 중순부터 시작돼 준비기간이 채 2개월도 미치지 못했다.

새정치민주연합 오영식 의원(산업통상자원위원회 소속)은 “우리나라 유통구조 상 미국의 블랙프라이데이와 같은 대규모 할인 행사는 실현 가능성이 거의 없음에도 불구하고, 가을 정기세일 정도 수준의 행사를 과도하게 홍보한 산업부의 탁상행정이 가장 큰 문제”라고 지적했다.

한편, 소비자의 허탈함과는 무관하게 업계 조사에 따르면 코리아 블랙프라이데이 기간 매출이 전년 대비 25% 이상 크게 증가해 유통업계 입장에서는 성공적인 행사라고 평가받고 있는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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